이혼소송에서는 집값은 사실심 변론종결일 무렵의 시세로 평가하면서, 예금은 혼인관계가 파탄된 무렵의 잔액을 기준으로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값은 같은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문제이고, 예금은 입출금에 따라 분할 대상 금액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금은 별거한 날의 잔액으로 확정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언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는지, 그 이후 돈이 어떤 이유로 늘거나 줄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실제 분할 대상 금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혼소장을 접수한 소 제기일을 혼인관계가 파탄 난 객관적인 시점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1. 부동산 시세는 소송이 끝나갈 무렵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분할 대상 재산과 그 가액을 정합니다. 여기서 사실심 변론종결일은 재산과 증거를 심리하는 재판에서 변론을 마친 날입니다. 제1심에서 사건이 끝나면 제1심의, 항소심에서 재산분할을 다시 심리하면 항소심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봅니다. 판결 선고일이나 대법원에서 사건이 끝난 날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혼인 중 마련한 아파트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별거 당시의 매매가격을 그대로 고정하기보다 사실심 변론종결일 무렵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합니다. 별거 당시 6억 원이던 아파트가 그 무렵 8억 원이 되었다면, 단순히 별거했다는 이유만으로 6억 원을 적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도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므10370 판결은 항소심에 제출된 시가감정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판단을 파기하면서, 사실심 변론종결일 또는 이에 가까운 날을 기준으로 객관적인 자료에 따라 부동산 가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존 재산분할 비율을 유지한 판단은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시장가격이 달라진 것과 혼인파탄 이후 일방의 독립적인 노력이나 비용으로 재산이 늘거나 줄어든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3므14016, 14023 판결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무관한 후발적 변동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소송이 길어져 아파트 시세가 달라졌다면 평가자료를 갱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매도인이 희망하는 호가 하나를 곧바로 집값으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유사한 조건의 거래사례나 시세자료, 필요한 경우 감정 결과 등을 통해 해당 시점의 가치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아파트의 경우 실무에서는 KB부동산 시세를 기준으로 합니다.
2. 예금은 소비·은닉과 중복 계산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예금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쉽게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습니다. 혼인파탄 이후 새로 번 급여가 들어오기도 하고, 기존 예금으로 공동채무를 갚기도 합니다. 현재 잔액만 보면 혼인 중 함께 형성했던 돈이 빠질 수 있고, 과거 잔액과 현재 재산을 함께 더하면 같은 돈을 두 번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재산분할의 원칙적인 기준시점을 사실심 변론종결일로 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구별했습니다.
“금전과 같이 소비나 은닉이 용이하고, 예금 등 기준시점을 달리할 경우 중복합산의 우려가 있는 경우”
법원은 이러한 재산에 대해서는 혼인파탄 시점으로 본 소 제기일인 2019년 12월 5일을 기준으로 가액을 정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7. 5. 선고 2019드단67057 판결입니다. (원문·후속심 평석)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29. 선고 2022나37129 판결의 이유에서도 예금 등 금융자산의 특성을 고려하여 소 제기일을 적용한 선행 가사판결을 소개하고, 유사한 실무례가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 제기일 기준은 이처럼 실제 재판의 판단 기준으로 채택되어 왔습니다. (원문·평석)
따라서 예금은 혼인파탄 무렵의 잔액을 출발점으로 삼고, 이후 출금과 계좌 이동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별거일과 소 제기일이 언제나 파탄일과 같지는 않으므로, 구체적인 파탄 시점과 그 뒤 자금 변동의 이유는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3. 별거일 잔액을 확인한 뒤에도 입출금 내역은 필요합니다
별거일, 소 제기일, 혼인파탄일은 서로 일치할 수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별거 후에도 공동생활의 경제적 기반을 유지했는지, 관계 회복을 시도했는지 등에 따라 파탄 시점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에서는 별거일과 혼인파탄일은 구별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재산을 처분한 시점과 그 처분이 부부공동생활 또는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판결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탄 무렵 예금이 1억 원이었는데 소송 중 2천만 원만 남았다면, 줄어든 8천만 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가 쟁점입니다.
- 다른 계좌로 옮긴 경우: 돈의 위치가 바뀐 것이므로 이동 전 예금과 이동 후 잔액을 중복해서 더하지 않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 공동채무를 갚은 경우: 예금 감소와 채무 감소를 함께 반영해야 합니다. 이미 상환한 대출을 여전히 남은 빚처럼 공제해서는 안 됩니다.
- 거액을 인출하고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 현재 잔액이 줄었다는 사정만으로 분할 대상에서도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출 경위와 자료에 따라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보아 산입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 파탄 이후 독립적으로 번 돈이 입금된 경우: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무관한 돈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입금일이 늦다는 이유만으로 제외할 수는 없고, 혼인 중 근로의 대가가 뒤늦게 지급된 것인지도 살펴야 합니다.
생활비나 자녀 양육비로 사용했다면 지출내역을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지출 명칭만으로 전액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 목적과 금액, 공동생활과의 관련성이 검토됩니다.
4. 집값 자료와 통장 자료는 준비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아파트는 소송 진행에 따라 달라진 시세를 확인하고, 예금은 파탄 무렵 잔액에서 이후 거래로 이어지는 흐름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금 자료를 정리할 때에는 계좌별 기준일 잔액, 주요 입출금의 날짜와 금액, 상대 계좌, 사용 목적과 증빙을 연결합니다. 적금을 해지해 입출금 통장으로 옮겼다면 해지 전 적금과 입금 후 잔액이 같은 돈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야 합니다. 예금으로 다른 재산을 취득했다면 그 재산과의 중복 계산도 점검해야 합니다.
잔액증명서는 특정 날짜에 얼마가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거래내역은 그 돈을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상대방 통장에 돈이 없어졌다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확인하고, 내가 공동채무나 자녀를 위해 돈을 썼다면 그 지출을 자료로 남겨야 합니다.
분할 대상과 기여도 등 전체적인 판단 구조는 이혼 재산분할 총정리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담 전 재산자료와 쟁점을 정리하는 방법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자료 출처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므10370 판결 —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의 객관적인 시가 평가와 분할비율 판단의 구별. 국가법령정보센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29. 선고 2022나37129 판결, 이유 3.라.② — 선행 가사판결의 금융자산 기준일 판단과 소 제기일을 적용하는 실무례에 관한 설명.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3므14016·14023 판결 —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과 혼인파탄 후 독립적인 노력·비용에 따른 재산 변동의 구별. 국가법령정보센터.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7. 5. 선고 2019드단67057 판결 — 금전의 소비·은닉과 중복합산 가능성을 고려한 소 제기일 기준의 평가 사례.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13676 판결 — 별거일과 혼인파탄일, 처분 시기 및 공동생활·공동재산과의 관련성 판단. 국가법령정보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