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이혼을 앞두고 예금을 다른 계좌로 옮기거나 현금으로 인출했더라도, 현재 통장 잔액만 보고 재산분할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산분할 본안절차에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으로 종전 보유액과 자금 이동을 확인하고, 사용처가 설명되지 않는 인출액은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하여 분할대상에 반영하도록 다툴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존추정은 실제 재판례에서도 확인되는 판단 방식입니다.
계좌 이체라면 다음 계좌로 이어지는 흐름을 확인하고, 현금 인출이라면 그 돈을 어디에 썼다는 것인지 살펴야 합니다. 현금의 보관 장소를 직접 찾지 못했더라도, 인출 내역과 사용처 설명을 대조해 분할대상에 포함할 금액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1. 이용하는 금융기관부터 파악하고, 필요한 조회 절차를 선택합니다
상대방이 경제권을 관리해 왔다면 이용하는 금융기관이나 계좌를 모두 알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계좌번호가 없더라도 함께 생활하며 적법하게 확보한 금융 명세서, 공유받은 연말정산 자료, 보험 서류 등을 살펴보면 금융기관 이름이나 거래 시점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기관과 자금 이동의 단서를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특정 금융기관의 거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 재산분할 본안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에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신청하여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구할 수 있습니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는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른 금융거래정보 제공을 허용합니다. 신청한 범위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므로, 확인하려는 거래와 사건의 관련성을 설명해야 합니다.
재산분할 본안절차에서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전반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 재산명시를 검토합니다. 가사소송법 제48조의2에 따라 법원이 사건 해결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당사자에게 구체적인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그 재산명시 절차에서 제출된 목록만으로 사건 해결이 곤란하다면, 같은 법 제48조의3에 따른 재산조회로 당사자 명의의 재산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특정 계좌의 거래 흐름을 확인하는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과, 재산목록을 제출받고 부족한 내용을 조회하는 재산명시·재산조회는 목적과 진행 경로를 구별하여 활용합니다.
이혼 조정에서 이러한 자료 확보 절차가 당연히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10월 현재 제가 확인한 서울가정법원 실무에서는, 조정 단계에서 재산명시절차를 별도로 권고하거나 명령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조정신청만으로 재산목록이나 은행 거래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고 계획하기보다,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협조가 없어 계좌와 자금 흐름을 법원의 절차로 밝혀야 한다면 본안소송에서 필요한 제출명령 등을 검토하고,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조정할지 판단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조정이 끝난 뒤 재산을 발견했다면 당시 합의의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 2009느합133·2010느합21 결정은 조정 당시 예측하기 어려웠던 금융재산 등의 추가 분할을 인정하면서도, 수령을 예상했던 퇴직금은 제외했습니다. (원문, 평석)
2. 잔액뿐 아니라 돈이 줄어든 과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잔액은 특정 시점의 상태만 보여 줍니다. 다른 본인 계좌로 옮겼는지, 증권계좌에 넣었는지, 친척에게 송금했는지, 현금으로 인출했는지는 거래 내역을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재산이 이동한 정황이 있는데 잔액만 조회하면,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설명할 자료가 빠질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모든 금융기관의 장기간 거래를 요구하기보다, 어느 기관에서 어떤 거래를 확인할 것인지부터 정리합니다. 구체적인 단서 없이 전체 은행의 10년 치 거래를 요구하는 방식은 실무상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요청한 자료가 재산분할에 왜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 이용하던 금융기관 2~3곳과 혼인관계가 악화된 시점이 포함되는 최근 1~3년의 거래를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는 법으로 정해진 기관 수나 조회 기간이 아닙니다. 오래전 부동산 처분대금이 문제라면 그 매각 시점부터 확인해야 하고, 보험 해지금이 문제라면 지급 시점과 입금 계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신청서에서는 다음 내용을 연결합니다.
- 조회할 금융기관: 상대방이 해당 기관을 이용했다고 볼 단서를 정리합니다.
- 확인할 거래: 예금 인출, 매각대금 입금, 보험 해지금 지급 등 문제의 거래를 특정합니다.
- 필요한 기간: 별거, 이혼 논의, 부동산 처분 등 사건 경과와 연결하여 설명합니다.
- 요청할 정보: 잔액뿐 아니라 거래 내역, 이체 상대 계좌 등 필요한 항목을 구체화합니다.
이때 조회할 기간과 재산분할에 반영할 기준시점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자금의 출처와 이동을 확인하려면 기준시점보다 앞선 거래도 살펴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재산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분할하는지에 관한 전체 설명은 이혼 재산분할 총정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계좌 이체는 다음 계좌로 이어지는 흐름을 추적합니다
A은행에서 B증권사로 거액이 이체된 내역이 확인되었다면, 그 회신을 근거로 B증권사의 관련 자료를 추가로 신청합니다. 처음에는 몰랐던 금융기관이나 계좌를 실제 거래 기록을 통해 확인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평소와 다른 거액 이체, 짧은 기간에 반복된 출금, 보험 해지금이 들어온 직후 빠져나간 거래 등을 날짜순으로 정리합니다. 여기에 이혼 논의나 별거 시점을 함께 표시하면 어떤 거래의 목적과 사용처를 더 확인해야 하는지 드러납니다.
친척 명의 계좌로 보냈다면 상대방이 주장하는 송금 이유와 실제 거래를 대조해야 합니다. 빌린 돈을 갚았다는 설명이라면 종전에 돈을 빌린 내역, 차용증 작성 시점, 상환 금액과 경위가 맞는지 살펴봅니다. 제3자 계좌의 거래자료가 필요하다면, 확인된 이체 내역과 사건 관련성을 제시하여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의 대상과 기간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로 보낸 돈은 후속 확인의 단서가 됩니다. 다만 송금 사실만으로 현재 보유한 현금이나 가상자산의 수량과 가액까지 확정되지는 않으므로, 이후 거래와 실제 자금 귀속을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돈은 한 번만 계산해야 합니다. A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이 B증권사 잔액에 포함되어 있다면 두 금액을 별개의 재산처럼 더하지 않습니다. 보험 해약환급금이 예금계좌에 입금된 뒤 인출되었다면, 환급금과 인출액이 같은 돈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창원지방법원 2010드단12221 판결 (원문, 평석)은 정기예탁금에서 증권계좌로 옮긴 돈이 이미 남편의 적극재산에 반영된 점을 확인하여, 그 돈을 별도로 더하지 않았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05427·2019드단209969 판결도 보험·펀드 환급금 약 1,500만 원이 이미 전세보증금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여, 같은 돈을 예금으로 다시 더하지 않았습니다. (원문, 평석)
4. 현금 인출액은 현존추정과 사용처 자료로 다툽니다
현금으로 인출된 돈은 이후의 흐름을 계좌 거래처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이미 다 썼다”고 말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금액을 재산목록에서 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종전 보유액과 인출 내역을 확인하고, 재산이 감소한 경위에 관한 설명이 자료와 맞는지 살펴야 합니다.
대구지방법원 2008. 9. 29.자 2007브44 결정에서는 여러 계좌에서 인출된 예금 중 합계 9,500만 원을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출 규모가 크고, 인출이 약 두 달여의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으며, 소비처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사정이 판단의 근거였습니다. (원문, 평석)
한 계좌에서 인출한 4,500만 원 중 대출금 변제에 사용한 3,000만 원은 제외했습니다. 위 9,500만 원은 이러한 상환액을 이미 제외하고 산정한 금액입니다.
이어 대법원 2009. 6. 9.자 2008스111 결정은 예금인출액을 보유재산에 포함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수긍했습니다. 사용처가 설명되지 않는 인출액을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보아 재산분할에 반영하는 것은, 법원이 실제로 채택하고 대법원도 수긍한 판단 방식입니다.
위 사건의 원문은 인출 수단이 현금인지 수표인지까지 특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의 소비처가 설명되지 않을 때 보유를 추정한 판단은 현금 인출을 다투는 사건에서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인출 규모와 기간, 사용처에 관한 자료를 토대로 하는 사실상 추정이므로, 모든 출금액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생활비로 썼다고 설명한다면 인출액과 소비했다는 기간이 평소 가계 지출 규모에 맞는지 확인합니다. 같은 기간의 생활비가 다른 계좌나 카드에서도 지급되었다면 그 부분과 겹치지 않는지도 살펴봅니다. 공동채무를 갚았다는 설명에는 실제 상환 내역을 대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액 영수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출을 부인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확인된 지출과 설명되지 않는 금액을 구별하는 일입니다. 막연한 생활비 주장으로 거액 인출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지, 날짜와 금액이 맞는 자료를 통해 따져야 합니다.
은닉된 재산을 반영하는 방법이 그 금액을 재산목록에 산입하는 방식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13503·2019드단202548 판결은 남편의 퇴직금 은닉을 인정하면서도 변론종결 당시 현존 여부를 알 수 없어 적극재산에는 넣지 않고 분할비율에 참작했습니다. 저는 현존추정의 실무적 적용을 검토할 때, 이처럼 은닉 사정을 분할비율에 반영하는 방식도 함께 살핍니다. (원문, 평석)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10559 판결은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면서, 소 제기 당시 보유한 재산·채무는 이후 부부공동생활의 용도로 변동되었다는 명확한 입증이 없으면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시점·시세 등에 다툼이 없는 재산은 그에 따랐습니다. 원칙적인 판단 기준시점과 종전 재산의 보유추정을 함께 적용한 사례입니다. (원문, 평석)
보험계약대출로 환급금이 줄어든 경우에도 대출의 시기와 사용처가 문제 됩니다. 부산가정법원 2020. 6. 24. 선고 2019르21617·2019르21624 판결은 그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 공제 후 환급금 1,467,971원 대신 종전 환급금 12,235,431원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하여 재산분할에 반영했습니다. (원문, 평석)
5. 실제 처분한 돈은 시기와 용도에 따라 산입 여부를 판단합니다
사용처가 확인된 돈은 처분 시기와 용도에 따라 분할 계산에 포함할지를 판단합니다. 여기서는 돈을 아직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문제와, 실제 처분한 재산을 분할 계산에 포함하는 문제를 나누어야 합니다.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은 혼인관계가 파탄된 뒤 부부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계없이 처분한 재산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보아 분할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가족의 생활이나 공동재산을 유지하는 데 사용하여 남아 있지 않은 재산은 구별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문제 된 처분이 원심이 인정한 혼인파탄일보다 앞서 이루어졌고, 기업 경영과 공동재산 유지 등에 관련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원심의 산입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별거 후의 처분이거나 배우자의 동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포함 여부를 정할 수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사용처가 불분명한 돈은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할 근거를 제시하고, 실제 처분한 돈은 그 시기와 용도를 확인하여 분할 계산에 포함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두 경우에 필요한 주장과 자료가 다르므로, 상대방의 설명을 들은 뒤 그에 맞추어 대응해야 합니다.
6. 회신 자료를 재산목록과 구체적인 금액으로 연결합니다
금융기관에서 거래 내역을 받으면 문제의 거래를 표시하고, 어느 금액을 어떤 이유로 분할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 재판부에 설명해야 합니다.
거래별로 날짜와 금액, 이체 상대방 또는 인출 방식, 상대방의 사용처 설명, 이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자료를 나란히 정리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 결과를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보면 후속 대응이 분명해집니다.
- 다른 계좌나 자산으로 이동한 금액: 추가 조회로 현재 귀속과 잔액을 확인하고, 이미 재산목록에 들어 있는 돈과 중복되지 않도록 정리합니다.
- 공동생활비나 공동채무 상환에 사용된 금액: 실제 지출과 상환 내역을 확인하여, 이미 소진된 현금과 남아 있는 채무를 정확히 반영합니다.
- 사용처가 설명되지 않는 인출액: 종전 보유액, 인출 규모와 기간, 소비처 설명의 부족을 제시하여 현존추정에 따른 산입을 주장합니다.
- 실제 처분했지만 산입 여부가 문제 되는 금액: 혼인파탄 시점과 처분 경위, 공동생활·공동재산과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가령 생활비로 사용했다는 금액 중 일부는 실제 지출로 확인되고 나머지는 설명되지 않는다면, 그 차이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거래 내역을 제출할 때에는 문제 되는 거래를 표시하고, 그중 얼마를 재산목록에 추가할 것인지와 근거를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재산과 함께 대출이 확인되었다면 분할 이후의 상환 계획을 살펴야 합니다. 아파트를 이전받으면서 기존 대출까지 정리해야 하는 경우에는 주택담보대출 승계가 거절될 때의 실무 대처법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재산분할에서 상대방의 현재 통장 잔액만 확인하면 이미 빠져나간 돈을 놓치기 쉽습니다. 저는 잔액과 함께 그 금액이 줄어든 과정을 봅니다. 계좌 이체라면 다음 계좌를 확인하고, 현금 인출이라면 종전 보유 사실과 사용처를 다투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특히 현금 인출액은 보관 장소를 알아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장을 접을 사안이 아닙니다. 확인된 인출 내역과 소비처 설명을 대조하고, 설명되지 않는 금액에 현존추정을 적용할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실제로 처분한 재산이라면 그 시기와 목적에 맞는 법리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의 실익은 거래 내역을 확보한 다음부터 구체화됩니다. 확인된 이체를 다음 조회의 근거로 삼고, 사용처가 불분명한 인출액을 재산목록과 주장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처음에 알고 있는 단서가 적더라도, 회신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 범위를 넓혀갈 수 있습니다.
상담을 준비할 때에는 알고 있는 금융기관, 의심되는 거래의 날짜와 금액, 상대방의 설명을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자료가 어느 정도 있어야 상담을 시작할 수 있는지와 대리인 선택 기준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에서 설명합니다.
자료 출처
-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 —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른 금융거래정보 제공과 필요한 범위의 제한. 국가법령정보센터.
- 가사소송법 제48조의2·제48조의3 — 재산명시와 재산조회 절차의 근거 및 관계.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구지방법원 2008. 9. 29.자 2007브44 결정 — 예금인출액의 보유 추정, 실제 대출 상환액 제외 및 보험 해약환급금의 중복 계산 배제.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9. 6. 9.자 2008스111 결정 — 위 원심의 예금인출액 보유 판단을 수긍한 부분.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 — 혼인파탄 후 처분재산의 분할대상 산입과 공동생활·공동재산 관련성 판단. 국가법령정보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