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재산청구를 포기해도 국민연금 분할은 남을 수 있습니다 – 대구지방법원 2023가합457

협의이혼 합의서에 “앞으로 일체의 재산상 추가 청구를 포기한다”고 쓰고 공증까지 받았더라도, 국민연금의 분할연금까지 포기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분할연금은 전 배우자에게 재산분할금을 요구하는 권리와 구별되므로, 연금에 관하여 무엇을 합의했는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대구지방법원 2024. 6. 27. 선고 2023가합457 판결은 이러한 포괄적 문구가 있는 합의서와 녹취서만으로는 분할연금 수급권 포기 합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1. 부동산·현금·채무를 정리하면서 추가 청구를 포기했습니다

A와 B는 1984년 혼인한 뒤 2020년 9월 1일 협의이혼에 따른 약정서를 작성하고 인증을 받았습니다. 약정서에는 B 소유 토지 두 곳을 A에게 이전하고, A가 B에게 4억 5천만 원을 지급하며, 아들의 은행 대출금 4억 5천만 원을 A가 책임지고 갚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밖의 재산과 채무는 각 명의자에게 귀속시키고, 정한 내용 이외에는 이혼과 관련한 일체의 재산상 추가 청구를 포기하며 분쟁도 제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나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한다는 조항은 없었습니다.

이후 B가 국민연금공단에서 분할연금 388,650원을 받자, A는 이혼 당시 구두로 연금 분할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가 요구한 것은 이미 받은 돈의 반환과, B에게 분할연금청구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이었습니다.

2. 분할연금은 국민연금공단에 직접 행사하는 고유한 권리입니다

법원은 국민연금 분할연금을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과 구별되는 이혼 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혼인 중 연금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청산·분배하고, 가사노동 등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배우자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려는 제도입니다.

일정한 수급요건을 갖추면 상대방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원칙적으로 균등하게 나누어 국민연금공단에서 직접 받습니다. 전 배우자에게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하는 것과 지급 주체 및 법적 근거가 다릅니다.

구별할 권리이 사건에서 중요한 점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부부가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청구. 이 사건 합의서는 부동산·현금·채무를 구체적으로 정리함
국민연금법상 분할연금 수급권법정 요건을 갖춘 이혼 배우자가 국민연금공단에서 직접 받는 권리. 포괄적 추가 청구 포기만으로 연금까지 포기했는지 따로 판단

아래 원문에 인용된 조문에는 “60세”라는 문구가 나오지만, 실제 분할연금 지급개시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신의 수급 시기는 국민연금공단의 분할연금 안내에 나오는 출생연도별 지급가능연령과 다른 수급요건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연금 분할비율을 달리 정했다는 합의가 분명히 드러나야 합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의2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절차에서 연금 분할에 관해 별도로 정한 경우 그 결정에 따르도록 합니다.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은 연금 분할비율 등을 달리 정한 명시적인 합의나 법원의 결정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혼 합의서나 조정조서에 연금 분할비율 등이 적혀 있지 않다면, 분할연금을 포기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비율에 동의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 법원도 그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인증서와 녹취서를 검토했지만, B가 분할연금을 포기하기로 약정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공증과 포괄적 부제소 문구만으로 부족했던 이유

법원은 두 사정을 구체적으로 들었습니다. 첫째, 약정서에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둘째, 연금 분할을 별도로 결정했다면 공단에 분할비율 등을 신고해야 하는데, A가 그렇게 신고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은 모든 연금 포기 합의가 무효라고 선언한 사건이 아닙니다. 신고 누락 하나만을 모든 합의의 효력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삼은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A의 반환청구와 권리 부존재 확인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A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확인한 자료만으로는 이 판결 이후의 항소 여부와 최종 확정 결과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5. 대구지방법원 2023가합457 판결 원문

아래는 대상 판결의 원문입니다. 판결에 이미지로 수록된 약정서와 국민연금법 조문도 문구를 확인하여 텍스트로 옮겼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4. 6. 27. 선고 2023가합457 판결 [국민연금분할취소]
사 건

2023가합457 국민연금분할취소

원고

A

피고

B

소송대리인 변호사 지성옥

변론종결

2024. 5. 30.

판결선고

2024. 6. 27.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88,65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국민연금공단이 원고에게 지급하는 연금에 대하여 피고의 분할연금청구권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1958. 6.생)는 1984. 11. 7. 피고(1960. 7.생)와 혼인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20. 9. 1. 아래와 같은 내용의 '협의이혼에 따른 약정서'(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같은 날 공증인가 천마 법무법인 등부 2020년 제567호로 인증을 받았고, 이후 협의이혼을 하였다.

협의이혼에 따른 약정서

1. “갑(원고, 이하 같다)”과 “을(피고, 이하 같다)”은 이혼한다.

2. “갑”과 “을”은 재산분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하여 이행한다.

가. “을”은 “을”이 소유하고 있는
1) 대구 북구 복현동 토지
2) 경북 영덕군 병곡면 토지의
각 부동산을 2020년 9월 30일까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

나. “갑”은 “을”에게 45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데, 그 중 150,000,000원은 2020년 9월 30일까지, 나머지 300,000,000원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각 지급한다.

다. 아들 C이 은행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대출금 채무 450,000,000원은 “갑”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변제한다.

라. 그 외에 현재 각자 자신의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각자에게 소유권을 귀속시키고 각 채무도 각 명의자가 책임지고 변제하는 것으로 한다.

3. “갑”과 “을”은 추후 위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는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이건 이혼과 관련된 일체의 재산상 추가 청구를 모두 포기하고, 그에 관한 일체의 분쟁(민사, 형사, 가사 등 모두 포함)도 제기하지 않는다(부제소 합의).

4. 본 약정서는 공증한 날부터 법적효력이 발생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의 협의이혼 과정에서 원고의 연금에 대한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기로 구두로 약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국민연금공단에 원고가 수령할 노령연금에 대하여 분할연금을 청구하여 388,650원을 수령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위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와 피고와 사이에 국민연금공단이 원고에게 지급하는 연금에 대한 피고의 분할연금청구권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법령

이 사건과 관련된 국민연금법 규정은 아래와 같다.

국민연금법

제64조(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① 혼인 기간(배우자의 가입기간 중의 혼인 기간으로서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5년 이상인 자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을 분할한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분할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
1.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2.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3. 60세가 되었을 것
② 제1항에 따른 분할연금액은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액(부양가족연금액은 제외한다)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

제64조의2(분할연금 지급의 특례)
① 제64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839조의2 또는 제843조에 따라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② 제1항에 따라 연금의 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분할 비율 등에 대하여 공단에 신고하여야 한다.

나. 관련법리

국민연금법 제64조에 규정된 이혼배우자의 분할연금 수급권은 이혼한 배우자에게 전 배우자가 혼인 기간 중 취득한 노령연금 수급권에 대해서 연금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여 청산·분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가사노동 등으로 직업을 갖지 못하여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배우자에게도 상대방 배우자의 노령연금 수급권을 기초로 일정 수준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는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국민연금법에 따라 이혼배우자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직접 수령할 수 있는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이다.

원칙적으로 일정한 수급요건을 갖춘 이혼배우자는 국민연금법 제64조에 따라 상대방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노령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을 분할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제1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에 따라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절차에서 이혼당사자의 협의나 법원의 심판으로 연금의 분할 비율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 있다. 이는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국민연금법상 이혼배우자의 분할연금 수급권의 법적 성격과 특례조항의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특례조항에서 정한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라고 보기 위해서는,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절차에서 이혼 당사자 사이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을 달리 정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거나 법원이 이를 달리 결정하였음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이와 달리 이혼당사자 사이의 협의서나 조정조서 등을 포함한 재판서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이 명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산분할절차에서 이혼배우자가 자신의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분할 비율 설정에 동의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내용의 법원 심판이 있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원고가 제출한 갑 제1호증 인증서, 갑 제2호증 녹취서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와의 협의이혼 과정에서 원고의 연금에 대한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변론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국민연금법의 취지, 목적, 앞서 본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배우자와 이혼한 상대방이 이혼 시에 분할연금수급권을 사전에 포기하였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앞서 본 이 사건 약정서에는 피고가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점, ② 국민연금법 제64조의2에 의하여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한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분할 비율 등에 대하여 공단에 신고하여야 함에도 원고가 위 규정에 따라 공단에 분할 비율 등을 신고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성경희

판사 
정소영

판사 
이호선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이혼 합의서를 작성할 때에는 현재 보유한 부동산·예금·채무와 함께, 국민연금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별도 항목으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포기한다”는 말에 서로 다른 기대를 담으면, 이혼 후 연금을 받을 시기가 되었을 때 다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려면 대상 연금과 분할비율 등 합의 내용이 드러나도록 작성하고, 공단 신고에 필요한 사항도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분할연금 청구를 준비하는 사람은 과거 합의서에 포괄적 청구 포기 문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권리까지 없어졌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연금에 관한 별도 합의가 있었는지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재산상 청구를 포기하면 국민연금 분할도 못 받나요?)

배우자의 연금이 공무원연금이라면 적용 법률과 급여 종류를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공무원 퇴직연금·퇴직수당의 재산분할 실무에서는 급여별 차이와 연금 분할의 처리 내용을 합의에 남길 때 확인할 사항을 설명합니다.

재산분할에서 연금과 다른 자산을 함께 확인하는 전체 흐름은 이혼 재산분할의 대상·평가·지급 절차 종합안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존 합의서와 공단의 안내·지급 자료를 준비하여 상담받는 방법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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