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포기·소송금지 공증 주장에도 15년간의 양육비를 인정한 이유 – 부산가정법원 2019느단201690

부산가정법원은 이혼 후 약 15년 동안 자녀를 홀로 키운 아버지의 청구를 받아들여, 어머니에게 과거 양육비 8,000만 원과 장래 양육비 월 100만 원을 지급하도록 정했습니다. 어머니는 이혼 당시 이미 충분한 돈을 지급했고 아버지가 자신을 상대로 소송하지 않기로 공증했으며, 자녀를 만나지도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 사건의 경위와 청구 결과

대상은 부산가정법원 2020. 11. 4.자 2019느단201690 심판입니다. 부모는 2001년 혼인신고를 하고 자녀 한 명을 두었으며, 2005년 협의이혼했습니다. 당시 아버지를 친권자 및 양육자로 정했지만 양육비는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그 무렵부터 자녀를 계속 양육했습니다. 심판 당시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은 매월 적자가 발생했고, 어머니는 은행 차장으로 근무하며 상당한 수입을 얻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제적 사정과 자녀의 나이·양육 상황 등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항목아버지의 청구법원의 판단
과거 양육비8,450만 원8,000만 원
과거 양육비의 지연손해금심판청구서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연 12%심판 확정일 다음 날부터 연 5%
장래 양육비2019년 12월 1일부터 2026년 2월 말경까지 월 150만 원2020년 1월부터 자녀가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월 100만 원
지급일·비용·집행장래 양육비 매월 말일 지급 청구장래 양육비 매월 말일 지급, 심판비용 각자 부담, 지급 주문에 가집행 선고

과거 양육비 8,000만 원은 법원이 이 사건의 사정을 종합하여 정한 분담액입니다. 약 15년이라는 기간에 일정한 월액을 곱한 산식은 심판문에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장래 양육비 월 100만 원 역시 당시 사건의 판단으로, 현재 다른 가정에 그대로 적용할 정액 기준은 아닙니다.

2. 이혼할 때 돈을 지급했다면 양육비도 이미 정산한 것일까요?

법원은 지급한 돈의 총액보다 지급 목적과 실제 자금 흐름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어머니가 자필로 작성한 각서에는 자신의 부정행위로 인한 아버지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과 위자료라는 취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 돈을 양육비로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머니는 현금·차량·대출금 변제를 합하면 1억 원 이상이므로 양육비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이 각 항목을 구별했습니다.

항목어머니의 주장법원이 확인한 내용
현금 3,500만 원이혼 당시 지급한 돈에 양육비가 포함되어 있음각서에 위자료 명목이 기재되어 있음. 미지급분 2,500만 원은 별도 약정금 소송 후 지급됨
대출금 4,000만 원자신이 대출금을 갚았으므로 그만큼 추가로 부담함신혼집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아 그 보증금 마련에 사용한 대출을 상환함. 이 상환만으로 아버지의 실질적 금전 이득이나 어머니의 금전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움
차량취득가액 2,500만 원 상당을 이전함이미 사용한 중고차여서 취득 당시 가치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기 어려움

두 사람이 별도로 재산분할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고려되었습니다. 법원은 실질적으로 지급한 것이 현금 3,500만 원과 중고자동차이고, 이를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수준의 양육비를 일시에 지급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원문 각주에 나오는 차량 시가 800만 원은 아버지의 주장입니다.

이혼 합의에서 위자료·재산분할·양육비를 함께 정할 때에는 각 항목의 명목과 금액을 구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양육비를 이미 지급했는지가 문제되면, 합의서의 표현뿐 아니라 실제 지급 내역과 대출 상환 재원까지 확인하게 됩니다.

3. 소송하지 않기로 공증했다는 주장과 양육비 포기는 어떻게 구별했나요?

공정증서를 작성했다는 사실과 포기 내용의 증명

어머니는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면접교섭을 하지 않고, 아버지도 어머니에게 연락하거나 어떤 명목으로든 소송하지 않으며, 이를 어기면 서로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공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무법인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2006년 2월 10일 합의서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한 사실은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공정증서는 심판 당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공정증서를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 양육비 포기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약정금 2,500만 원을 지급한 날 공정증서를 작성했다는 사정도, 그 문서에 양육비 포기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증명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양육비는 자녀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법원은 양육자의 확정적이고 명시적인 포기 의사가 확인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 의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포기 합의가 인정되더라도 자녀의 복리를 위한 변경이 가능합니다

법원은 가정적으로 양육비를 포기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다시 제기한 양육비 청구를 종전 합의 중 양육비 부담 부분의 변경을 구하는 취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접 인용한 근거는 대법원 1998. 7. 10.자 98스17·18 결정입니다. 이 대법원 결정은 양육비 부담을 정한 합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 부담이 자녀의 양육과 부모의 사정에 비추어 부당한지 살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현재 민법 제837조 제5항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⑤ 가정법원은 자(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부ㆍ모ㆍ자(子) 및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자(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변경의 중심 기준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지입니다. 대법원 2019. 1. 31.자 2018스566 결정도 이 기준을 강조했습니다. 자녀에게 필요한 양육비, 종전 합의의 내용, 부모의 소득·재산과 실제 부담 등을 살펴 변경 필요성을 판단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소송금지 합의나 5,000만 원의 위약금 조항 전체가 무효인지까지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법원이 배척한 것은 공증과 종전 지급을 이유로 이번 양육비 청구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현재 협의이혼에서 양육비를 정하고 변경할 때 확인할 사항은 양육비부담조서의 작성·집행·변경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4. 15년간 청구하지 않은 사정과 소멸시효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15년 동안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았으므로 이제 와서 청구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효의 원칙은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사정과 상대방의 신뢰 등을 고려하여 뒤늦은 권리 행사가 허용되는지를 다루는 문제입니다.

법원은 어머니에게 자녀의 양육비를 분담할 의무가 있고, 자녀의 복리를 위해 양육 사항을 다시 정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아버지가 앞으로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더라도, 이 사건에서 그 기대를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양육비가 기각된 사건과의 비교에서는 이전 친권자 변경절차에서 비용 분담을 요구하지 않았던 사정이 어떻게 판단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성년이 된 뒤의 과거 양육비 청구에는 소멸시효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 이후 나온 대법원 2024. 7. 18.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은 협의나 심판으로 구체적인 액수가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 청구권에 관하여,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지만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종료되면 그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장래 양육비까지 정해야 하는 미성년 자녀의 사건이었고, 위 전원합의체 결정은 성년 이후의 소멸시효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이미 협의나 재판으로 정해진 양육비와 아직 액수가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의 구별은 과거 양육비의 소멸시효와 기산점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될까요?

법원은 양육비 지급과 면접교섭 보장이 대가관계나 동시이행관계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양육 부모의 양육비는 자녀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부담이므로, 면접교섭이 실시되었는지와 별개로 지급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어머니가 오랫동안 자녀를 만나기 위한 노력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함께 지적되었습니다. 자녀를 만나고 싶었다면 아버지와 협의하거나, 협의가 되지 않을 때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면접교섭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에 맞는 절차로 해결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일정·방법을 정할 필요가 있는지, 이미 정해진 면접교섭의 이행을 확보해야 하는지, 자녀의 복리를 위해 방식을 조정해야 하는지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준과 대응은 면접교섭 거부·방해와 가정법원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 심판문 원문

아래는 법원이 공개한 심판문의 주문·청구취지·이유와 각주입니다. 공개본의 당사자 표기를 유지하고, 읽기 편하도록 줄바꿈과 문단 배치를 정리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심판
사건 2019느단201690 양육비
청구인 갑
상대방 을
사건본인 병

주문

1.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가. 사건본인의 과거양육비로 8,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사건본인의 장래양육비로 2020. 1.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월 100만 원을 매월 말일 지급하라.

2. 심판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사건본인의 과거양육비로 8,45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사건본인의 장래양육비로 2019. 12. 1.부터 2026. 2. 말경까지 월 150만 원을 매월 말일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청구인과 상대방은 2001. 혼인신고를 하고 슬하에 사건본인을 둔 사실, 두 사람은 2005. 협의이혼하였고, 사건본인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청구인을 정하였으나, 양육비에 관하여는 따로 정하지 않은 사실, 청구인은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사건본인을 양육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및 이에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상대방은 사건본인의 어머니로서 사건본인에 대한 과거 양육비 및 장래 양육비를 분담할 의무가 있다.

나. 상대방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상대방의 주장

상대방은 ① 협의이혼 당시 청구인에게 3,500만 원을 지급하고, 2,500만 원 상당의 차량을 양도하였으며, 4,000만 원의 대출금을 상대방이 갚기로 하는 등 합계 1억 원 이상의 양육비를 지급하였으므로, 더 이상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② 청구인은 상대방과의 사이에 사건본인이 성년이 될 때까지 면접교섭을 하지 않고, 청구인은 상대방을 찾아오거나 연락을 하지 않고, 어떠한 명목으로든 상대방을 상대로 소송을 하지 않으며, 이를 위반하면 서로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증을 하였음에도 청구인은 이에 위반하여 양육비 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금반언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③ 청구인이 15년 동안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다가 갑작스레 이 사건 청구를 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 ④ 양육비의 지급과 면접교섭권의 보장은 대가관계에 있는데, 청구인은 오랜 기간 동안 상대방과 사건본인 사이의 면접교섭을 제한하였음에도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2) 판 단

① 갑 제3호증(각서)의 기재에 의하면,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각서’라는 제목 하에 ‘본인이 2005. 10. 상간남과 모텔에 투숙한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되었음. 이에 청구인의 정신적 피해보장 및 위자료로 전세금 전액 3,500만 원과 차량 명의이전(취득가액 2,500만 원 상당) 및 대출금 4,000만 원을 본인이 변제 및 지급함을 약속함(협의이혼위자료). 2005. 10. 31. 상대방 이름’이라고 자필로 기재하고 무인을 날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상대방은 협의이혼 당시 청구인에게 위 금원을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하였을 뿐이고, 양육비로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상대방은 청구인의 협박에 의하여 청구인이 불러주는 대로 각서를 작성하였고, 상대방이 잠든 사이 청구인이 상대방의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각서에 날인한 것으로 각서는 무효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청구인은 갑 제7호증의 1, 2 각 기재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청구인은 2006. 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에 상간남을 상대로 상대방과의 부정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를 청구하였고, 상간남은 청구인에게 1,2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재판상 조정이 성립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혼인기간 중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한편 상대방은 위 각서에 따라 청구인에게 1억 원을 지급한 것을 위자료만으로 인정하기에는 과다한 금액이므로, 양육비도 함께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 6호증, 을 제2,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상대방은 2001. 4,000만 원의 전세보증금지원 대출을 받고, 3,500만 원을 보태어 보증금 7,500만 원에 신혼집을 임차한 사실, 상대방은 2005. 10. 31. 청구인에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각서(갑 제3호증)를 작성해 준 사실, 상대방이 위 각서에 따라 자동차의 소유권을 양도한 것 외에 금전으로 지급하기로 한 3,500만 원 중 2,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자 청구인은 2006. 1.경 상대방을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약정금 청구를 한 사실, 상대방은 2006. 2. 반환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위 대출금 4,000만 원을 변제하고, 같은 날 청구인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이에 청구인은 2006. 2. 14. 위 소를 취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각서에 따라 상대방이 청구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1억 원의 위자료 중 4,000만 원은 신혼집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 변제한 것에 불과하여 실질적으로 청구인에게 금전상 이득 내지 상대방에게 금전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고1), 쏘렌토 자동차의 취득가액이 2,500만 원이라고 하더라도 감가상각으로 인해 그 가치가 유지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2), 두 사람이 달리 재산분할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결국 상대방이 청구인에게 지급한 것은 사실상 3,500만 원 및 중고자동차에 불과하므로, 상대방이 협의이혼하면서 사건본인을 양육할 수 있는 수준의 양육비를 일시에 지급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② 2020. 7. 1.자 법무법인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청구인과 상대방은 2006. 2. 10. 법무법인에서 합의서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한 사실, 그러나 위 공정증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청구인이 상대방에 대한 양육비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상대방이 2006. 2. 10. 청구인에게 각서에 따른 약정금 2,500만 원을 지급하면서 같은 날 두 사람 사이에 공정증서가 작성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양육비는 자녀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양육자의 확정적이고도 명시적인 의사가 확인되지 않는 한 쉽사리 양육비청구권의 포기를 인정할 수 없는바, 위 공정증서에 양육비 포기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것으로 함부로 추단할 수는 없다. 설령 상대방의 주장대로 청구인이 그 무렵 상대방에 대한 양육비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양육자가 다시 가정법원에 양육비 분담에 관한 처분을 구하는 경우 이는 협의에 의하여 정해진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 중 양육비 부담 부분의 변경을 구하는 취지로 볼 수 있으므로(대법원 1998. 7. 10.자 98스17, 18 결정 등 참조), 가정법원은 민법 제837조의 취지에 비추어 언제든지 양육비의 분담에 관하여 다시 정할 수 있다. 금반언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양육비 등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다시 정할 수 있고, 상대방은 사건본인의 어머니로서 당연히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비록 청구인이 15년 동안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음으로써 앞으로도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한 기대 내지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기대라고 볼 수 없다. 실효의 원칙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④ 비양육자의 양육비 지급과 양육자의 면접교섭권 보장은 대가관계 내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비양육자는 면접교섭의 실시 여부와 무관하게 자녀의 성장과 발달을 위하여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상대방이 사건본인을 만나고 싶었다면 청구인과 협의하거나, 협의가 불가능할 경우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오랜 기간 동안 사건본인을 만나기 위한 아무런 노력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상대방 스스로가 면접교섭권의 행사를 해태하였음에도 그 책임을 청구인에게 전가하면서 양육비 지급에 관한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 신의칙 위반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양육비 액수에 관한 판단

상대방이 분담하여야 할 양육비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청구인이 약 15년 동안 홀로 사건본인을 양육하여 온 점, 청구인은 식당을 운영하였으나 매월 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상대방은 은행 차장으로 근무하며 상당한 수입이 있는 점, 그밖에 사건본인의 나이와 양육 상황 등 이 사건 심문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상대방이 부담하여야 할 과거 양육비를 8,000만 원으로, 사건본인의 장래 양육비를 2020. 1.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월 1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에 관하여 위와 같이 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심판한다.

2020. 11. 4.

판사 엄지아

1) 상대방은 전세보증금 명목이 아닌 청구인의 사업자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대출받았고, 상대방이 이혼 후 별도로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2, 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해당 은행은 결혼예정인 상대방에게 임차보증금을 지원하기 위하여 4,000만 원을 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주장은 이유 없다. 만약 상대방의 주장대로 위 대출금을 전세보증금 지급이 아닌 청구인의 사업자금 용도로 사용하였다면 상대방이 은행에 대하여 사용용도를 속여 대출을 받은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2) 청구인은 당시 자동차의 시가는 800만 원에 불과하였다고 주장한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오래전 협의이혼 당시 돈을 주고받았다면, 먼저 어떤 청구를 정산한 돈인지와 그 내용을 보여줄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혼하면서 다 정리했다”는 기억만으로는 위자료·재산분할·양육비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각서, 합의서, 공정증서 사본, 계좌 거래내역과 당시 소송·조정 기록을 함께 확보하십시오.

양육비를 포기했다는 문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그 합의를 전제로 현재의 변경 필요성을 설명해야 합니다. 자녀의 나이와 생활·교육에 필요한 비용, 실제로 부담해 온 기간, 부모의 현재 소득·재산을 정리하면 종전 합의만으로 충분한 양육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면접교섭에 관한 다툼은 그 경위와 요청·응답 내역을 별도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육비와 면접교섭을 모두 하지 않기로 한 합의는 유효한가요?)

심판문을 받으면 청구서의 내용과 별도로, 주문에 정한 지급액·기일·지연손해금 기산일을 확인하고 실제 지급 내역과 대조해야 합니다.

양육비 부담을 정한 뒤에도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집행과 대응 절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친권·양육자 지정부터 양육비와 면접교섭까지 전체 구조는 양육권·양육비 실무 가이드에서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상담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 기준과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하여 당시 합의 내용과 현재 필요한 양육비 자료를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료 출처

부산가정법원 2020. 11. 4.자 2019느단201690 심판 및 법원 공개 심판문 — 이혼 당시 지급한 돈의 성격, 양육비 포기 의사의 확인, 양육비 부담 변경, 실효의 원칙, 면접교섭과 양육비의 관계 및 구체적인 지급 주문.

대법원 1998. 7. 10.자 98스17·18 결정 — 양육비 부담에 관한 협의와 이후 변경 청구. 대상 심판이 직접 인용한 별개 사건의 선례입니다.

대법원 2019. 1. 31.자 2018스566 결정 및 민법 제837조 제5항 — 자녀의 복리를 위한 양육 사항 변경의 기준.

대법원 2024. 7. 18.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 — 액수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 청구권의 성년 이후 소멸시효. 대상 심판의 상급심이 아닌, 이후 선고된 별개 사건의 판단입니다.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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