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부모의 협의나 법원의 심판으로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는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합니다. 대법원 2024. 7. 18. 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이 종전 판례를 변경하면서 정리한 기준입니다.
이 결정은 매달 지급하기로 이미 정해 놓은 양육비의 시효까지 모두 성년 이후로 늦춘다는 뜻은 아닙니다.
1. 자녀가 성년이 된 지 20년이 지나 청구한 사건입니다
청구인과 상대방은 1971년 7월경 혼인신고를 하고 1973년 11월경 자녀를 낳았습니다. 1974년경부터 별거했고, 1984년 11월경 이혼 심판이 확정되었습니다. 청구인은 별거 이후 자녀가 성년에 이른 1993년 11월경까지 혼자 양육했습니다.
청구인이 과거 양육비 분담을 구하는 심판을 청구한 날은 2016년 6월 21일입니다. 자녀가 성년이 된 뒤 20년이 넘게 지난 때였습니다. 부모의 협의나 법원의 심판으로 양육비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소멸시효가 진행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이 사건 자녀는 당시 법에 따라 만 20세에 성년이 되었습니다. 현재 성년 연령은 만 19세이지만, 오래된 사건을 계산할 때에는 그 자녀에게 적용된 성년 연령을 확인해야 합니다.
2. 미성년 기간에는 미확정 과거 양육비의 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2-1. 금액이 정해지기 전의 권리는 어떤 성격인가요?
이혼한 부부 사이에서 자녀 양육비의 지급을 구할 권리는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청구권의 내용과 범위가 확정되기 전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양육비의 분담액을 구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추상적인 청구권에 불과하고 당사자 사이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이 당해 양육비의 범위 등을 재량적·형성적으로 정하는 심판에 의하여 비로소 구체적인 액수만큼의 지급청구권이 발생한다.
다수의견은 자녀가 성장하는 동안 양육 환경과 필요한 비용이 계속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부모의 취업·실직, 물가 변동, 자녀의 진학 등이 그 예입니다. 과거 양육비와 장래 양육비를 함께 협의하면서 서로의 부담을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가 아직 미성년이고 과거 양육비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정하지 않았다면, 그 권리는 현재와 앞으로의 양육을 위한 필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미 지출한 돈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적인 금전채권과 똑같이 다루지는 않는 것입니다.
2-2. 자녀의 복리를 고려한 판단입니다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은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미성년인 동안 이런 권리가 시효로 소멸하면, 부모의 양육의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필요한 비용의 분담을 구할 수 없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를 피하기 위해, 협의나 심판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과거 양육비는 자녀가 성년이 되기 전까지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성년이 된 때부터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합니다
3-1. 과거 지출을 정산하는 재산권의 성격이 뚜렷해집니다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는 구상권의 실질을 가지는데,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 자체가 종료한 이상 이를 과거에 형성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인정되는 일반적인 금전채권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재산적 권리라는 본질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 결정이 다룬 부모 사이의 미성년 자녀 양육비 관계에서는, 자녀가 성년이 되면 앞으로의 양육비와 과거 양육비를 함께 조정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동안 한쪽 부모가 지출한 비용 중 상대방이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정산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대법원은 이때부터 과거 양육비가 독립된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았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액수를 합의하거나 심판받지 않았더라도,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합니다.
3-2. 언제까지나 불안정한 상태를 둘 수는 없다는 이유입니다
자녀가 성년이 된 후에도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해 확정되지 않은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하면,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사람이 협의 또는 심판청구 등의 적극적인 권리행사를 한 사람보다 훨씬 유리한 지위에 서게 되는 부조리한 결과가 생긴다.
기한 없이 청구할 수 있다면 상대방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지급 요구를 예상해야 하고, 그사이 비용 부담이나 지급 사실을 보여 줄 자료는 없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적 불안정과 방어의 어려움을 고려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1993년 11월경 성년이 된 자녀의 과거 양육비를 2016년에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이 훨씬 지났으므로 시효로 소멸했다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재항고를 기각했습니다.
4. 종전 판례는 성년 이후에도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범위에서 변경되었습니다
종전 대법원 2011. 7. 29. 자 2008스67 결정 등은 협의나 심판으로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이 성립하기 전에는, 자녀가 성년이 된 뒤에도 과거 양육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번 전원합의체 결정은 종전 판례를 새 판단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했습니다. 미성년 기간의 미확정 과거 양육비에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기준은 유지됩니다. 변경된 것은 성년 이후에도 기한 없이 청구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5.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은 무엇이 달랐나요?
과거 양육비의 성격과 자녀 보호 방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다수의견은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했습니다.
5-1. 권영준 대법관: 비용을 지출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는 별개의견
양육자가 단독으로 미성년 자녀를 부양한 후 상대방에게 그 비용 상환을 구하는 과거 양육비청구권은 협의나 심판 전에도 소멸시효에 걸리는 권리에 해당한다. 그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양육자가 미성년 자녀 부양, 즉 양육에 따른 비용을 지출한 때부터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별개의견은 이미 부담한 비용을 다른 부모에게 돌려달라는 청구의 재산권적 성격을 강조했습니다. 협의나 심판 전이라는 이유로 권리 행사가 법률상 막힌 것은 아니므로, 미성년 기간에도 비용을 지출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는 입장입니다.
5-2. 다섯 대법관: 종전처럼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
노정희·김상환·노태악·오경미·신숙희 대법관은 종전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과거 양육비는 가정법원이 자녀의 양육에 관한 처분으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는 권리이므로, 비용을 지출할 때마다 발생하는 일반 구상금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자녀가 성년이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성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6. 청구를 준비할 때에는 문서와 날짜를 먼저 확인하세요
첫째, 양육비에 관한 합의서나 판결·심판·조정조서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이 결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과거 양육비를 다룹니다. 이미 매달 얼마를 지급하기로 정한 돈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각 지급기일과 문서의 효력에 따른 시효를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 구별과 회수 방법은 양육비 미지급의 소멸시효와 집행 절차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둘째, 자녀가 성년이 된 날짜를 확인하세요. 미성년 기간의 미확정 과거 양육비에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지만, 성년이 된 뒤에는 10년이라는 기간을 염두에 두고 청구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결정이 나온 2024년부터 누구에게나 새로 10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처럼 판례 변경 전에 성년이 된 경우에도 성년 시점이 기준이 됩니다.
셋째, 그동안 심판을 청구하거나 압류·가압류를 했는지, 상대방이 지급채무를 인정했는지 확인하세요. 민법 제168조는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을 시효중단 사유로 정합니다. 구체적인 조치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정확한 기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78조에 따르면 중단된 시효는 중단 사유가 끝난 때부터 새로 진행하고, 재판상 청구로 중단한 경우에는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새로 진행합니다. 신청서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그날부터 언제나 새 10년이 시작된다고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청구·보전처분의 내용과 이후 경과를 함께 확인하세요.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혼자 아이를 키우느라 비용을 정산할 여유가 없었더라도, 자녀가 성년이 된 뒤에는 청구 시기를 확인해야 합니다. 오래된 인터넷 글의 “언제든 청구할 수 있다”는 설명을 그대로 믿고 기다리기보다, 자녀의 성년 시점과 기존 합의·재판의 유무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효와 함께 실제 양육 기간, 상대방에게 비용 분담을 요청한 경위, 과거 지급 내역을 준비하세요. 청구할 기간과 미지급 내용을 정리한 뒤 심판청구와 필요한 보전처분을 검토하면 됩니다. 미성년인 자녀에게 현재 필요한 양육비는 미루지 말고 분담액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의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 구체화하는 것이 자녀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담 범위를 판단한 사례로는 서울가정법원 97브96 결정의 원문 및 평석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 결정은 다른 부모의 공동생활 채무 변제와 양쪽의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 청구 전 기간의 추가 분담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지와 구체적으로 얼마를 분담하게 할지는 구별됩니다. 이 사건은 소멸시효 때문에 청구를 배척한 경우가 아닙니다.
양육비와 양육자 지정, 면접교섭의 전체 흐름은 친권·양육권·양육비 실무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 필요한 문서와 자료를 준비할 때에는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해 주세요.
자료 출처
- 대법원 2024. 7. 18. 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 — 미확정 과거 양육비의 시효, 판례 변경 범위와 별개·반대의견.
- 민법 제162조 — 채권의 소멸시효.
- 민법 제168조 및 제178조 — 시효중단 사유와 중단 후 진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