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 친권·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부담 – 서울가정법원 97브96

별거 중인 부모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쪽의 소득이 더 높더라도, 다른 부모의 양육비 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미 지출한 과거 양육비를 얼마나 분담시킬 것인지는 부모가 그동안 부담한 공동생활 비용과 경제적 사정까지 살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1998. 6. 17.자 97브96 결정에서 법원은 소득이 더 높은 아버지를 양육자로 지정하면서 어머니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청구 전의 과거 양육비는 인정하지 않았고, 아버지를 단독 친권행사자로 지정해 달라는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 이혼하지 않은 채 아버지가 아이를 양육하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청구인은 아버지, 상대방은 어머니입니다. 두 사람은 1991년 6월 24일 혼인신고를 했고, 1993년 12월 1일 자녀가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석유가게를 운영했고 어머니는 은행원으로 일했습니다.

어머니는 출산 후 휴직하여 아이를 돌보다가 복직했습니다. 이후 돌봄을 맡길 사람을 구하는 문제, 아이의 건강, 출퇴근과 주거지 문제 등으로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결정문에는 다툼 중 아버지가 어머니의 머리를 때리고, 어머니가 이에 대항하여 아버지의 팔을 문 사실도 기재되어 있습니다.

어머니는 1994년 9월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3일에는 아이의 할아버지가 일하던 지하철역 책가판대에 아이를 놓고 떠났고, 그때부터 아버지가 돌봄 인력을 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아이를 양육했습니다.

어머니가 제기한 별도의 이혼소송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 이 결정문은 아버지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판단할 당시 두 사람은 이혼한 부모가 아니라, 법률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별거하는 부모였습니다.

양육비 판단에는 다음의 경제적 사정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분법원이 인정한 내용
아버지의 소득월평균 300만~400만 원
어머니의 소득월 약 250만 원
공동생활 대출과 별거 후 변제어머니가 은행에서 1,950만 원을 빌려 아버지의 사업 운영자금과 주택임대차보증금 등에 사용한 뒤, 1994년 12월 24일 변제
가족수당아버지가 어머니의 직장에 민원을 제기하여, 어머니는 1995년 10월분부터 월 1만 5,000원의 가족수당을 받지 못함

아버지는 아이를 맡은 뒤 어머니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했습니다.

2. 아버지는 친권·양육자 지정과 월 50만 원의 양육비를 청구했습니다

아버지가 구한 내용은 자신을 아이의 친권행사자와 양육자로 지정하고, 아이를 혼자 양육하기 시작한 1994년 10월 3일부터 성년이 될 때까지 매월 50만 원을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건명은 ‘부양료’이지만, 여기서 지급을 구한 비용은 배우자 자신의 생활비가 아니라 자녀의 양육비였습니다.

이 글에서 분석하는 97브96은 원심 결정에 대한 어머니의 항고를 판단한 항고심 결정입니다. 확인되는 심급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심은 서울가정법원 1997. 9. 18.자 96느6672 결정입니다. 어머니는 원심 결정의 취소와 아버지 청구의 기각을 구하며 항고했습니다. 원심의 구체적인 주문과 지급액은 공개된 항고심 결정문에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항고심인 서울가정법원 1998. 6. 17.자 97브96 결정은 원심 결정을 변경하여 아버지를 양육자로 지정하고, 어머니에게 청구 다음 날부터 월 15만 원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는 이 항고심 결정이 확정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앞서 어머니가 제기했다가 기각된 이혼소송은 이 부양료 사건과 별개의 소송입니다.

항고심 주문 중 양육자와 양육비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사건본인의 양육자로 청구인을 지정한다.”

“나.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1996. 10. 10.부터 2013. 11. 30.까지 매월 금 15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매월 말일에 지급하라.”

공식 수록본에는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주문과 이유 중간에는 월 15만 원으로 적혀 있지만, 이유의 마지막 지급의무 정리 문장에는 월 20만 원으로 적혀 있습니다. 지급을 명한 금액은 주문에 명시된 월 15만 원입니다. 이 차이를 근거로 원심의 월 20만 원을 항고심이 15만 원으로 감액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3. 양육자로 지정하면서 단독 친권행사자 지정은 거절한 이유

혼인 중 공동 친권과 실제 양육자를 구분했습니다

법원은 두 사람이 이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혼인 중에는 부모가 친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므로, 이 사건과 같이 별거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한쪽을 친권행사자로 지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청구인과 상대방은 별거하고 있으나 이혼에 이르지는 않았으므로 이러한 경우 법원으로서는 친권의 행사방법을 정할 수는 있어도 부모 일방을 친권행사자로 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부모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친권을 어떻게 행사할지는 법원이 정할 수 있지만,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이 사건에서 아버지 한 사람을 친권행사자로 지정해 달라는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현행 민법 제909조 제2항도 혼인 중 공동 친권 행사와 부모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의 법원 판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를 양육할 사람은 아버지로 정했습니다

친권에 관한 청구와 달리, 양육자 지정 청구는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는 심문종결 당시 약 4세 6개월이었고, 어머니가 아이를 두고 간 이후 아버지의 양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본인의 양육상태 및 나이, 가정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사건본인을 양육하는 것이 사건본인의 원만한 성장과 복지에 유익하다고 할 것이므로 사건본인의 양육자로 청구인을 지정하기로 한다.”

법원은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돈을 더 번다는 이유만으로 양육자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어진 양육 상태와 아이의 나이, 가정환경을 살펴 아버지가 계속 양육하는 것이 아이의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안정적으로 이어진 돌봄과 경제력의 관계는 양육자 판단에서의 계속성의 원칙과 준비 방법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4. 아버지의 소득이 더 높아도 어머니의 양육책임은 남았습니다

아버지의 월수입은 300만~400만 원으로, 어머니의 월수입 약 250만 원보다 높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소득 차이를 어머니의 양육비 부담 자체를 없애는 이유로 삼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이 사건본인을 직접 양육하지 않게 되더라도 청구인과 공동으로 사건본인에 대한 양육책임을 짐에는 변함이 없고, 그 양육비용은 부부공동생활비용이므로 상대방도 이를 부담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결정에서 양육비 부담의 출발점은 부모의 공동 양육책임입니다. 한쪽이 아이를 직접 돌보고 있다는 사실이나 그 사람의 소득이 더 높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부모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5. 과거 양육비는 기각하고 청구 다음 날부터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청구 전 비용에는 그동안의 공동생활 부담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아버지가 혼자 아이를 키우기 시작한 날은 1994년 10월 3일이고, 이 사건 부양료 청구를 제기한 날은 1996년 10월 9일입니다. 법원은 이 기간의 양육비를 어머니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로 어머니가 아버지의 사업 운영자금과 주택임대차보증금 등에 사용한 대출금을 별거 후 변제한 사실, 아버지의 민원으로 가족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 사실, 아버지의 수입이 더 많은 사실 등을 함께 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대출금 변제는 실제 돈의 부담을 보여주는 사정입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직접 양육하지 않고 양육비도 따로 송금하지 않았지만, 공동생활을 위해 부담했던 채무는 별거 후 자신이 갚았습니다. 법원은 과거 양육비를 정하면서 이러한 경제적 경과도 고려했습니다.

다만 결정문은 대출금 1,950만 원을 양육비와 계산하여 상계했다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가족수당 지급이 중단되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양육비 책임이 면제된다고 판단한 것도 아닙니다. 여러 사정을 함께 참작하여 해당 과거 기간의 추가 분담을 인정하지 않은 판단으로 읽어야 합니다.

청구 다음 날 이후에는 월 15만 원의 분담을 명했습니다

법원은 과거 기간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청구 다음 날인 1996년 10월 10일부터는 어머니가 월 15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기간별 결론을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간법원의 결론판단의 의미
1994. 10. 3.~1996. 10. 9.양육비 청구 기각단독 양육 시작일부터 청구일까지의 비용에 관하여, 대출금 변제와 소득 등 제반 사정을 고려했습니다.
1996. 10. 10.~2013. 11. 30.월 15만 원, 매월 말일 지급청구 다음 날부터 어머니가 자녀의 양육비를 분담하도록 했습니다. 마지막 날짜는 당시 결정 주문에 정해진 지급 종기입니다.

여기서 ‘장래 양육비를 인정했다’는 설명은 결정일인 1998년 6월 17일 이후의 비용만 인정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급 시작일은 그보다 앞선 1996년 10월 10일, 즉 청구를 제기한 다음 날입니다. 결정이 내려질 때에는 이미 지나간 기간도 지급 명령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6.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결정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의 과거 양육비 청구가 기각되었다고 해서, 양육비를 청구하기 전에 지출한 비용은 원래 받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법리는 이 결정에 앞서 나온 대법원 1994. 5. 13.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과 대조하면 분명해집니다.

대법원은 부모의 자녀 양육의무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므로, 과거 양육비도 상대방이 분담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 양육비의 청구 자체를 부정하던 종전 판례도 변경했습니다.

동시에 과거 양육비를 반드시 이행청구 이후의 양육비와 같은 기준으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 실제 비용, 상대방이 부양의무를 인식한 시기,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부담의 형평 등을 고려하여 분담 범위를 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이 부모 사이의 구체적인 경제적 경과를 고려했을 때 청구 전 기간의 비용을 어머니에게 추가로 부담시키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사례입니다.

양육자의 수입이 상대방보다 많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다른 사건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함께 참작한 대출금 변제 등의 사정을 빼고 소득 차이만 남기면 판단의 근거가 달라집니다. 92스21은 이러한 적용 범위를 살펴보기 위한 비교 판례이며, 97브96의 상급심 사건은 아닙니다.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려면 분담 범위와 함께 소멸시효도 확인해야 합니다. 협의나 심판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과거 양육비의 현재 시효 기준은 과거 양육비 소멸시효와 대법원 판례 변경 안내에서 따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7. 당시의 금액과 지급기간은 현재의 산정 기준과 구분해야 합니다

월 15만 원은 1998년 이 사건에서 정해진 어머니의 분담액입니다. 결정문에는 자녀에게 필요한 총양육비를 얼마로 보았는지, 부모의 소득에 어떤 비율을 적용했는지에 관한 산식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 금액을 부모의 소득에 나누어 보편적인 분담비율을 도출하거나, 비슷한 소득의 현재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의 양육비는 자녀의 나이, 부모의 소득과 재산, 실제 양육에 필요한 비용 등을 현재의 자료로 살펴 정해야 합니다.

지급 종기인 2013년 11월 30일도 당시 법률을 전제로 읽어야 합니다. 이 결정 당시에는 성년 기준이 만 20세였고, 주문은 1993년 12월 1일생 자녀가 만 20세가 되기 전날까지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현행 민법 제4조의 성년 기준은 19세입니다. 이 지급 종기를 현재 사건의 일반적인 지급기간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과거 양육비가 문제 된다면 아이를 혼자 키웠다는 사실과 지출 내역에 더하여, 그 기간에 상대방이 어떤 비용을 부담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공동생활을 위해 생긴 채무를 누가 갚았는지, 서로의 소득과 생활 여건은 어떠했는지를 함께 정리해야 분담을 둘러싼 주장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양육자의 소득이 더 높은 경우의 양육비 청구는 다음 글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양육자 소득이 더 높아도 양육비를 받을 수 있나요?)

친권과 양육권의 차이,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필요에 따른 양육비 분담은 친권·양육권·양육비 종합 안내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별거 이후의 양육 경과와 소득·지출 자료를 정리해 상담을 준비하려면 변호사 선택 기준과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해 주세요.

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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