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청구하지 않은 과거 양육비, 기각된 사건과 15년 치를 인정한 사건의 차이

오랫동안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과거 양육비를 받을 권리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동안의 행동에서 양육비를 혼자 부담하기로 한 합의가 인정되거나, 청구하려는 양육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청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약 8년간의 양육비 청구가 기각된 사건과 15년간의 양육비를 인정한 사건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법원은 청구하지 않은 기간뿐 아니라, 이전에 양육 문제를 어떻게 정리했는지와 합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살폈습니다.

1. 오래 청구하지 않은 양육비가 문제 된 네 사건

아래 사건들은 모두 양육부모가 상대방에게 비용을 분담시키거나 이미 정한 양육비를 받으려는 사건입니다. 자녀가 자신의 부양료를 직접 청구하는 경우와는 구별됩니다.

사건간략한 사실관계주된 쟁점과 결과
부산가정법원
2017느단200274·2017느단200398
2018. 7. 30.
아버지가 이혼 후 자녀들을 양육했습니다. 이전 친권자 변경절차에서도 양육비를 요구하지 않다가, 어머니가 다시 양육자 변경을 청구하자 과거 양육비 9,6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아버지가 혼자 부담하기로 한 묵시적 합의를 인정하여 과거 양육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9느단201690
2020. 11. 4.
양육비를 따로 정하지 않고 아버지가 약 15년간 양육했습니다. 어머니는 공증한 합의와 장기간 미청구 등을 들어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양육비 포기 내용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과거 양육비 8,0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18가단37611 → 2019나16742
2019. 10. 31. / 2020. 10. 22.
아버지가 양육비 총액 5,900만 원을 분할 지급하기로 공정증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장기간 미청구와 재동거 등을 이유로 채무가 없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채무 소멸·권리 실효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일부 지급과 상계를 반영한 잔액의 집행은 허용되었고, 항소심은 이를 유지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8스724
2024. 7. 18.
양육비 액수를 정하지 않은 채 혼자 자녀를 키웠고, 자녀가 성년이 된 뒤 20년 이상 지나 과거 양육비를 청구했습니다.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보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 기각된 사건에서는 양육 문제를 법원에서 다툴 때에도 비용 분담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7느단200274·2017느단200398 심판의 경과를 보면, 단순히 연락 없이 몇 년이 흘렀던 사건이 아닙니다.

2009년 이혼 당시 아버지가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이후 친권자 변경심판을 청구했고, 2010년에는 그 청구를 취하하면서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자녀들을 만나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했습니다. 아버지는 이 절차에서 양육비 분담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조정 후 약 1년이 지나자 아버지는 어머니가 정해진 시간을 넘겨 만나거나 추가 만남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자녀들이 어머니를 몰래 만나는 일이 늘었고, 아버지는 계속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체벌과 양육자 변경 문제가 다시 법원에 이르자, 2009년부터 2017년까지의 과거 양육비를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양육 관계를 실제로 다투고 조정으로 정리하는 절차에서도 비용 분담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살폈습니다. 장기간 미청구, 면접교섭 비협조, 이전 친권자 변경사건에서 양육비 이야기가 없었던 사정을 함께 들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혼 당시 양육자인 상대방이 사건본인들의 양육비를 부담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과거 양육비가 기각된 직접적인 이유는 이 단독부담 합의의 인정입니다. 이전 절차에서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으면 권리를 잃는다거나, 면접교섭을 방해한 벌로 양육비를 받지 못한다는 판단은 아닙니다. 양육자 변경을 포함한 전체 경과는 해당 심판의 원문 인용과 평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5년간 청구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포기 내용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9느단201690 심판에서 어머니는 이혼 후 연락이나 소송을 하지 않기로 공증했다는 점과 15년 동안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법무법인에 대한 사실조회로 공정증서를 작성한 사실은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서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공증했다는 사실만으로 양육비를 포기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추정하지 않았고, 양육자의 확정적이고 명시적인 포기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위 공정증서에 양육비 포기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것으로 함부로 추단할 수는 없다.”

앞 사건에서는 이전 심판·조정에서 보인 태도와 이후의 양육 경과가 단독부담 합의를 인정하는 자료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15년의 미청구와 공증 사실만으로 양육비 포기 내용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이혼할 때 이미 지급했다는 돈은 각서의 내용과 지급 경위를 살펴 양육비가 아닌 위자료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포기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자녀의 복리를 위해 양육비 부담을 다시 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모의 경제적 사정과 자녀의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과거 양육비 8,000만 원과 장래 월 100만 원을 정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15년간의 양육비를 인정한 심판 평석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기존 합의가 있다면 합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과 함께, 자녀의 필요에 비추어 부담을 변경해야 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민법 제837조 제5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한 양육 사항의 변경을 허용합니다. 변경 청구와 준비 자료는 양육비를 받지 않기로 한 합의의 효력에 관한 Q&A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3. 이미 지급하기로 정한 양육비는 장기간 미청구만으로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18가단37611·2019나16742 사건은 출발점이 달랐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양육비 총액 5,900만 원을 118개월에 걸쳐 지급하기로 하는 공정증서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약 10년간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았고, 이후 다시 함께 살면서 과거를 용서하기로 했으므로 채무가 없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문제 된 ‘실효의 원칙’은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데 더하여, 상대방이 더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리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적용됩니다. 법원은 아버지의 주장과 증거만으로 그러한 정당한 기대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함께 다시 살았다는 사실과 양육비를 독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약정한 지급의무를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법원은 일부 지급과 상계를 계산한 뒤 남은 채무의 집행을 허용했고, 항소심은 그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금액 계산과 항소심 경과는 공정증서 양육비 채무에 관한 통합 평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포기하지 않은 양육비라도 소멸시효는 따로 계산합니다

양육비 포기 합의가 없다는 것과 아직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았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대법원 2024. 7. 18.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은 양육비 액수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가 성년이 된 뒤 오랜 시간이 지나 청구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이 사건 자녀는 당시 법에 따라 1993년 11월경 만 20세로 성년이 되었고, 양육부모는 2016년에 과거 양육비를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협의나 심판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과거 양육비는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그 기간을 훨씬 넘겼으므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이러한 미확정 과거 양육비의 시효가 진행하지 않지만, 성년이 되면 계산이 시작됩니다. 종전 판례를 변경한 범위와 이유는 과거 양육비 소멸시효 판례 해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육비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했는지에 따라 시효를 구별합니다. 각 기간은 시효중단 등 별도 사정이 없는 경우의 기본 기준입니다.

청구하려는 양육비시효의 기본 기준
협의·심판으로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를 정하지 않은 과거 양육비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 미성년인 동안에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정기 양육비각 지급기일부터 3년.
판결·조정 등으로 확정된 채권 중 확정 당시 지급기일이 지난 부분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10년.
그 재판이 확정될 당시 지급기일이 아직 오지 않은 장래의 정기 양육비10년으로 연장되지 않고, 각 지급기일부터 3년.

정기금의 3년 시효와 재판으로 확정된 채권의 10년 시효는 민법 제163조와 제165조에 따른 구별입니다. 공증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일시금 채무나 총액을 정한 뒤 나누어 갚는 약정은 매월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양육비와 구별하여 계산해야 합니다.

앞의 청주 사건은 공정증서 채무의 소멸·실효 등을 판단한 사건으로, 소멸시효를 판단한 사례는 아닙니다. 실제 미지급액의 시효 계산과 회수 절차는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대처와 소멸시효에서 이어서 살펴보세요.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오래된 양육비 사건에서는 이혼 당시 합의서뿐 아니라 이후의 조정조서와 심판기록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친권·양육·면접교섭을 다시 정할 때 양육비를 어떻게 다뤘는지, 상대방에게 분담을 요구한 문자나 답변이 있는지가 당시의 의사를 설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이혼할 때 받은 돈이 있다면 위자료·재산분할금·양육비 중 어떤 명목이었는지 문서와 실제 지급 내역을 맞춰 보세요.

시효는 자녀의 성년일이나 각 지급기일에서 출발해 계산하되, 그 사이 소송·압류를 했거나 상대방이 채무를 인정한 내역을 반영해야 합니다. 오래 청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리 포기하지 말고, 기존 문서와 날짜를 기준으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전 합의서와 법원 문서, 지급 내역을 가지고 상담을 준비한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첫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하세요.

자료 출처

  • 부산가정법원 2018. 7. 30.자 2017느단200274·2017느단200398 심판 — 이전 친권자 변경절차와 면접교섭 경과를 포함한 단독부담 합의 인정.
  • 부산가정법원 2020. 11. 4.자 2019느단201690 심판 — 양육비 포기 의사의 증명, 장기 미청구에 관한 실효 주장 배척과 양육비 부담 변경.
  • 청주지방법원 2019. 10. 31. 선고 2018가단37611 판결 및 2020. 10. 22. 선고 2019나16742 판결 — 공정증서 채무 소멸·실효 주장에 대한 판단.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법원 2024. 7. 18.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 — 미확정 과거 양육비의 소멸시효와 성년 시점.
  • 대법원 1998. 7. 10.자 98스17·18 결정, 민법 제837조 제5항 — 양육비 부담에 관한 협의의 변경.
  • 민법 제163조·제165조 및 제168조 — 정기금·확정채권의 시효와 시효중단. 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다169 판결 —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와 10년 시효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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