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와 면접교섭을 모두 하지 않기로 한 합의는 유효한가요?

양육비를 받지 않는 대신 아이도 만나지 않기로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만으로 장래의 양육비 청구와 면접교섭 요구를 영구적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쪽 부모가 양육비를 전부 부담하기로 한 약정까지 처음부터 모두 무효라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양육비 부담 합의를 변경할 수 있는지와, 부모가 자녀의 면접교섭권까지 없앨 수 있는지는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비용이 늘거나 떨어져 사는 부모와의 만남을 원할 수 있습니다. 기존 합의를 바꾸어야 한다면 청구하는 사람과 대상 기간, 자녀의 현재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1. 양육비를 받지 않겠다는 합의는 나중에 변경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37조는 부모가 자녀의 양육과 비용 부담에 관하여 협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쪽 부모가 양육비를 전부 부담하기로 정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기존의 양육 사항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앞으로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겠다고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변경을 요구할 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양육비 포기·소송금지 공증 주장에도 양육비를 인정한 사례)

대법원 1991. 6. 25. 선고 90므699 판결에서는 어머니가 자녀를 데려와 양육하면서 아버지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기로 약정한 사안이 문제 되었습니다. 이후 어머니가 양육비를 청구하자, 원심은 약정 후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습니다. 어머니의 청구에는 종전 양육비 부담 약정을 변경해 달라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고, 자녀를 데려와야 했던 사정과 부모의 경제적 능력 등을 살펴 부담을 정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양육비 포기 약정을 모두 무효로 선언한 것이 아니라, 약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변경의 필요성을 심리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현재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사정뿐 아니라, 당시 어떤 이유로 합의했는지, 자녀에게 필요한 비용을 누가 감당하고 있는지,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의 부담 능력이 있는지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양육비 부담이 부당하게 정해진 사정이 있다면 그 점 역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 청구하지 않은 양육비에서 합의의 인정 여부가 달라진 이유는 과거 양육비의 인정·기각 사례 비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2. 면접교섭은 부모의 합의만으로 영구히 없앨 수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민법 제837조의2 제1항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면접교섭할 권리를 가진다고 정합니다. 면접교섭은 떨어져 사는 부모만의 권리가 아니라 자녀 자신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만나는 날짜와 장소, 연락 방법 등을 협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녀의 면접교섭권까지 영구적으로 없앨 수는 없습니다.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해야 할 사정이 있다면,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가정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대법원 2021. 12. 16. 자 2017스628 결정은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애착관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사정이나 양육부모의 강한 반대만으로 면접교섭을 배제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폭력이나 학대 등 안전 문제가 있다면 위험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면접교섭의 제한·배제 또는 안전한 진행 방법을 구해야 합니다. 양육비를 포기하는 대가로 접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는 방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면접교섭을 거부하거나, 면접교섭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정해진 양육비 지급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양육비 미지급에는 지급을 요구하는 절차로, 부당한 만남 거부에는 면접교섭을 정하거나 이행하게 하는 절차로 대응해야 합니다.

3. 법원 조정이 있어도 자녀 자신의 청구권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법원 조정조서에 양육비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어도, 그 조정의 당사자가 아닌 자녀 자신의 권리는 다음 판결과 같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3므11758 판결은 혼인 외 출생자가 아버지를 상대로 인지와 과거 부양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이혼한 부부의 사건은 아닙니다.

부모는 자녀의 양육비 지급 등을 약정하면서 아버지가 아이를 만나지 않는다는 내용도 함께 정했습니다. 이후 어머니가 제기한 약정금 소송에서는 아버지가 자녀의 양육비 등 부담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했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성년이 된 뒤 직접 아버지에게 과거 부양료를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부모 사이의 포기 약정만으로 자녀의 청구를 막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거나, 확정되었더라도 이행기가 오지 않은 부양료를 포기하는 합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에게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을 양육부모가 포기했던 과거 양육비도 언제나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한 사람은 자녀 자신이었습니다. 자녀의 부양료 청구와 양육부모가 자신이 지출한 양육비의 분담을 구하는 청구는 구분해야 합니다.

부모가 앞으로 부담할 양육비를 새로 정하는 문제와 이미 지난 기간의 비용을 청구하는 문제도 같지 않습니다. 청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느 기간의 비용인지, 종전에 어떤 합의나 법원 판단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위 판결이 아이를 만나지 않기로 한 조항의 효력까지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이미 합의했다면 무엇을 준비해 변경을 구해야 할까요?

당사자 간 합의서, 협의이혼 때 작성한 서류, 법원 조정조서나 결정문 등 합의의 내용과 형식을 확인할 문서를 모아야 합니다. 재산을 이전받거나 일시금을 지급받는 조건과 양육비 부담을 함께 정했다면 그 내용도 빠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협의이혼 과정의 문서라면 협의서와 양육비부담조서의 효력·변경도 구별해 확인해 보세요.

양육비를 다시 정하려는 양육부모는 가정법원에 양육비 부담을 정해 달라는 심판을 청구하면서, 기존 합의를 변경해야 할 사정과 원하는 금액·지급 시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미 법원 조정이나 심판으로 정해진 사항이 있다면 그 내용을 특정하여 변경을 구해야 합니다. 과거 비용까지 청구하려는 경우에는 장래 양육비와 구분하여 검토해야 합니다.

면접교섭을 다시 시작하려는 부모는 만남의 횟수와 시간, 장소, 자녀를 인계하는 방법 등을 정해 달라는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종전 법원 결정이 있다면 그 변경을 구합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면 자녀의 나이와 의사, 현재 관계를 고려하여 짧은 만남부터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거부나 안전 문제에 따라 만남의 방법을 조정하는 기준은 면접교섭의 제한·변경 절차와 준비자료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준비할 자료는 다음과 같이 쟁점에 맞추어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종전 합의서·조정조서·결정문: 무엇을 포기하거나 부담하기로 했는지, 다른 재산상 조건과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자녀의 생활비·교육비·의료비 자료와 부모의 소득 자료: 현재 필요한 양육비와 각자의 부담 능력을 설명합니다.
  • 기존 지급 내역과 양육 경과: 누가 어느 기간의 비용을 실제 부담했는지 구분합니다.
  • 면접교섭 경과와 안전에 관한 자료: 연락·만남이 중단된 이유, 자녀의 반응, 제한이 필요한 구체적인 사정을 설명합니다.

기존 법원 결정에 따른 양육비 지급이나 면접교섭에 문제가 생겼다면, 상대방에게 대응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중단하기보다 필요한 변경을 법원에 구하는 방향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이 문제에서는 “나중에 바꿀 수 있으니 일단 합의해도 된다”는 접근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를 변경하려면 당시의 경위와 현재의 필요성을 다시 설명해야 하고, 이미 지난 기간의 양육비는 별도의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자녀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부담과, 자녀가 안전하게 부모를 만날 방법을 각각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상대방과 직접 연락하는 일이 어렵다면 연락 창구와 인계 방법을 구체화하고, 만남 자체가 위험하다면 그 위험에 맞는 제한을 검토해야 합니다.

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부담, 면접교섭을 함께 검토하려면 양육권·양육비 실무 안내에서 관련 판단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합의서나 조정조서를 가지고 상담을 준비한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에 관한 안내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윤혜영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증서
법률사무소 온 윤혜영 변호사 연락처 안내 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