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 위자료를 지급한 뒤 함께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려면, 그 돈으로 상대방의 배상채무까지 함께 소멸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앞선 소송에서 각자의 부담액을 별도로 정하여 확정했다면, 자신에게 정해진 위자료를 지급한 것만으로 상대방에게 다시 나누어 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2. 3. 8. 선고 2021가단61453 판결은 같은 두 사람이 두 차례 부정행위를 한 사건에서, 첫 번째 위자료에 대한 구상청구는 기각하고 두 번째 위자료에 대해서는 50%의 구상을 인정했습니다. 서로 다른 결론을 가른 것은 앞선 위자료 소송의 청구 내용과 확정된 결정·판결의 범위였습니다.
1. 이혼 후 재결합한 부부 사이에서 부정행위가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 구상금 소송의 원고 A는 상간 상대방이고, 피고 B는 피해자 C와 혼인했던 사람입니다. C는 부정행위로 피해를 입어 앞선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배우자입니다.
A와 B는 2015년 무렵 첫 번째 부정행위를 했습니다. A는 C의 중학교 동창이기도 하여 B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C는 B를 상대로 이혼과 위자료 등을, A를 상대로는 B와 공동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것을 청구했습니다.
| 구분 | 앞선 소송에서 정해진 내용 |
|---|---|
| 1차 부정행위 | B는 C에게 위자료 1,500만 원을 지급하되, A가 지급할 위자료와 별개로 한다는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A에게는 위자료 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
| 2차 부정행위 | C와 B가 이혼 후 사실혼으로 재결합한 뒤 부정행위가 재개됐습니다. C는 A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위자료 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
첫 번째 소송 뒤 C와 B는 어린 아들을 돌보는 문제 등을 고려하여 다시 함께 살았습니다. 혼인신고를 다시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혼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10월경 B가 A에게 먼저 연락하면서 두 사람의 부정한 관계가 재개됐고, 이를 알게 된 C는 사실혼관계를 끝냈습니다.
A는 두 차례의 위자료 판결에 따라 C에게 돈을 지급한 뒤 B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두 차례 모두 B가 적극적으로 연락한 점 등을 들어 B의 책임이 최소 60%라고 주장하며, 위자료 원금 합계 6,000만 원의 60%인 3,6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2. 구상금은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가해자 사이의 분담을 나누어 봅니다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공동불법행위책임으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하는 책임과, 두 가해자 사이에서 최종적으로 얼마씩 부담할지는 구별됩니다.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14112 판결에 따르면, 공동불법행위자 중 한 사람이 자신의 부담부분을 넘어서 변제하여 다른 사람도 함께 책임을 면하게 했다면 다른 사람의 부담부분에 관하여 구상할 수 있습니다.
3. 첫 번째 위자료는 각자의 책임을 별도로 정했으므로 구상할 수 없었습니다
첫 번째 소송에서 B에게 내려진 화해권고결정에는 위자료 1,500만 원을 지급하되, “원고가 C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위자료와는 별개로 한다”는 단서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원고는 이 구상금 소송의 원고인 A를 가리킵니다. 이후 A에게는 별도로 3,000만 원의 위자료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 법원은 이를 단순히 지급액이 다른 두 결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C와 B의 이혼소송을 조기에 해결하고, 나중에 A와 B 사이에서 다시 구상금 소송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자가 부담할 위자료를 구분하여 정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A는 위자료 판결에 항소했다가 취하했고, 결정과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첫 번째 부정행위에 관한 원칙적인 부진정연대책임이 해소되고, A와 B가 각자의 부담부분에 한정한 분할책임을 지게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A가 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한 것은 자신의 몫을 이행한 것이므로, 그중 일부를 다시 B에게 구상할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다만 법원은 피해자의 명시적인 일부 청구가 없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책임을 나누어 판결하는 것이 처분권주의에 비추어 타당한지는 논쟁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처분권주의는 당사자가 청구한 범위를 벗어나 법원이 임의로 판결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의 판단은 앞선 결정·판결이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그 효력을 해석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4. 두 번째 위자료는 전체 손해를 배상했으므로 구상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소송에서는 C가 A만을 상대로 4,000만 원을 청구했고, 법원은 3,0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B는 A가 그 소송에서 앞으로 구상금 문제로 다시 얽히고 싶지 않다고 밝히면서 조정·화해를 희망했으므로, 판결금 3,000만 원도 A의 몫만 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두 가지 자료를 확인하여 이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C의 소장에는 B의 부담부분을 제외하고 A의 몫만 청구한다는 표시가 없었고, 위자료 판결 이유 역시 두 사람의 부정행위로 C가 입은 전체 정신적 손해를 3,000만 원으로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묵시적으로 일부만 청구했다고 볼 특별한 사정도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A가 판결에 따른 위자료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함으로써 B의 공동불법행위책임까지 함께 소멸했고, 그중 B의 내부 부담부분을 구상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청구액 4,000만 원 중 3,000만 원만 인정됐다는 것과, A의 부담부분만 따로 정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판결에서 청구가 일부 인용됐다는 사실만으로 구상권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5. B가 먼저 연락했는데도 내부 책임을 50%씩 정한 이유
A는 B가 먼저 연락하여 관계를 재개했으므로 B가 최소 60%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이 인정한 두 번째 부정행위의 내부 책임비율은 A와 B 각 50%였습니다.
법원은 B가 먼저 연락한 사실과 함께 A의 태도도 살폈습니다. A는 첫 번째 위자료를 지급하면서 C를 조롱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법원은 이러한 태도와 B의 재연락에 쉽게 응하여 다시 부정행위로 나아간 경위를 연결하여 평가했습니다. 관계를 끝내는 과정에서 서로와 각자의 상대방에게 보인 태도, 가족환경과 재산상태 등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이 사건의 50%는 위와 같은 재연락·응답과 관계 중단 경위 등을 함께 평가한 결과이며, 상간 구상금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비율은 아닙니다.
이러한 경위를 자료로 정리할 때는 처음 연락한 메시지뿐 아니라 이후의 응답, 만남, 관계를 중단하는 과정까지 연결해 살펴야 합니다. 대화의 전후 맥락과 실제 행동을 대조하는 증거 정리 방법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6. 3,600만 원을 청구했지만 1,500만 원이 인정됐습니다
| 항목 | 청구와 판단 |
|---|---|
| A의 청구 | 1·2차 위자료 원금 합계 6,000만 원 × B의 부담비율 60% = 3,600만 원 |
| 1차 위자료 | A 자신의 분할책임을 이행한 것이므로 구상금 인정액 0원 |
| 2차 위자료 | 위자료 원금 3,000만 원 × B의 부담비율 50% = 구상금 1,500만 원 |
A가 두 번째 소송 후 실제 지급한 원리금은 32,743,336원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위자료 원금 3,000만 원을 기준으로 구상금을 청구했고 법원도 그 원금에 50%를 적용했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근거로 이미 지급한 지연손해금은 언제나 구상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인정된 구상금 1,500만 원에는 A의 변제일인 2021년 10월 8일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2년 3월 8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2%가 붙었습니다. 법원은 B가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보아 판결 선고일까지 민법상 이율을 적용했습니다.
아래 원문 중 첫 번째 위자료 판결에 나오는 연 15%는 2016년 판결 당시의 이율입니다. 2022년의 이 구상금 판결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를 적용했으며, 현재 그 법정이율도 연 12%입니다.
7. 판결문 원문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2. 3. 8. 선고 2021가단61453 판결 [구상금]
사 건
2021가단61453 구상금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건율 담당변호사 장지원
피고
B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소진
변론종결
2022. 2. 15.
판결선고
2022. 3. 8.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10. 8.부터 2022. 3. 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6,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10.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가. 1차 부정행위 및 1차 소송의 진행 경과
(1) 피고는 2011. 8. 3. C와 혼인하여 2013년에 아들을 낳았으나, C가 종종 과음을 하면 피고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여 부부관계가 소원하던 중, 원고를 2015년 무렵에 만나서 부정행위를 하게 되었다(이하 ‘1차 부정행위’라 한다). 당시 원고는 미혼인 상태였으나, 피고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같은 지역에서 1살 많은 오빠로 알고 지냈으며 C의 중학교 동창이기도 하여, 피고가 C와 혼인하여 배우자가 있는 상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2) C는 피고와 원고의 부정행위를 알게 되자, 원주지원 2016드단73호로 배우자인 피고를 상대로는 이혼, 위자료 5,000만원, 재산분할, 친권자 · 양육권자 지정, 양육비 지급을 청구하고, 상간자인 원고를 상대로는 피고와 공동하여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3) 법원은 ① C와 피고 사이에서는 두 사람이 이혼하고, C가 피고에게 재산분할로 2,500만원을 지급하며, 피고가 C에게 위자료로 1,500만원을 지급하고(이에 관하여 ‘원고가 C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위자료와는 별개로 한다’는 단서를 명시하였다), 사건본인의 양육권자로 C를 지정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화해권고결정을 하여 그대로 확정되었으며(원주지원 2016. 9. 19.자 2016드단73 화해권고결정), ② C와 원고 사이에서는 ‘원고가 C에게 3,000만원과 이에 대하여 2016. 5. 18.부터 2016. 10.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주문의 ‘청구 일부 인용’ 판결을 선고하여, 원고가 항소하였다가 항소를 취하하여 그대로 확정되었다(원주지원 2016. 10. 17. 선고 2016드단73 판결, 이하 통틀어 ‘1차 소송’이라 한다).
(4) C와 피고 사이에서는 위 화해권고결정에서 정한 재산분할금 2,500만원과 위자료 1,500만원을 상계 처리하고, C가 2017. 1. 6. 피고에게 나머지 재산분할금 1,000만원을 지급하였다.
(5) 원고는 2016. 12. 20.경 C에게 위 판결에서 정한 위자료 원리금 합계 33,454,599원을 지급하였다.
나. 2차 부정행위 및 2차 소송의 진행 경과
(1) 1차 소송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C는 일단 피고와 이혼하였으나, 둘 사이의 아들이 아직 어려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정을 감안하여 피고를 용서하고 재결합하기로 하였다. 이에 C와 피고는 다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으나 부부공동생활을 함으로써 사실혼관계를 유지해 왔다.
(2) 위와 같이 1차 소송이 끝난 이후로는 원고와 피고가 한동안 서로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았으나, C와 피고 사이의 사실혼관계가 소원해지자 다시 피고가 2019. 10.경 원고에게 연락을 함으로써 2019. 11.경부터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당시 원고는 ‘D’과 교제 중인 상황이었음에도 피고와 만나서 부정행위를 하였다(이하 ‘2차 부정행위’라 한다). 2020. 1.경 C에게 2차 부정행위가 적발되자 원고는 피고에게 부정한 관계를 그만두자고 말했으나, 피고가 원고의 집에 찾아가 난동을 부려 D이 원고와 피고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D이 피고에게 원고와 헤어질 것을 종용하여 결국 원고와 피고는 부정한 관계를 중단하였고, 2020. 4.경 원고는 D과 결혼하였다.
(3) 2차 부정행위로 인하여 C는 피고와의 사실혼관계를 끝냈고, 2021. 4.경 원고를 상대로 위자료 4,000만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원고가 C에게 3,000만원과 이에 대하여 2021. 4. 21.부터 2021. 9.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주문의 ‘청구 일부 인용’ 판결을 선고하여 그대로 확정되었다(원주지원 2021. 9. 17. 선고 2021드단10524 판결, 이하 ‘2차 소송’이라 한다).
(4) 원고는 2021. 10. 8. C에게 위 판결에서 정한 위자료 원리금 합계 32,743,336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12호증, 을 제1~1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와 피고 사이의 1차 부정행위와 2차 부정행위는 C와 피고 사이의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는 공동불법행위로서 피해자 C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의 불법행위책임과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는데, 원고가 자신의 내부적 부담 부분을 뛰어넘어 대외적으로 피해자 C에게 그 전체 손해액을 배상함으로써 피고의 내부적 부담 부분까지 면책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의 내부적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2) 1차 부정행위와 2차 부정행위 모두 피고가 적극적으로 원고에게 연락하여 부정행위에 이르렀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내부적 부담 부분은 최소 60%하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600만원(= 1차, 2차 소송에서 정한 위자료 원금 합계 6,000만원 × 0.6)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최종 변제일인 2021. 10.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1차 부정행위 관련 위자료의 구상 가능 여부
(1) 부부의 일방이 부정행위를 하여 성적 성실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부부의 일방은 그로 인하여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무를 진다. 한편 제3자도 타인의 부부공동생활에 개입하여 부부공동생활의 파탄을 초래하는 등 그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므로,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그리고 부정행위를 한 부부의 일방과 제3자가 부담하는 불법행위책임은 공동불법행위책임으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2)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부진정연대책임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부분이 있고, 이 부담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기여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14112 판결 등 참조).
(3) 한편, 채권자는 연대채무자 전원이 아닌 어느 연대채무자만을 상대로 채무의 전부나 일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민법 제414조), 공동불법행위의 피해자도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이 아닌 일부만을 상대로 손해 중 일부만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공동불법행위자의 사이의 구상관계를 포함하여 분쟁을 1회에 해결하기 위하여 어느 공동불법행위자만을 상대로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내부적 부담부분에 따른 책임의 범위에 대한 일부 청구를 하는 것도 가능하며, 이와 같은 형태의 일부 청구를 인정할 필요성과 효용성은 공동불법행위자 중 일부가 피해자와 신분상, 생활상 일체를 이루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크다.
그래서 혼인 중 부정행위 관련 위자료 청구소송에서도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자신의 배우자의 부담부분은 제외하고 상간자만을 상대로 상간자의 부담부분에 한하여 일부 청구를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런데 피해자가 그와 같이 명시적으로 일부 청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간자만을 피고로 하여 또는 상간자와 자신의 배우자를 공동피고로 하여 발생한 전체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사례에서도, 법원이 ‘분쟁의 1회적 해결’이나 ‘손해의 공평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근본취지’를 고려하여 전체 손해액에 대한 배우자와 상간자의 부진정연대책임을 각 사람의 내부적 부담부분에 대한 배상책임으로 분할하여 지급하도록 조정 · 화해를 시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와 같은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도 비록 드물기는 하지만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 11. 선고 2021가단5161692 판결 참조). 피해자의 명시적 일부 청구가 없는 상황에서도 법원이 과연 그와 같은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처분권주의’의 측면에서 타당한지에 관하여 논쟁의 소지가 있으나, 해당 사건의 당사자가 불복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그로써 배우자와 상간자의 부진정연대책임은 각 사람의 내부적 분담부분으로 한정된 분할채무가 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4) 앞서 살펴본 1차 소송의 진행 경과에 의하면, 피해자 C는 당초 원고와 피고 모두를 상대로 1차 부정행위로 인한 전체 손해에 대한 배상액으로서 위자료 5,000만원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① 피고에 대하여 C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하면서 ‘원고가 C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위자료와는 별개로 한다’는 단서를 명시하였고, ② 원고에 대하여 C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법원이 이와 같이 C에게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와 원고가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를 구분하여 처리한 것은, C와 피고 사이의 이혼소송을 조기에 해결함과 동시에 1차 소송 종료 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다시 내부적 부담부분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하는 후속 소송이 야기되는 것을 방지하여 분쟁이 1회적으로 해결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법원의 이러한 조치에 대하여 쌍방 당사자들이 불복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1차 부정행위에 대한 원칙적인 부진정연대책임은 해소되고 확정된 화해권고결정과 판결에 따라 각기 자신의 분담부분에 한정하여 분할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5) 따라서 1차 소송의 판결에서 법원이 원고에 대하여 정한 위자료 3,000만원을 원고가 C에게 지급하였다면 이는 원고 자신의 부담부분에 한하여 변제한 것일 뿐, 거기에 피고의 부담부분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1차 부정행위 관련 구상금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라. 2차 부정행위 관련 위자료의 구상 가능 여부
(1) 앞서 살펴본 2차 소송의 진행 경과에 의하면, 피해자 C는 원고만을 상대로 2차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한 배상액으로서 위자료 4,000만원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법원은 ‘원고가 C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2) 피고는, 2차 소송의 2021. 7. 14.자 준비서면(이 사건의 갑 제11호증) 5쪽에서 원고가 ‘자신은 2차 소송 결과에 따라 C에게 위자료를 지급한 이후에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다시 피고와 연루되고 싶지 않고, 소송경제와 분쟁의 1회적 해결을 위해서도 모든 문제가 고려된 조정 · 화해절차를 통해서 2차 소송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표시함으로써 C가 청구한 위자료 4,000만원의 감액(일부 인용)을 적극 주장하였으므로, 2차 소송의 판결에서 법원이 정한 위자료 3,000만원은 피고의 부담부분은 제외하고 원고의 부담부분만을 고려하여 결정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2차 소송의 판결에 따라 C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원고 자신의 부담부분만에 한하여 변제한 것일 뿐이므로, 1차 부정행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차 부정행위의 경우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구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3) 그러나 2차 소송의 C의 소장(이 사건의 갑 제10호증)에 의하면, 피해자 C가 원고를 상대로 2차 소송을 제기하면서 2차 부정행위와 관련하여 피고의 부담부분은 제외하고 원고의 부담부분에 한하여 분할하여 일부 청구하는 것이라고 표시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묵시적인 일부 청구’를 한 것이라고 해석할 만한 특별한 사정에 관한 주장 · 증명도 전혀 없다. 또한 2차 소송의 판결(이 사건의 갑 제3호증) 이유를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2차 부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C에게 발생한 손해(정신적 고통) 전체에 대한 위자료로서 3,000만원을 결정한 것일 뿐, 원고의 내부적 부담부분으로 한정하여 위자료 액수를 결정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2차 소송의 판결에 따라 피해자 C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함으로써 원고와 피고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이 모두 소멸하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4) 1차 소송 후에 다시 2차 부정행위에 이른 경위(비록 1차 소송 종료 후 약 3년이 경과한 시점에 피고가 먼저 원고에게 연락을 함에 따라 부정한 관계가 재개되기는 하였으나, 원고도 1차 소송 후 피해자 C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면서 다시 C를 조롱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진정으로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거나 피해자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지는 않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피고가 다시 연락해왔을 때 곧바로 쉽게 2차 부정행위로 나아갔던 사정), 부정한 관계를 중단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가 상대방 및 상대방의 짝에게 보인 태도, 원고와 피고의 가족환경, 재산상태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2차 부정행위에 대한 원고와 피고의 내부적 책임비율은 각각 50%씩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5)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차 부정행위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책임 중 피고의 부담부분에 해당하는 1,500만원(= 2차 소송의 판결에서 정한 위자료 원금 3,000만원 × 0.5)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변제일인 2021. 10. 8.부터 피고가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3. 8.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승패비율에 따라 분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상간 구상금 사건에서는 책임비율을 주장하기 전에 앞선 소장, 판결문, 조정조서나 화해권고결정, 실제 지급 자료를 먼저 맞추어 보아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 몫이 남아 있는지 확인한 다음, 그 비율을 판단할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순서입니다.
앞선 사건을 합의로 마무리하려는 경우에도 위자료 액수와 함께 그 지급 범위를 살펴야 합니다. 전체 손해를 배상하는 것인지, 특정인의 부담부분만 정산하는 것인지, 당사자 사이의 구상 문제까지 정리하는 것인지가 문구와 당사자 구성에 드러나야 이후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관계의 주도권을 다투는 경우에는 처음 연락한 사람뿐 아니라, 상대방의 혼인관계를 알고 있었는지, 관계를 계속하거나 재개한 과정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까지 정리해야 합니다. 부정행위의 책임과 위자료를 판단하는 기본 기준은 배우자의 부정행위와 위자료 인정 기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상간 구상금 부담비율은 어떤 사정에 따라 달라지나요?)
부정행위에 따른 이혼·위자료·상간소송의 전체 흐름은 배우자 외도와 상간소송 총정리에서, 상담 전 자료 정리와 사건 수행 방식의 확인 사항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준비 안내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평석 대상: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2. 3. 8. 선고 2021가단61453 판결. 관련 판결 검색은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 법리: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14112 판결.
이율 근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