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노트북의 배우자 구글 사진첩을 열어본 행위가 유죄가 된 이유 – 수원지방법원 2024노7552

함께 쓰던 노트북에 배우자의 구글 계정이 로그인되어 있어도, 그 사진첩에 접근할 권한까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수원지방법원은 배우자의 허락 없이 사진첩을 탐색하고 사생활 사진을 내려받아 이혼·민사소송에 제출한 행위에 대하여, 정보통신망 침입과 비밀 침해·누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초범이고 반성하는 점,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고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일부 인정된 점 등을 고려하여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볼 수원지방법원 2025. 4. 25. 선고 2024노7552 판결은 대법원 파기환송 후의 항소심 판결입니다.

1. 공동 노트북에서 발견한 배우자의 사진첩을 소송자료로 사용했습니다

피고인 A와 배우자 B는 2018년 4월 말경부터 별거했습니다. A는 같은 해 6월경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던 노트북에 B의 구글 계정이 로그인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A는 평소 B의 아이디는 알았지만 비밀번호는 몰랐고, 사진첩을 이용하면서 B의 허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A는 약 2~3일에 걸쳐 사진첩에 들어가 사진을 보거나 일부를 내려받았고, 공유 설정도 변경했습니다. 취득한 자료에는 2018년 5월 12일경부터 6월 23일경까지 B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A는 이를 B와의 이혼소송 및 F와의 민사소송에 제출했습니다.

이 사건은 화면에 우연히 나타난 사진 한 장을 본 데 그치지 않습니다. 로그인 상태를 이용하여 배우자의 계정 사진첩을 계속 탐색하고 파일을 취득한 뒤, 다른 재판에 제출한 일련의 행위가 문제 되었습니다.

2. 1심의 일부 무죄 판단은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1심도 사진을 몰래 내려받아 법원에 제출한 행위는 비밀 침해·누설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미 로그인된 계정의 기능을 이용한 것만으로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이 바로잡은 것은 이 무죄 부분입니다.

재판 단계정보통신망 침입 판단그 밖의 판단과 결과
1심: 수원지방법원 2020. 7. 23. 선고 2020고정766이미 접속된 상태에서 사진을 탐색한 행위는 침입이 아니라며 무죄비밀 침해·누설은 유죄.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환송 전 항소심: 수원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20노40761심의 무죄 판단 유지검사의 법리오해·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 기각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도5555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했더라도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접속은 침입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원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
환송 후 항소심: 수원지방법원 2025. 4. 25. 선고 2024노7552정보통신망 침입도 유죄 인정비밀 침해·누설과 함께 판단하여 1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환송심은 새로 유죄로 판단한 침입 행위와 기존의 비밀 침해·누설 행위에 하나의 형을 정해야 한다고 보아, 1심의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하고 다시 판결했습니다. 선고유예할 벌금 액수는 200만 원으로 같았지만, 범죄로 인정된 행위의 범위는 달라졌습니다.

3.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무단 접속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도5555 판결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이 보호장치를 부수거나 비밀번호를 새로 입력하는 방식의 침입만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접근권한은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구글은 B에게 사진첩 접근권한을 부여했습니다. A는 B나 구글의 승낙 없이, B의 계정이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사진첩에 접속하는 명령을 입력했습니다. 대법원과 환송심은 이러한 접속이 정보통신망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사진을 내려받고 법원에 제출한 행위에도 별도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의 무단 침입과 제49조의 비밀 침해·누설은 판단 대상이 다릅니다. 전자는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들어간 행위에 관한 것이고, 후자는 정보통신망으로 처리·보관·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하거나 누설한 행위에 관한 것입니다.

대법원 2017도15226 판결은 여기서 말하는 비밀을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로 설명했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비밀을 아직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는 행위는 비밀 누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본건 1심은 B의 개인 계정에 올라 있던 사진을 개인의 비밀로 보았고, A가 이를 몰래 내려받아 소송자료로 법원에 제출한 행위를 비밀 침해·누설로 판단했습니다. 환송심 역시 이 범죄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판단은 타인의 사생활이 담긴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는 모든 경우를 처벌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취득한 배우자의 비밀을 소송에 제출했다는 취득 경위와 자료의 성격이 함께 문제 되었습니다.

5.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는 어떤 사정을 고려한 결과일까요?

환송심은 A가 초범이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범행에 이른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고발인 F의 A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일부 인정된 점을 양형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 밖에 A의 성행과 환경, 범행 동기,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선고유예는 범죄 성립을 인정하면서 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단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선고유예할 형을 벌금 200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벌금 200만 원을 바로 납부하라는 판결이나 무죄판결과는 구별됩니다.

고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일부 인정되었다는 사정은 A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진첩 접속과 비밀 취득·누설이 적법한 행위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6. 형사책임과 민사재판에서의 증거 사용 가능성은 따로 판단합니다

이 형사판결은 A의 접속·취득·제출 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단한 사건입니다. 사진이 이혼·민사재판에서 어떤 증거로 채택되었고 각 청구의 결론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는 이 판결문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F의 손해배상책임이 일부 인정되었다는 양형 사정만으로 해당 사진의 증거능력까지 판단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증거능력에 관한 별도의 기준은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본건의 후속심이 아닌 다른 상간 손해배상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위법하게 수집한 자료라도 특별한 증거배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수집 경위, 사생활 침해 정도, 증거 확보의 필요성·긴급성 등을 비교하여 민사재판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휴대전화의 문자·사진 등을 촬영한 자료의 증거 사용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여 녹음한 비공개 타인 간 대화는 법률상 증거배제 규정이 적용됩니다. 사진과 위법 녹음을 같은 기준으로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이 구별은 위법하게 수집한 녹음·문자·사진의 민사 증거능력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민사상 증거 사용 가능성이 있더라도, 접근·취득·누설 과정의 형사책임은 별도로 남을 수 있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배우자의 계정 자료를 확보하기 전에는 접근권한과 허락받은 이용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의 구글 드라이브나 이메일에 접속해도 되나요?)

상담에서는 자료의 내용뿐 아니라 계정 명의, 접근을 허락받은 적이 있는지, 실제로 열람·복사·공유한 범위, 이미 제출하거나 전달한 상대방까지 설명해야 합니다. 이 사실관계가 있어야 자료를 소송에 사용할 수 있는지와 그 과정에서 부담할 책임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외도 입증을 준비할 때에는 이미 적법하게 확보한 자료가 어떤 사실을 뒷받침하는지 먼저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필요한 자료와 기간을 특정하여 증거보전·사실조회 등 법원 절차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편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입증 방향은 부정행위의 판단 기준과 증거 수집 전략에서 이어서 설명합니다.

이혼과 상간 위자료 청구의 전체 쟁점은 배우자 외도와 상간소송 종합 안내에서, 자료의 수집 경위까지 포함한 상담 준비는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요령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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