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혐의로 무죄가 확정되었다고 해서, 고소한 배우자가 거짓 고소로 혼인을 파탄시켰다는 결론이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창원지방법원은 남편의 폭행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 것과 아내의 고소가 허위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부의 이혼은 인정하되, 혼인파탄의 책임이 쌍방에게 대등하게 있다고 보아 양측의 위자료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26. 9. 17. 선고 2026르1064·2026르1065 판결은 아내의 책임을 인정했던 1심을 변경한 항소심 판결입니다.
1. 1심의 아내 책임 판단이 항소심에서 달라졌습니다
남편은 본소로, 아내는 반소로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두 사람이 상대방에게 청구한 위자료는 각각 1,000만 원이었습니다. 남편은 처가 식구들에 대한 지속적인 부양료 요구와 허위 고소를, 아내는 경제적 부양의무 불이행과 폭언·폭행 등을 혼인파탄의 원인으로 주장했습니다.
1심인 창원지방법원 2026. 6. 2. 선고 2025드단1171·2025드단1585 판결은 아내의 잘못으로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보았습니다. 항소심 판결에 첨부된 이해하기 쉬운 판결 설명에 따르면, 1심은 아내의 과도한 금전 요구와 거짓 고소를 인정하여 남편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아내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했습니다. 이에 아내가 항소했습니다.
| 쟁점 | 1심 | 항소심 |
|---|---|---|
| 이혼 청구 | 남편의 이혼 청구 인용 | 남편·아내의 이혼 청구 모두 인용 |
| 혼인파탄 책임 | 아내의 책임 인정 | 쌍방의 책임이 대등하다고 판단 |
| 위자료 | 아내에게 지급 명령 | 양측 청구 모두 기각 |
항소심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고 소송총비용도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보는 결과는 위 항소심의 판단이며, 그 이후 상고 여부와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 서로 주장한 이혼사유가 모두 인정되어야 이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소심은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보아, 민법 제840조 제6호에 따라 본소와 반소의 이혼 청구를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각자가 상대방에게 제기한 비난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두 사람은 2025년 2월 9일부터 별거했고, 서로 이혼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여기에 관계 회복을 위한 구체적·적극적 노력이 없고 앞으로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사정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는 재판상 이혼사유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따라서 이혼을 원한다는 입장과 상대방이 주장한 폭행·유기·허위 고소를 인정한다는 입장은 구별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아내는 남편이 주장한 파탄 책임을 다투면서 자신의 이혼 청구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대응의 차이는 이혼에는 동의하지만 상대방이 주장한 이혼사유는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3. 폭행 무죄가 확정되어도 허위 고소와 파탄 책임은 따로 판단합니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여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내는 2025년 2월 1일 남편을 고소했고, 남편은 폭행죄로 기소되었으나 무죄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 형사판결만으로 아내의 고소가 허위였다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폭행의 증명 부족과 고소 내용의 허위는 다른 문제입니다
법원은 무죄판결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일 뿐 공소사실이 허위라는 점이 증명되었다는 취지는 아닌 점”
남편이 아내를 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한편 아내가 항소심에 추가로 제출한 증거,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피해 부위 사진 등을 고려하면 고소 자체가 거짓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고소가 혼인파탄에 미친 영향도 살폈습니다
고소는 남편이 이미 이혼 본소를 제기한 뒤에 이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시간적 순서도 고려하여, 남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고소가 허위라거나 혼인파탄의 주된 또는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의 고소는 언제나 책임 판단에서 제외된다는 뜻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갈등이 시작된 경위, 소송을 제기한 시점, 고소의 내용과 근거를 연결해서 살펴야 합니다.
처가 부양료 요구도 파탄의 주된 원인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지속적으로 처가 식구들에 대한 부양료 지급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그러한 요구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혼인이 파탄될 정도였다거나 파탄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처가에 대한 금전 요구를 모두 정당하다고 인정한 판단이 아닙니다. 요구의 부적절성에 관한 평가와, 그 요구 때문에 혼인이 파탄되었다는 인과관계의 증명은 구별됩니다.
4. 아내가 주장한 악의의 유기와 심히 부당한 대우도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경제적 부양의무 불이행, 반복적인 폭언과 집에서 내보내려는 시도, 2025년 1월 21일의 폭행 등을 주장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민법 제840조 제2호·제3호·제6호에 따른 이혼을 청구했습니다.
제2호와 제3호의 조문은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법원은 악의의 유기를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의무를 포기하고 상대방을 버린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심히 부당한 대우는 혼인을 계속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가혹할 정도의 폭행·학대 또는 모욕을 받은 경우를 뜻한다고 보았습니다. 후자의 판단 기준으로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므14763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아내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주장한 사실이나 위 요건에 해당하는 대우를 인정하기에 부족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2호·제3호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앞서 살펴본 별거와 관계 회복 가능성 등을 근거로 제6호의 이혼사유는 인정되었습니다.
폭력이나 유기를 주장할 때에는 구체적인 행위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신고 사실뿐 아니라 당시의 진술, 사진, 진료자료 등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자료 확보와 형사절차의 결과를 이혼소송에 연결하는 방법은 가정폭력 신고와 이혼소송 증거 준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위자료가 모두 기각된 이유는 쌍방의 파탄 책임이 대등했기 때문입니다
항소심은 부부가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대화로 갈등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상대방을 비난하며 반목과 대립을 지속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갈등이 깊어져 혼인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고, 그 책임이 두 사람에게 대등하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쌍방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과 쌍방의 파탄 책임이 대등하다는 것은 다릅니다. 각자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한쪽의 행동이 혼인파탄의 주된 원인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위자료 기각은 서로를 비난했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제출된 증거와 갈등의 경위를 종합한 책임 평가에 따른 것입니다.
대등한 책임과 이혼 위자료의 관계는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6678 판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부정행위로 인한 이혼 위자료가 문제 된 사건에서, 혼인파탄에 대한 부부의 책임이 대등하다면 상대방 배우자의 파탄에 관한 손해배상의무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이 사건의 상고심이 아니라, 대등한 책임의 법적 의미를 설명하는 별도의 판례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양측이 청구한 1,000만 원씩을 서로 상쇄해 지급액을 없앤 것이 아닙니다. 항소심은 각자의 이혼 위자료 청구 자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형사사건의 결과를 이혼소송에 제출할 때에는 ‘무죄’라는 결론과 함께 그 이유를 읽어야 합니다. 폭행의 증거가 부족하여 무죄가 된 사건에서 배우자의 허위 고소 책임을 주장하려면, 무엇이 허위인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고소가 부부관계를 악화시킨 경위와 기존 갈등의 진행 과정도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위자료 청구를 반박할 자료와 자신의 손해배상 청구를 뒷받침할 증거를 각각 준비해야 합니다.
우선 다툼이 있었던 날짜, 구체적인 말과 행동, 당시 남은 자료, 별거와 소송·고소의 시점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별 행위가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와 혼인파탄 책임을 판단하는 전체 기준은 이혼사유와 증거에 관한 종합 안내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상담을 앞두고 판결문과 사건 경위를 정리하는 방법, 사건을 맡길 변호사에게 확인할 사항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료 출처
창원지방법원 2026. 9. 17. 선고 2026르1064(본소)·2026르1065(반소) 판결 — 본소·반소 이혼 인용, 폭행 무죄와 허위 고소의 구별, 쌍방의 대등한 파탄 책임과 위자료 기각. 창원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과 그 안의 이해하기 쉬운 판결 설명을 바탕으로 1심 경과를 함께 정리했습니다. 1심은 창원지방법원 2026. 6. 2. 선고 2025드단1171·2025드단1585 판결입니다.
민법 제840조 제2호·제3호·제6호 — 악의의 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관한 조문입니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므14763 판결 — 심히 부당한 대우의 판단 기준. 대상 판결이 직접 인용한 판례입니다.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6678 판결 — 대등한 혼인파탄 책임과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의무의 관계를 설명하는 비교 판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