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배우자의 부정행위, 혼인파탄 항변과 증거 판단 –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14582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 부정행위를 발견했다고 해서, 그 관계가 이혼소송 뒤에 시작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부정행위의 시작 시점과 그 당시 부부의 혼인생활 상태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한쪽이 먼저 이혼소송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부산가정법원 2020. 1. 21. 선고 2018드단214582 판결은 원고의 오랜 친구가 원고의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모텔 결제내역과 카드 사용내역, 통화내역, 메시지, 목격 당시의 모습 등을 함께 살펴 관계가 2017년 9월경부터 이어졌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미 혼인이 파탄된 뒤의 관계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위자료 1,5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1. 이혼 문제를 상의했던 친구가 부정행위의 상대방이었습니다

원고와 배우자인 병은 2006년 9월경 결혼식을 올리고 같은 해 12월 13일 혼인신고를 했으며, 판결 당시 미성년 자녀 세 명을 두고 있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가족 여행을 함께 다닐 만큼 가까운 친구였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피고와 병은 2017년 9월경 강좌 수강 등을 계기로 가까워져 따로 연락하고 만났습니다. 이후 매월 3~4회 모텔 등에서 성관계를 갖고, 피고가 병의 지방 출장에 동행하는 등 연인관계로 지냈습니다.

병은 2018년 8월 22일경 원고가 자신과 시댁을 부당하게 대우하여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주장하며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도 시댁 문제로 다툰 사실은 있었지만, 부부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어려움을 견뎌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혼 요구에 충격을 받은 원고는 피고에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변호사 면담에도 함께 갔습니다.

부정행위의 단서는 이혼소송을 준비하면서 확인한 병의 거래내역에서 나왔습니다. 2017년 9월경부터 모텔 방문이 반복되었고, 이용한 모텔은 병의 직장과 무관한 지역에 있었습니다. 피고의 집 인근 편의점과 식당에서 결제한 내역도 확인되었습니다. 원고는 병이 귀가하지 않는 날 피고의 집 앞에서 연락했다가 피고가 거짓말로 둘러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시점사건의 경과
2017년 9월경법원이 인정한 부정행위 관계의 시작 시점입니다. 모텔 방문과 별도의 만남이 이어졌습니다.
2018년 8월 22일경병이 원고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8년 10월 15일원고가 병과 피고가 모텔에서 함께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2018년 10월 23일원고와 병 사이에 이혼조정이 성립했습니다.
2018년 11월 8일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9년 12월 17일이 사건의 변론이 종결되었습니다.
2020년 1월 21일피고에게 위자료 1,500만 원과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원고는 처음에는 병이 유책배우자이므로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고 자신도 이혼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거주지 아파트 대출이자를 독촉받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면서 조정으로 혼인을 해소했습니다. 나중에 이혼에 합의했다는 사실과, 부정행위가 시작될 당시 이미 혼인이 파탄되었는지는 서로 다른 시점의 문제입니다.

2. 친구라는 관계는 기혼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와 가족 여행까지 함께했던 오랜 친구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관계에 비추어 피고가 병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하여, 제3자가 부정행위로 타인의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법리를 이 사건에 적용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오랜 친구이므로 병에게 배우자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병을 만나 연인관계로 지내며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고 병의 지방 출장에 동행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이러한 행위로 원고의 혼인관계가 침해되었거나 그 유지가 방해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책임은 친구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기혼 사실을 알면서 부정행위로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한 데 있습니다.

법원은 부정행위가 성관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법리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직접 인용한 대법원 1988. 5. 24. 선고 88므7 판결과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은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행위가 포함되며, 구체적인 정도와 상황을 살펴 판단한다고 봅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성관계와 출장 동행을 포함한 연인관계 자체가 인정되었습니다.

3. 모텔 결제내역과 메시지는 부정행위의 시작 시점까지 밝히는 자료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2018년 10월 15일의 목격 장면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이전 시기의 거래내역과 통화·메시지, 목격 당시의 모습 등을 함께 살펴, 두 사람의 관계가 2017년 9월경부터 이어졌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피고가 주장한 관계의 시작 시점을 반박하는 판단이기도 했습니다.

판결문에 나타난 자료·사정확인되는 내용과 증거 평가의 의미
2017년 9월경부터 반복된 모텔 방문·결제내역2018년 9월경 중재 목적으로 만나다가 관계가 생겼다는 피고의 설명보다 앞선 시기의 행적입니다. 법원은 다른 자료와 함께 관계의 지속 기간을 판단했습니다.
피고의 집 인근 편의점·식당 카드 사용내역병의 동선과 피고의 생활권이 연결되는 사정입니다. 직장과 무관한 지역의 모텔 이용내역과 함께 원고가 부정행위를 의심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통화내역과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카카오톡법원이 부정한 관계와 그 시점을 판단할 때 함께 고려한 자료입니다. 공개 판결문에는 통화 횟수·시간대나 메시지의 구체적인 문구까지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2018년 10월 15일 모텔에서 함께 나오는 모습두 사람이 같은 모텔에서 함께 나왔다는 직접 목격 정황입니다. 법원은 당시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모습도 다른 증거와 함께 고려했습니다.
오랜 친분과 가족 여행피고가 병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판단의 근거입니다.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에도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고려되었습니다.

모텔 결제내역 하나만으로 그날 동행한 사람이 누구인지까지 언제나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결제 장소와 반복 시기, 피고의 주거지 주변 사용내역, 연락 자료, 이후의 목격 장면이 함께 제출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자료들을 따로 떼어 판단하지 않고 관계의 내용과 지속 기간을 함께 살폈습니다.

공개 판결문은 증거를 갑 제1호증부터 제7호증까지의 기재·영상 등으로 표시하지만, 각 증거 원본을 모두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카카오톡에 자백이나 사과가 있었다거나, 통화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었다는 내용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화와 현장 정황을 서로 연결해 평가한 다른 사례는 카카오톡·목격 자료·당시 행동을 종합한 부정행위 증거 판단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4. “이미 혼인이 파탄된 뒤였다”는 주장을 배척한 두 가지 이유

피고는 2018년 9월경 원고의 부탁으로 부부 사이를 중재하려고 병을 몇 차례 만났고, 그 과정에서 연민을 느껴 2018년 10월 15일 성관계를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혼인이 파탄된 뒤의 일이므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두 단계로 판단했습니다. 먼저 관계가 시작된 시점을 피고의 주장보다 약 1년 앞선 2017년 9월경으로 인정했습니다. 이어 설령 그보다 뒤에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병이 일방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 외에는 당시 혼인이 이미 파탄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와 병의 모텔 결재내역, 카드사용 내역, 통화내역, 피고가 뜬금없이 원고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2018. 10. 15.경 피고와 병이 자연스럽게 모텔에서 나오는 모습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피고와 병의 부정한 관계는 2017. 9.경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그 이후의 시점이라고 하더라도 병이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을 뿐 달리 그 무렵 부부의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위 인용은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14582 판결 이유 2.나.의 일부입니다. 인용문 중 ‘결재내역’은 공개 판결문의 표기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앞서 인용한 대법원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지고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혼인이 파탄된 뒤의 성적인 행위라면 제3자의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혼소송이 제기되었는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예외의 전제인 ‘부정행위 이전의 회복 불가능한 혼인파탄’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했습니다. 부부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 일방이 이혼을 요구하거나 소송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그 전제가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원고가 2018년 10월 23일 이혼조정에 응했다는 결과를, 2017년 9월경에도 이미 혼인생활이 끝나 있었다는 근거로 바로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부정행위의 발견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거쳐 조정이 성립한 경위까지 확인됩니다.

교제 시점과 혼인생활의 변화, 기존 혼인파탄 주장을 검토하는 방법은 부정행위의 판단 기준과 혼인파탄 항변에 대응하는 방법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5. 위자료 1,500만 원에는 이혼조정의 합의사항도 고려되었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위자료 4,000만 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1,5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부정행위의 내용·정도·기간, 원고 부부의 혼인기간과 가족관계, 원고와 피고의 관계, 혼인생활에 미친 영향, 이혼소송의 합의사항을 함께 고려한 결과입니다.

원고와 병의 이혼조정에서는 세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를 원고로 정했습니다. 재산상 합의는 판결문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로 원고는 병으로부터 거주지 부동산 중 1/2 지분을 이전받음과 동시에 병에게 1억 1,000만 원을 지급하고, 대출원리금은 원고가 면책적으로 인수한다

위 인용은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214582 판결 이유 1.아.에 기재된 조정 내용의 일부입니다. 1억 1,000만 원은 원고가 병에게 지급하기로 한 돈입니다. 원고가 그 금액을 현금 위자료로 받은 사건이 아닙니다. 원고가 부동산 지분을 이전받으면서 돈을 지급하고 대출채무도 인수하는 정산 구조였습니다.

이 사건 법원은 이러한 합의사항을 피고의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공개 판결문에는 부동산의 당시 시가, 대출 잔액, 조정 내용 중 위자료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가액, 그로 인한 감액 산식이 따로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특정 금액을 배우자에게 이미 받았으므로 그만큼 공제한 판결이라고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원고와 피고의 오랜 친분도 고려사정에 포함되었지만, 친구라는 이유로 일정액을 가산한다는 기준을 정한 것은 아닙니다. 1,500만 원 역시 이 사건의 판단액이며, 오늘날 유사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표준 위자료가 아닙니다.

6. 주문의 지연이율은 연 12%이며, 이유의 연 15% 표기와 다릅니다

이 판결은 위자료 1,500만 원의 지급과 지연손해금을 명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3분의 1, 피고가 3분의 2를 부담하도록 했으며, 금전 지급을 명한 제1항에는 가집행을 허용했습니다. 공개 판결문의 주문 제1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5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18. 11. 22.부터 2020. 1. 2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적용 기간지연손해금
2018년 11월 22일~2020년 1월 21일연 5%.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입니다.
2020년 1월 22일~다 갚는 날연 12%

다만 공개본의 이유 2.라. 소결에는 선고 다음 날 이후의 이율이 ‘연 15%’로 적혀 있어 주문의 ‘연 12%’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청구취지에도 원고가 요청한 이율이 연 15%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원고의 청구, 판결 주문, 이유의 표기를 구별해야 하며, 이 글의 지급 내용은 주문에 기재된 연 12%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은 2019년 6월 1일부터 이율을 연 12%로 변경했습니다.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고 제1심 변론이 종결되지 않은 사건에서 소송촉진법상 법정이율을 적용할 때에는, 부칙에 따라 2019년 6월 1일 이후 발생분에 개정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 사건은 2019년 12월 17일 변론이 종결되었고, 주문에서 소송촉진법상 이율을 적용한 기간은 2020년 1월 22일부터이므로 주문의 연 12%는 이러한 개정 내용과 부합합니다.

여기서 다루는 지연손해금은 상간자의 위자료 지급의무에 관한 것입니다. 이혼조정에서 정한 재산분할 정산금의 지연손해금과는 대상이 다릅니다. 공개된 자료에서는 주문과 이유의 불일치에 관한 경정결정, 연결 항소심 판결 및 확정 여부까지 확인되지는 않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상간소송 자료에는 부정행위를 발견한 날과, 각 자료에서 확인되는 관계의 시작 시점을 따로 표시해 두세요.

이미 확보한 자료를 날짜순으로 놓고, 각 자료가 무엇을 보여주는지 적어 두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거래내역에는 시기와 장소, 메시지에는 실제 대화의 앞뒤 맥락, 목격 자료에는 당시 확인한 행동을 정리합니다. 성관계 여부뿐 아니라 기혼 사실에 대한 인식, 관계의 지속 기간, 상대방의 설명과 맞지 않는 점을 구분하면 주장과 증거의 연결이 분명해집니다. (배우자는 외도를 인정하지만 상간 상대방은 부인한다면?)

상대방이 이미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이혼소송 제기일만을 놓고 다투기보다, 관계가 시작될 무렵 부부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부정행위가 소송보다 앞섰다는 자료와, 그 당시 이미 회복 불가능한 혼인이었다는 주장을 반박할 자료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합니다.

배우자와 이혼조정을 먼저 했다면 조정조서도 함께 검토하세요. 부동산 지분 이전, 현금 지급, 대출 인수 중 무엇이 위자료와 재산분할로 정해졌는지에 따라 후속 상간소송에서 살필 내용이 달라집니다.

상간자의 책임 요건과 위자료, 배우자와의 합의가 청구에 미치는 영향은 배우자 외도·위자료·상간소송 총정리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준비한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 기준과 상담 준비를 참고하여 사건의 경과와 보유 자료를 정리해 보세요.

자료 출처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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