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한 재산분할을 항소심에서 다시 요구할 수 있을까요? – 소취하와 새 심판청구 비교

재산분할 청구를 취하한 뒤에도 다시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항소심에서 제출한 서면과 법정 진술에 재산분할금을 정해 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었으므로, 법원이 이를 새 청구로 볼 수 있는지 살펴야 했습니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처음의 취하가 아니라, 그 이후의 청구를 살피지 않고 재판을 끝낸 점입니다.

1. 취하한 재산분할 청구가 어떻게 대법원까지 갔을까요?

사건번호간략한 사실관계주된 쟁점
고양지원 2019드단67057이혼과 재산분할 등을 청구한 원고가 소송 전부를 취하하는 서면을 냈고, 피고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1심은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명했습니다.취하 후 재산분할을 판단할 수 있는지
의정부지방법원 2022르5696원고가 재산분할금 액수 등을 다투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은 취하로 재산분할 절차가 종료됐다고 판단했습니다.취하의 효력과 재산분할 절차의 계속 여부
대법원 2023므12218대법원은 취하의 효력은 인정하면서, 이후 항소장·항소이유서와 법정 진술을 살폈습니다.항소심에서 새로 재산분할을 청구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2.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았는데 재산분할 청구는 왜 취하됐을까요?

재산분할 심판청구는 상대방이 반대하더라도 취하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동의를 요구하는 일반 민사소송의 규정이 이 절차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 민사소송에서는 피고가 청구의 옳고 그름을 다투는 준비서면을 제출하거나 법정에서 변론한 뒤에는 원고가 소송을 취하하려면 피고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66조 제2항이 정한 취하의 요건입니다.

재산분할심판은 부부가 함께 형성한 재산을 얼마씩, 어떤 방법으로 나눌지 법원이 정하는 절차이며, 법률상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됩니다. 이혼소송에 재산분할을 함께 청구하더라도, 재산분할 부분에는 이 분류에 따른 절차 규정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취하의 효력을 결정하는 것은 적용할 법률입니다. 가사소송법 제34조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비송사건절차법 제1편의 절차를 따르도록 정합니다. 그런데 비송사건절차법은 앞서 본 민사소송법의 ‘상대방 동의’ 규정을 가져와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산분할을 청구한 사람이 그 청구를 취하하면, 상대방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그 절차를 계속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22년 5월 3일 소취하서를 냈고, 피고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제출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 4. 19. 선고 2022르5696 판결은 피고의 반대와 관계없이 재산분할 절차가 그때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이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3. 취하가 유효하다면, 왜 다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었을까요?

이 사건의 취하는 진행 중인 재산분할 절차를 끝낸 것이며, 원고에게 재산분할을 받을 권리가 없다고 판단한 재판은 아니었습니다. 원고는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청구를 취하했습니다. 그 후 다시 재산분할을 요구했다면, 법원은 그 요구가 새 심판청구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먼저 제출한 취하서가 유효하다는 사실과, 이후 법원에 새 청구가 들어왔다는 사실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항소심은 앞선 취하로 절차가 끝났다는 이유로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대법원은 취하 뒤에 원고가 제출한 서면과 법정 진술까지 살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4. 어떤 서면과 진술이 새 청구 의사를 보여 주었을까요?

원고는 항소심에서 재산분할금 액수를 다투고, 원하는 재산분할을 명해 달라는 뜻을 서면과 법정 진술로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요구를 새 심판청구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비교 기준항소심대법원
처음 제출한 취하서의 효력상대방의 부동의와 관계없이 재산분할 절차 종료같은 판단을 유지
취하 후의 항소장·진술새 재산분할 청구가 없다는 전제로 처리재산분할금 액수를 다툰 서면과 진술을 새 심판청구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
그에 따른 처리재산분할 부분의 소송종료 선언청구금액 등을 명확히 확인하여 재판하도록 파기환송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므12218 판결은 다음 경과를 함께 살폈습니다. 원고는 항소장에서 1심의 재산분할금 액수를 다투고 관련 인지대를 납부했습니다. 항소심 변론기일에는 재산분할 청구를 포함하여 항소취지를 정정했고, 이후 항소이유서에서 재산분할 주장을 계속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신청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이 서류들은 제목이 ‘재산분할 심판청구서’는 아니었지만, 내용에는 법원에 재산분할을 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 있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36조는 심판청구를 서면 또는 구술로 할 수 있도록 정하므로, 대법원은 서류의 이름에 그치지 않고 원고가 실제로 무엇을 청구하고 있는지를 보았습니다.

새 청구로 볼 여지가 있는데 금액 등이 명확하지 않다면, 법원은 원고에게 원하는 재산분할의 내용과 청구금액을 밝히도록 요구했어야 합니다. 이처럼 불분명한 청구 내용 등을 질문하여 명확히 하도록 하는 것을 석명이라고 합니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이런 확인을 거쳐 청구취지를 확정한 다음 재판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했습니다.

파기환송은 재산분할 청구를 다시 심리하라는 뜻입니다. 1심에서 정한 재산분할금 4,700만 원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1심의 분할 판단부터 항소심·대법원에 이른 경과는 고양지원 2019드단67057 판결과 후속심 평석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취하 후 재산분할을 다시 요구하려면 재산분할 심판을 다시 청구한다는 뜻과 누구에게 얼마를 청구하는지를 서면에 명확히 적는 것이 좋습니다. 법원이 여러 서류에서 청구 의사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청구금액을 산정할 대상재산·기여도·분할방법은 이혼 재산분할 실무 안내에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면 취하서, 항소장, 항소이유서와 변론조서를 날짜순으로 놓고, 취하 뒤 어느 서면이나 진술에서 재산분할을 다시 요구했는지 표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변론조서는 법정에서 한 진술이 어떻게 기록됐는지 확인할 자료입니다. 단순히 서류를 냈다는 사실보다, 그 내용에 재산분할을 다시 청구하는 뜻과 금액이 드러나는지가 중요합니다.

새 청구는 재산분할 청구기간 안에 해야 합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재산분할청구권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항소·상고 중 이혼이 확정되는 시점을 판단하는 방법은 재산분할만 다툴 때의 이혼 확정 시점 안내에서 이어서 설명합니다.

취하서와 항소 관련 서류를 검토받으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첫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료 출처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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