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대출 연대보증채무를 반영한 재산분할과 사해행위취소 – 서울고등법원 2016나2024626

서울고등법원은 33년간 혼인생활을 한 부부의 재산분할이라도, 분할 대상 채무가 재산을 크게 초과하는 상황에서 아내에게 부동산을 추가로 넘긴 경위와 재산상태를 따져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소극재산으로 반영된 것은 법인의 대출채무를 보증한 남편 개인의 380억 원 연대보증채무였습니다.

다만 항소심이 명한 21억 원 반환이 최종 결과는 아닙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의 상당성 판단을 수긍하면서도, 부동산 가액에서 공제할 담보채무를 잘못 계산했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했습니다. 환송 후에는 반환액이 1,385,945,207원으로 줄었습니다.

이 글의 목차
  1. 1. 남편의 구속과 채무 독촉 이후 이루어진 협의이혼
  2. 2. 제1심부터 파기환송 후까지, 반환액이 달라진 이유
  3. 3. 가장이혼이 아니어도 과도한 재산분할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4. 4. 법인 대출에 대한 380억 원 연대보증채무를 반영한 이유
  5. 5. 33년 혼인의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합의의 상당성을 부정한 이유
  6. 6. 배우자인 수익자는 자신의 선의를 입증해야 합니다
  7. 7. 대법원은 왜 21억 원 반환 판결을 파기했을까요?
  8. 8. 이 판결을 현재의 재산분할 사건에 활용할 때
  9.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10. 자료 출처

1. 남편의 구속과 채무 독촉 이후 이루어진 협의이혼

남편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그룹의 회장을 지냈습니다. 부부는 1981년 혼인신고를 한 뒤 약 33년간 혼인생활을 유지했고, 아내는 별도의 직업 없이 가사노동을 담당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주식회사 하이디인베스트먼트의 주식을 보유하고, 자신의 예금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은 2013년 10월 구속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SBI코리아홀딩스는 남편에게 380억 원의 연대보증채무를 이행하라고 독촉하고 있었습니다. 부부는 그해 11월 협의이혼을 신청하고, 12월 6일 남편 명의의 거주 부동산을 아내에게 넘기는 재산분할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합의 내용은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실제 담보채무를 아내가 인수하고, 처분할 때 먼저 변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밖의 남편 명의 재산은 남편에게 남겨 두며, 아내는 추가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시점주요 경과
2013. 10. 25.남편 구속
2013. 11. 22.협의이혼 신청
2013. 12. 6.거주 부동산을 아내에게 이전하는 재산분할 합의
2013. 12. 9.아내가 합의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처분금지가처분 신청
2014. 1. 16.협의이혼의사 확인 및 이혼신고
2014. 2. 5.아내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
2014. 3. 24.아내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57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 체결
2014. 4. 21.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

남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진 SBI저축은행은 이 재산분할로 채권 회수에 필요한 재산이 줄었다며 아내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를 청구했습니다. 이 소송의 원고인 SBI저축은행과 380억 원 연대보증채권을 가진 SBI코리아홀딩스는 서로 다른 법인입니다.

2. 제1심부터 파기환송 후까지, 반환액이 달라진 이유

같은 사건에서 반환액은 제1심 10억 5천만 원, 환송 전 항소심 21억 원, 환송 후 약 13억 8,595만 원으로 달라졌습니다. 제1심과 항소심은 재산분할의 상당성을 다르게 판단했고, 대법원과 환송 후 법원은 담보채무를 공제하는 범위를 바로잡았습니다.

심급·사건핵심 판단결과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3. 22.
2014가합539640
부동산의 실질가치를 21억 원으로 보고, 그중 50%를 넘겨받는 부분은 상당한 재산분할의 범위를 초과한다고 판단10억 5천만 원 한도 취소 및 가액배상
환송 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8. 1. 26.
2016나2024626
부부의 전체 재산·채무와 아내의 기존 보유재산 등을 고려하여 재산분할협의 전부의 상당성을 부정21억 원 한도 취소 및 가액배상
상고심
대법원 2018. 6. 28.
2018다214319
분할 대상 채무와 상당성 판단은 수긍. 친족 명의 근저당권의 담보채무를 공제하지 않은 가액배상 계산은 잘못이라고 판단원심판결 파기환송
환송 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8. 10. 12.
2018나2034245
친족 명의 근저당권의 담보채무까지 공제하여 배상 범위를 다시 계산1,385,945,207원 한도 취소 및 가액배상. 확정

3. 가장이혼이 아니어도 과도한 재산분할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은행의 손해배상채권은 재산분할 합의 전에 발생했습니다

사해행위취소를 청구하려면 보호할 채권이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은행은 남편의 부실대출과 개인 변호사 보수 지급 등에 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관련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원금은 12억 8천만 원과 13억 6천만 원, 합계 26억 4천만 원이었습니다.

그 손해배상판결은 재산분할 합의 후에 선고·확정되었지만, 손해배상채권 자체는 합의 전에 발생해 있었습니다. 법원은 판결이 확정된 시점과 채권이 발생한 시점을 구별하여 피보전채권을 인정했습니다. 이후 인수 법인이 유상증자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남편의 손해배상채무가 대신 변제되었다고 보지도 않았습니다.

이혼의 효력과 재산분할의 상당성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은행은 부부가 재산을 숨기기 위해 가장이혼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편이 구속된 직후 이혼을 신청했고, 이혼신고 후에도 아내가 관계를 ‘처’라고 적어 접견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 사정만으로 가장이혼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혼인생활을 유지한 부부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한 뒤에도 관계를 ‘처’라고 밝히며 접견할 수 있고, 이를 이혼 의사가 없었다는 증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이전까지 보호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라도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상당한 범위를 넘었다면 그 초과 부분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대상 판결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다만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초과 부분에 관한 한 적법한 재산분할이라고 할 수 없어 취소의 대상으로 될 수 있는데, 이처럼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재산분할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채권자에게 있다”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혼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재산분할이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부부의 재산과 채무, 혼인생활 중의 기여, 이혼 후 부양 필요 등을 고려하여 해당 이전이 지나치게 큰지를 판단합니다.

상당한 재산분할과 채권자취소의 관계는 채무가 많은 배우자와 이혼할 때 재산분할이 사해행위가 되는 기준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4. 법인 대출에 대한 380억 원 연대보증채무를 반영한 이유

법인의 채무와 남편 개인의 보증채무를 구별했습니다

380억 원을 빌린 주체는 주식회사 하이디인베스트먼트였고, 남편은 그 대출채무를 연대보증했습니다. 재산분할에 반영된 것은 법인 자체의 대출채무를 부부에게 옮긴 것이 아니라, 남편이 보증계약으로 부담한 개인 채무였습니다.

법원은 이 보증채무가 부부의 공동재산 형성·유지와 관련되는지도 살폈습니다. 아내와 아들들이 하이디인베스트먼트 주식의 99.18%를 보유했고, 남편이 실질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아내는 2006년 하반기에 배당금 1,683,082,707원을 받았으며, 일부 사업자금 차입에는 직접 관여했습니다.

이처럼 법인 운영으로 가족이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경위, 사업상 차입의 용도, 아내의 관여와 용인을 종합하여 관련 채무를 분할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단순히 배우자가 법인을 운영한다거나 가족이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법인 채무를 부부의 분할 대상에 넣은 판단은 아닙니다.

보증채무를 실제로 이행해야 하고 구상도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보증채무의 현실적인 부담도 중요했습니다. SBI코리아홀딩스는 2013년 하반기부터 이행을 독촉했고, 아내 스스로 당시 하이디인베스트먼트는 지분 가치가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혼신고일인 2014년 1월 16일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혼신고가 이루어진 2014. 1. 16. 당시 참가인은 위 연대보증채무를 이행할 수밖에 없었던 반면 하이디인베스트먼트에 대한 구상의 가능성은 희박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이 SBI코리아홀딩스에 대하여 부담하는 38,000,000,000원의 연대보증채무도 소극재산에 포함시킨다”

남편이 보증채무를 대신 갚은 뒤 법인에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더라도, 법인에서 실제로 회수할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뜻입니다. 보증채무가 있다는 계약서뿐 아니라 주채무자의 재산상태와 변제 가능성까지 판단에 연결되었습니다.

대법원 2018다214319는 이러한 분할 대상 채무의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인 재산과 주주의 재산을 구별하는 기본 구조는 사업가 배우자의 법인 주식 평가와 개인 채무의 구별에서도 설명합니다.

재산분할에 포함한 채무와 제외한 채무

법원은 남편이 부담한 모든 채무를 그대로 재산분할에 넣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은 판결에서 재산분할 대상으로 정리한 채무입니다. 금액은 원금 기준입니다.

채무자·채권자금액채무의 내용
남편 → SBI코리아홀딩스38,000,000,000원법인 대출에 대한 개인 연대보증채무
남편 → 하이디인베스트먼트7,828,571,101원법인으로부터 빌린 돈의 잔액
남편 → 한화손해보험2,800,000,000원법인의 기존 금융기관 대출을 갚기 위한 차입금
남편 → 인성저축은행800,000,000원위 기존 대출 변제를 위한 차입금
남편 → 롯데리아1,100,000,000원분할 대상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남편 → 개인 채권자 6명2,000,000,000원법인 운영자금 및 일부 생활비를 위한 차입금. 친족 4명에 대한 원금 7억 원 포함
남편 채무 합계52,528,571,101원위 여섯 항목의 합계
아내 → 아파트 임차인750,000,000원아내 명의 아파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부부의 분할 대상 채무 합계53,278,571,101원남편과 아내의 채무 합계

반면 은행이 남편에게 가지고 있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은 이 소송의 피보전채권으로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응하는 남편의 손해배상채무를 부부의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여 발생한 채무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사해행위취소를 청구할 근거가 되는 채권은 인정되었지만, 그 채무를 부부의 재산분할에 반영할 근거는 부족했던 것입니다.

5. 33년 혼인의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합의의 상당성을 부정한 이유

아내의 기존 보유재산과 부부의 전체 채무를 함께 보았습니다

법원은 아내의 가사노동과 재산 형성 기여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가사를 전담하고,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며, 예금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한 사정을 인정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혼인 중 취득한 부부 각자의 재산을 공동의 협력으로 형성한 재산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재산분할의 상당성을 판단할 때에는 그 기여뿐 아니라 이미 각자 보유한 재산과 부담할 채무도 함께 계산했습니다. 이 사건은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므로 법원은 이혼신고일을 기준으로 분할 대상 재산과 액수를 판단했습니다. 아래 합계는 환송 후 판결의 금액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구분적극재산분할 대상 채무
아내최소 1,388,351,007원750,000,000원
남편최소 14,321,632,438원52,528,571,101원
합계금액이 확인된 재산 15,709,983,445원53,278,571,101원

가액이 ‘불상’으로 기재된 주식·출자지분도 있어, 적극재산의 표기 금액을 모든 재산의 정확한 총액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이러한 재산의 상태까지 고려하여 분할 대상 채무가 적극재산을 크게 초과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환송 전 판결의 본문에는 적극재산 합계가 15,709,980,445원으로 적혀 있으나, 구성 금액의 합과 환송 후 판결의 기재는 위 표의 금액과 같습니다.

아내는 문제의 부동산을 추가로 받지 않아도 자기 명의 재산에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뺀 금액이 최소 638,351,007원이었습니다. 반면 남편에게는 거액의 채무가 남아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런 상태에서 남편 명의 부동산을 아내에게 더 넘겨 아내의 순재산을 늘린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법원은 아내의 가사노동과 재산 형성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이미 보유한 순재산과 부부의 전체 채무에 비추어 아내에게 부동산을 추가로 이전한 합의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상당성을 잃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내에게 남편 채무의 절반을 지급하라고 명한 것은 아닙니다.

채무 인수 약정만으로 남편의 대외 채무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합의서에는 아내가 부동산에 딸린 담보채무를 인수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환송 전 법원은 그 합의 당시 남편이 채권자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는 면책적 채무인수가 이루어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부부끼리 누가 갚을지 정한 것과 채권자가 기존 채무자를 책임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법원은 나아가 면책적 채무인수를 가정하더라도 부동산 가액과 담보채무의 차액만큼 아내의 순재산이 늘어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자녀 부양과 위자료 포기 주장은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아내는 자녀의 거주·부양 사정과 위자료 포기 등을 재산분할의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두 아들은 합의 당시 이미 성인이었고, 아내가 이혼 후 부양을 맡기로 약정했다거나 실제로 그 의무를 이행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 법원은 남편의 구속과 경제적 어려움 외에 혼인파탄의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보아, 위자료 청구를 포기했다는 사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성년 자녀의 부양이나 위자료를 재산분할과 함께 고려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부족했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빌려주었다는 돈과 주식도 별도로 심리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12억 원과 2억 원을 빌려주었고, 시가 91,463,400원 상당의 주식도 빌려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금전소비대차계약서와 유가증권대차거래 약정서를 근거로, 재산분할의 상당성을 판단할 때 그 채권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법원은 그 돈과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과 구별되는 아내의 특유재산인지, 부부 사이에 실제 대여관계가 있었는지, 재산분할 합의서에 해당 채권의 존재와 액수가 반영되어 있는지를 살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출된 문서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주장한 채권을 인정할 다른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부 사이에 별도 대여금이 있다고 주장하려면 차용증과 함께 돈의 출처, 지급 경위, 반환 약정과 실제 정산 내용을 입증해야 합니다.

6. 배우자인 수익자는 자신의 선의를 입증해야 합니다

판단할 사항입증·판단 구조
재산분할의 상당성 초과상당한 정도를 벗어난 과대한 재산분할이라는 특별한 사정은 채권자가 증명합니다.
채무자인 남편의 사해의사채무초과 상태, 이행 독촉, 넘긴 재산의 비중과 처분 경위 등을 통해 채권자를 해한다는 인식을 판단합니다.
수익자인 아내의 선의사해행위가 인정되면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됩니다. 수익자는 자신이 선의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대상 판결은 대법원 2011다49783 판결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명시했습니다.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된다. 따라서 수익자가 악의라는 점에 관하여는 채권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익자가 자신의 선의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

배우자·친족 등 특수관계인인 수익자는 자신의 선의를 입증해야 합니다. 여기서 선의란 재산을 이전받는 행위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이혼 합의에 따라 받았다고 설명하는 것만으로 선의가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아내가 남편의 재산상태 악화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남편의 구속·기소 직후 이혼과 재산분할을 진행한 점, 합의 직후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한 경위 등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를 근거로 아내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악의 추정을 깨뜨리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악의가 인정된 것은 아닙니다. 이 판결은 부부관계와 채무 인식, 이혼·이전·보전처분의 시기를 종합하여 선의 주장의 증명력을 평가했습니다. 수익자의 악의 추정 때문에 재산분할의 상당성 초과까지 채권자가 증명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7. 대법원은 왜 21억 원 반환 판결을 파기했을까요?

친족의 근저당권 설정을 취소한 효력이 아내에게 그대로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의 부동산에는 금융기관의 근저당권뿐 아니라 아내의 조카사위·오빠·올케·조카를 위한 근저당권도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은행은 이 친족들을 상대로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사해행위취소도 청구하여 승소했고, 그 부분은 확정되었습니다.

환송 전 항소심은 친족 명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었다는 이유로, 그 담보채무를 부동산 가액에서 공제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57억 원에서 금융기관 담보채무 36억 원만 빼고, 나머지 21억 원을 아내가 반환해야 한다고 계산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바로잡았습니다. 사해행위취소의 효력은 해당 취소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발생합니다. 은행이 친족들을 상대로 근저당권설정계약 취소판결을 받았더라도, 그 효력이 부동산을 이전받은 아내에게 당연히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편 사해행위의 취소는 취소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취소의 효력이 있는 것으로 당사자 이외의 제3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취소로 인하여 그 법률관계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따라서 아내에 대한 가액배상을 계산할 때에는 친족 명의 근저당권의 담보채무도 공제해야 했습니다. 아내의 기여도를 높여 평가하여 반환액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채권자가 회복할 수 있는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다시 계산하면서 금액이 달라진 것입니다.

환송 후에는 허위의 근저당권이라는 주장도 심리했습니다

환송 후 은행은 친족 명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이므로 여전히 공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아내 측은 이미 확정된 판결이나 대법원 환송판결의 판단에 어긋나고, 뒤늦은 주장이라는 이유로 다툴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환송 후 법원은 은행이 그 주장을 하는 것 자체는 허용했습니다. 대법원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효력 유무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고, 기존 증거로 심리할 수 있어 소송을 지연시키는 주장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실제 심리 결과 통정허위표시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은행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이 친족의 근저당권을 유효하다고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환송 후 법원이 통정허위표시 주장을 심리했지만, 무효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최종 가액배상액은 1,385,945,207원이었습니다

환송 후 판결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부동산 가액 57억 원에서 다음 담보채무를 공제했습니다. 공제 기준은 등기부의 채권최고액 전부가 아니라 판결이 인정한 실제 피담보채무액입니다.

계산 항목금액반영 내용
부동산 가액5,700,000,000원가액배상 계산의 출발 금액
한화손해보험 담보채무2,800,000,000원공제
인성저축은행 담보채무800,000,000원공제
조카사위에 대한 담보채무400,000,000원변제받지 못한 상태에서 근저당권이 말소되었으나 공제
오빠에 대한 담보채무104,684,931원실제 지급한 차용원리금 공제
올케에 대한 담보채무104,684,931원실제 지급한 차용원리금 공제
조카에 대한 담보채무104,684,931원실제 지급한 차용원리금 공제
공제할 담보채무 합계4,314,054,793원위 여섯 채무의 합계
최종 가액배상액1,385,945,207원부동산 가액에서 담보채무 합계를 공제한 잔액

오빠·올케·조카는 2014년 4월 14일 근저당권을 말소한 뒤 다음 날 각각 104,684,931원을 지급받았습니다. 반면 조카사위는 4억 원을 변제받지 못한 상태에서 근저당권을 말소했습니다.

대상 부동산을 이전받을 당시 이미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었다면, 일반채권자들이 공동담보로 삼을 수 있었던 범위는 그 담보채무를 뺀 가치였습니다. 이후 담보채무가 변제되거나 근저당권이 말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채권자가 회복할 수 있는 범위를 부동산 전체 가치로 넓힐 수는 없습니다.

환송 후 판결은 가액배상의 부동산 가치를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설명하면서, 담보채무가 그 사이 늘거나 줄어든 경우의 공제 방법도 구별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부동산 가액에 다툼이 없었고, 각 담보채무의 변제·말소 경과에 따라 위 금액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앞서 협의이혼의 분할 대상 재산을 이혼신고일 기준으로 정한 문제와 판단 목적이 다릅니다.

환송 후 판결의 결론 중 가액배상과 지연손해금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가액배상으로서 1,385,945,207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여기서 연 5%는 아내가 채권자인 은행에 지급할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배상금의 지연손해금입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는 주문이 아닙니다.

8. 이 판결을 현재의 재산분할 사건에 활용할 때

이 판결은 재산분할의 부양적 성격을 없애거나, 채무초과 배우자에게서 재산을 받는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한 판결은 아닙니다. 이후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4다311235 판결도 상당한 범위의 재산분할은 보호되고, 과도하다는 특별한 사정은 채권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이 판결은 별개의 사건이며, 2016나2024626 사건의 후속심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결론을 적용하려면 ‘사업을 하다 빚이 많아진 배우자와 이혼했다’는 공통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어떤 채무가 공동재산 형성·유지와 관련되는지, 상대방에게 원래 남아 있는 재산은 얼마인지, 추가 이전이 청산·부양·위자료 정산 등으로 설명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사업상 채무가 얽힌 재산분할에서는 먼저 법인 자체의 채무, 배우자 개인의 대출·보증채무, 부부 공동재산과 관련 없는 개인 채무를 구별해야 합니다. 계약서의 채무자와 보증인, 실제 자금 사용처, 법인의 변제 능력과 보증 이행 후 회수 가능성을 확인하면 분할 대상 채무를 둘러싼 주장이 구체화됩니다. (사업하다 생긴 빚도 이혼할 때 함께 부담하나요?)

재산분할 합의서를 작성할 때에는 넘길 부동산뿐 아니라 양쪽의 기존 재산과 채무도 함께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보장이나 위자료, 별도 대여금의 정산을 반영했다면 그 근거와 금액을 합의 내용에 연결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나중에 별도 채권을 주장하면서 정작 합의서에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면 설명의 설득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을 당했다면 재산분할의 상당성과 자신의 선의를 나누어 대응해야 합니다. 전자는 혼인생활과 재산 형성, 이혼 후 생활을 설명하는 자료가 중심이고, 후자는 합의 당시 상대방의 채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와 재산 이전의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끝으로 사해행위가 인정되더라도 반환액 계산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등기부의 근저당권 설정·말소 내역, 실제 차용금, 변제일과 변제액을 대조하면 공제할 담보채무가 드러납니다.

분할 대상 재산·채무와 기여도, 이혼 후 생활보장을 함께 검토하려면 이혼 재산분할 실무 종합안내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준비할 때에는 부부의 재산·채무 목록과 재산 이전의 시간 순서를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사건을 맡길 변호사의 역할과 상담 준비는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요령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서울고등법원 2018. 1. 26. 선고 2016나2024626 판결 — 재산분할의 상당성, 법인 관련 개인 채무, 수익자의 선의 증명책임과 환송 전 가액배상 판단.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4319 판결 — 같은 사건의 상고심.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과 담보채무 공제에 관한 파기환송 판단.

서울고등법원 2018. 10. 12. 선고 2018나2034245 판결 — 같은 사건의 환송 후 판결. 통정허위표시 주장, 담보채무 공제 및 최종 가액배상액. 판례 검색: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다49783 판결 — 수익자의 선의 증명책임.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4다311235 판결 — 상당한 재산분할의 보호와 상당성 초과에 관한 채권자의 증명책임.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이혼전문변호사 윤혜영 사무실의 연락처와 위치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