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2. 4. 선고 92가합44812 판결은 이혼하면서 자녀가 취업하거나 결혼할 때까지 생활비를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면, 성년 이후에도 약정에 따른 생활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별도로 부담하기로 한 학비에는 대학원과 취업을 위한 학원의 비용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공개 원문에 ‘항소’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항소심 판결과 최종 확정 결과는 확인되지 않아, 이 글에서는 확인된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설명합니다.
1. 협의이혼 당시 생활비와 학비·결혼비용을 따로 약정했습니다
어머니인 원고와 아버지인 피고는 1986. 11. 10. 협의이혼하면서 네 자녀의 양육과 비용 부담을 정했습니다. 원고가 자녀를 양육하고, 피고가 생활비를 비롯한 비용을 다음과 같이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 매월 생활비: 자녀 1인당 20만 원, 네 자녀 합계 월 8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합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해 1987. 11. 10.부터 매년 10%를 인상하고, 자녀가 취업 또는 결혼을 하면 해당 자녀분의 지급을 마칩니다.
- 학비: 매월 생활비와 별도로, 납부고지서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합니다.
- 결혼비용: 피고가 책임지고 부담합니다.
- 위자료: 피고가 1992. 12. 30.까지 원고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합니다.
- 원고 명의의 토지: 원고의 소유로 유지하되,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은 피고가 책임지고 해제하여 그 등기를 말소합니다.
원고는 앞선 판결을 받아 1990. 2. 10.까지의 양육비 등을 지급받았습니다. 이번 소송에서는 1990. 2. 11. 이후의 생활비를 비롯해 별도 학비와 결혼비용, 지급기한이 도래한 위자료, 원고가 대신 갚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청구했습니다.
판결에 등장하는 자녀 중 소외 1은 1988. 9. 15., 소외 4는 1992. 6. 28. 결혼했습니다. 결혼한 자녀는 매월 생활비 지급 대상에서 빠지고, 그 결혼에 든 비용은 별도의 부담 약정에 따라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2. 성년 이후의 지급금은 ‘약정생활비’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자녀가 성년이 되었는지보다 약정에서 정한 지급기간과 방법을 살폈습니다. 피고는 자녀들이 성년이 되었고 원고와 자녀들이 장남의 집에서 그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므로, 원고가 실제로 양육에 지출하는 돈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혼 당시 약정도 원고가 비용을 지출하면 그만큼 보전해 준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실제 지출액에 따라 보전하는 약정이 아니라 정해진 생활비를 지급하는 약정으로 보았습니다. 판결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원고가 실제 얼마를 양육을 위해 소요하였는가를 불문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키로 약정”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2. 4. 선고 92가합44812 판결, 이유 제3항 가목 중
여기서 조건이 없다는 표현은 실제 지출을 입증해야만 지급한다는 조건을 두지 않았다는 문맥입니다. 약정에 정한 취업 또는 결혼이라는 지급종료 사유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의 액수와 지급기간은 약정에 따라 정하되, 원고가 매월 얼마를 지출했는지에 따라 지급액을 다시 계산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성년이 되었다는 반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급종료 시점을 성년이 되는 때로 정하지 않고 취업 또는 결혼할 때로 정했으므로, 성년 이후에도 약정에 따른 지급의무가 이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이 돈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양육비라기 보다는 약정생활비라고 함이 상당하다”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2. 4. 선고 92가합44812 판결, 이유 제3항 가목 중
이 사건에서 지급을 청구한 사람은 성년 자녀 자신이 아니라 약정상 돈을 지급받기로 한 원고였습니다. 판단의 근거 역시 부모가 성년 자녀에게 일반적으로 어떤 부양의무를 지는지가 아니라, 부모 사이에 맺은 생활비 지급약정이었습니다.
3. 매년 10% 인상 약정과 결혼 시점을 반영해 미지급 생활비를 계산했습니다
법원은 최초 20만 원에 해마다 2만 원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전 지급액의 10%를 더해 다음 연도의 월 지급액을 계산했습니다. 20만 원은 22만 원, 24만 2,000원으로 늘었고, 이번 청구기간에는 아래 금액을 적용했습니다.
| 지급 대상 기간 | 1인당 월액·대상 인원 | 기간 합계 |
|---|---|---|
| 1990. 2. 11.~1990. 11. 10. 9개월 | 266,200원 × 3명 | 7,187,400원 |
| 1990. 11. 11.~1991. 11. 10. 12개월 | 292,820원 × 3명 | 10,541,520원 |
| 1991. 11. 11.~1992. 6. 10. 7개월 | 322,102원 × 3명 | 6,764,142원 |
| 1992. 6. 11.~1992. 11. 10. 5개월 | 322,102원 × 2명 | 3,221,020원 |
| 1992. 11. 11.~1993. 1. 10. 2개월 | 354,312원 × 2명 | 1,417,248원 |
| 법원이 계산한 합계 | 위 기간의 생활비 | 29,131,330원 |
1992. 6. 28. 결혼한 자녀에 대해서는 원고가 같은 달 10일까지의 생활비만 청구했으므로 그 범위로 계산했습니다. 표의 각 기간과 인원은 이러한 청구 내용에 따른 것입니다.
법원이 계산한 합계는 29,131,330원이지만, 원고가 구한 생활비는 28,779,449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8,779,449원만 인정했습니다. 약정에 따른 계산액과 판결로 지급을 명한 금액이 다른 이유입니다.
이 금액들은 이 사건의 약정과 청구기간을 재현한 것입니다. 현재의 양육비산정기준표를 적용해 표준양육비를 산정한 사례는 아닙니다.
4. 대학원과 취업을 위한 학원의 비용도 학비 약정에 포함됐습니다
학비는 매월 생활비와 별도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피고는 통상 학비라면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까지의 비용이므로, 대학원과 복장학원 비용까지 부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납부고지서에 따라 학비를 부담한다는 합의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이혼하지 않는다면 자녀의 학비로 피고가 부담, 지출하게 될 금원을 지급키로 약정”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2. 4. 선고 92가합44812 판결, 이유 제3항 나목 중
이에 따라 소외 2의 석사과정 학비와 소외 3이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위해 배운 디자인·스타일화 학원비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인정된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교육과정 | 납부기간과 인정 금액 |
|---|---|
| 대학원 석사과정 | 1991년 1학기: 866,100원 1991년 2학기: 1,038,300원 1992년 1학기: 1,211,400원 1992년 2학기: 1,291,000원 |
| 취업을 위한 복장학원 | 입학금 및 1991년 1~5월 수강료: 680,000원 1991년 10월~1992년 4월 수강료: 950,000원 |
| 두 자녀의 학비 합계 | 6,036,800원 |
석사과정 학비에는 등록금과 함께 납부한 학생회비와 건강공제회비도 포함됐습니다. 법원은 관련 서류와 증인 소외 7의 증언으로 납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판단은 대학교를 마친 자녀의 교육비를 부모가 언제나 부담해야 한다는 일반 기준을 정한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는 학비를 별도로 부담한다는 약정이 있었고, 법원은 그 약정의 취지에 비추어 대학원과 취업을 위한 학원 비용을 포함시켰습니다.
5. 결혼비용의 사전협의 주장은 배척했지만 기지급 200만 원은 공제했습니다
피고는 결혼비용을 책임지기로 했더라도 부모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져 서로 납득할 수 있는 금액만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사전협의를 거치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고, 청구된 비용도 당시 결혼관례상 상당한 범위를 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지출은 소외 1의 결혼비용 5,015,300원과 소외 4의 결혼비용 21,144,300원으로, 합계 26,159,600원이었습니다. 다만 피고가 소외 1의 결혼식 전인 1988. 9. 5. 결혼비용으로 2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확인되어 이를 공제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 추가로 지급할 결혼비용은 24,159,600원이 되었습니다.
6. 위자료와 근저당권 말소 약정도 함께 이행하도록 했습니다
6-1. 위자료 3,000만 원은 이혼할 때 합의한 금액이었습니다
당사자는 위자료 3,000만 원의 지급기한을 1992. 12. 30.로 정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사실심 변론종결 무렵 그 기한이 도래했다고 보아 지급을 명했습니다.
이 부분은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을 새로 판단해 위자료 액수를 정한 것이 아니라, 이미 약정한 금액의 지급을 명한 것입니다. 3,000만 원은 당시 일반적인 이혼 위자료 산정기준을 뜻하지 않습니다.
6-2. 근저당권 말소 약정에는 담보된 채무를 갚는 것까지 포함됐습니다
피고는 원고 명의 토지의 근저당권을 자신이 책임지고 해제하여 말소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가 1990. 10. 23. 채권자에게 피담보채무의 원리금 13,418,997원을 대신 변제하고 등기를 말소했습니다.
피고는 채무 변제는 원고가 하고 자신은 말소절차만 처리한다는 의미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여 등기를 말소한다는 약정으로 해석해, 원고가 대신 갚은 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원문이 ‘근저당권해제비용’이라고 표현한 금액은 단순한 등기절차 수수료가 아니라 원고가 대신 변제한 원리금이었습니다.
7. 최종 지급액은 102,394,846원이었습니다
법원은 각 항목에서 인정한 금액을 합한 뒤, 피고가 이미 지급한 결혼비용 200만 원을 공제했습니다. 원고의 전체 청구액 104,394,846원 중 102,394,846원이 인정된 계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금액 |
|---|---|
| 약정생활비 — 원고가 구한 범위 | 28,779,449원 |
| 학비 | 6,036,800원 |
| 결혼비용 — 공제 전 | 26,159,600원 |
| 약정 위자료 | 30,000,000원 |
| 피담보채무를 대신 변제한 금액 | 13,418,997원 |
| 이미 지급한 결혼비용 공제 | −2,000,000원 |
| 최종 지급액 | 102,394,846원 |
판결 주문 제1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102,394,846원 및 이에 대한 1993.1.19.부터 같은 해 2.4.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2. 4. 선고 92가합44812 판결, 주문 제1항
연 5푼은 연 5%, 연 2할 5푼은 연 25%입니다.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정정신청서가 송달된 다음 날부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를 적용했습니다. 이는 당시 판결의 내용이며, 현재 청구에 그대로 적용할 이율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나머지 청구는 기각됐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10분의 1, 피고가 10분의 9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원고가 승소한 금액 중 3분의 2에 한해 가집행할 수 있도록 정했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분쟁이 생겼다면 금액과 함께 지급받을 사람, 지급종료 사유, 별도 부담 항목을 한 조항씩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를 준비할 때에는 세 항목을 한데 합치기보다 약정 문구와 기간별 미지급액, 납부고지서·영수증, 기지급 내역을 각각 대응시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합의서를 작성한다면 성년 이후의 생활비를 언제까지 부담할지, 학비에 어떤 교육과정을 포함할지, 결혼비용의 상한이나 사전협의를 둘지를 구체적으로 정해 두세요. (대학 학비·결혼자금과 재산분할)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를 정한 법원 문서와 성년 이후 비용에 관한 별도 약정은 구분해야 합니다. 사적인 합의와 집행권원의 차이, 조서에 적힌 지급의무를 확인하는 방법은 협의이혼 양육비부담조서의 작성과 집행 안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를 협의할 때 정할 내용과 지급·변경 절차는 친권·양육권·양육비·면접교섭 실무 안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약정의 범위와 미지급 내역을 상담에서 검토받으려면 합의서와 실제 지급 자료를 함께 준비하세요. 상담에서 확인할 사항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에서 설명합니다.
자료 출처
-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2. 4. 선고 92가합44812 제13부판결 — 성년 이후 약정생활비, 대학원·취업 학원 학비와 결혼비용, 약정 위자료와 근저당권 해제비용의 지급 범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