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용하던 차량 블랙박스에 배우자와 상간자의 대화가 남아 있다면, 최초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는지 확인한 뒤 증거 제출을 검토해야 합니다. 녹음의 주체와 당시의 고의, 장치의 설치·사용 경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를 위반한 타인 간 대화 녹음은 같은 조 제2항과 제4조에 따라 민사·가사재판에서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면 정상적인 용도로 사용하던 장치에 고의 없이 대화가 남은 경우에는 애초에 그 법을 위반한 녹음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학술적 견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통사고 대비 등에 사용하던 기존 블랙박스의 녹음을 다룹니다.
- 1. 녹음한 사람과 파일을 발견한 사람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 2. 형사책임, 증거능력, 증명력은 따로 판단합니다
- 3. 2024다222212 판결은 위법 녹음을 민사재판에서도 배제합니다
- 4. 사후 재생이 금지된 ‘청취’가 아니라는 판결의 의미
- 5. 우연한 블랙박스 녹음의 증거능력과 고의 필요설
- 6. 소송 목적이 없었다는 말과 녹음 고의가 없었다는 말은 다릅니다
- 7. 내 차·공동 차량이어도 대화 녹음 동의는 별개입니다
- 8. 블랙박스를 인정한 하급심도 구체적인 이유가 중요합니다
- 9. 제출 전에는 원본과 녹음 경위를 함께 정리하세요
-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 자료 출처
1. 녹음한 사람과 파일을 발견한 사람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배우자 차에서 블랙박스를 확인하다가 대화를 발견했습니다.” 이 설명만으로는 법적 판단에 필요한 사실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관리한 사람, 차량을 주로 사용한 사람, 녹음된 대화에 참여한 사람, 파일을 나중에 발견한 사람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 안에서 직접 주고받은 비공개 대화라면, 법률상으로는 통신의 ‘감청’보다 제14조의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하는지가 문제입니다. 따라서 파일을 소송에 제출하는 사람이 그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최초 녹음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의 녹음이라는 판단은 구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 자신이 관리하는 장치에 자신의 대화가 저장된 경우와, 다른 사람이 관리하는 장치가 배우자와 제3자의 대화를 기록한 경우는 출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장치의 소유자나 설치자를 언제나 녹음행위자로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 작동·관리 경위와 녹음 당시의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발견이 우연했다는 것과 녹음이 우연했다는 것은 다른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이 의도적으로 위법하게 녹음한 파일을 제출자가 우연히 발견했을 수도 있습니다. 제출자의 발견 경위만 확인하면 최초 녹음이 어떤 행위였는지 놓칠 수 있습니다.
2. 형사책임, 증거능력, 증명력은 따로 판단합니다
블랙박스 녹음을 검토할 때에는 세 가지 질문을 나누어야 합니다. 첫째는 녹음하거나 취득한 행위 때문에 처벌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행위의 내용과 고의, 적용되는 법률을 검토하는 형사책임의 문제입니다.
둘째는 그 파일을 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것이 증거능력입니다. 형사처벌 여부와 관련이 있지만 언제나 같은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는 사용할 수 있는 증거가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뒷받침하는지입니다. 이것이 증명력입니다. 사용할 수 있는 파일이라도 대화 일시와 화자, 앞뒤 맥락을 확인해 다른 자료와 연결해야 합니다. 음성이 불분명하거나 언제 누가 한 말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면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힘은 약할 수 있습니다.
처벌 여부만으로 증거사용을 결정하거나, 증거로 채택되었다는 이유로 수집행위까지 적법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3. 2024다222212 판결은 위법 녹음을 민사재판에서도 배제합니다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에서는 배우자 차량에 몰래 설치한 녹음기로 확보한 대화와, 배우자 휴대전화의 문자·사진 등을 촬영한 자료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 2024다222212 판결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수집한 대화 녹음파일과 녹취록에 같은 법의 증거사용 금지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사소송의 자유심증주의를 이유로 그 녹음을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달리 휴대전화 촬영 자료에는 해당 수집행위가 위법하다는 사정만으로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그 자료의 민사상 증거능력을 판단하면서 관련 이익을 비교형량했습니다.
그간 하급심에서 증거채택 여부가 갈렸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녹음에 대해서는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3므16593 판결이 가사재판에서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2026년의 2024다222212 판결도 그 배제 기준을 확인한 것으로, 새로운 증거배제 규정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다만 2024다222212는 정상 작동하던 블랙박스의 진정한 우연 녹음을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닙니다. 따라서 기존 블랙박스의 파일을 가지고 계시다면 위법 녹음의 배제 원칙과 함께, 자신의 파일이 애초에 위법한 녹음에 해당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해당 사건에서 수집행위에 관한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있었다는 점도 구별해야 합니다. 형사 유죄판결이 먼저 확정되어야만 민사재판에서 녹음을 배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민사재판에서는 제출된 자료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수집된 것인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사후 재생이 금지된 ‘청취’가 아니라는 판결의 의미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도8603 판결은 이미 종료된 대화의 녹음물을 재생해 듣는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에서 금지하는 ‘청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청취는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실시간으로 엿듣는 것을 의미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결은 주거지에 설치된 장치의 녹음과 파일 재생 등이 문제 된 사건입니다. 차량 블랙박스의 증거사용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사후 재생에 관한 법리는 참고할 수 있지만, 이 판결만으로 파일의 증거능력까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최초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면, 그 내용을 나중에 재생하거나 녹취록으로 바꾸었다는 이유로 증거배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블랙박스 파일을 제출하려면 처음 대화가 기록된 경위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녹음 외의 위법수집 자료와 비교하는 전체 구조는 불법 녹음과 민사소송의 증거사용 문제에서도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우연한 블랙박스 녹음의 증거능력과 고의 필요설
고의 없이 진정으로 우연히 녹음된 대화라면 통신비밀보호법의 증거배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학술적 견해가 있습니다. 조재헌의 「블랙박스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통신비밀보호법 제4조, 제14조 해석론을 중심으로」는 이 문제를 직접 다룹니다.
논문은 형사처벌에 고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증거사용 금지에도 녹음의 고의가 필요한지를 검토합니다. 저자는 제4조가 단순히 타인 간 대화가 저장되었다는 이유로 증거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제3조 또는 제14조를 ‘위반’해 취득한 내용을 배제한다는 문언에 주목합니다.
그 결과 특정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려는 고의가 필요하다고 해석합니다. 정상적인 용도로 설치한 장치에 고의 없이 우연히 대화가 녹음되었다면 제14조 위반으로 볼 수 없고, 제4조의 증거사용 금지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견해입니다. 논문 466~467쪽의 논증과 472~473쪽의 정리에 해당합니다. 조재헌 논문, 사법논집 제73집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블랙박스의 우연 녹음을 주장할 때 검토할 수 있는 해석론입니다. 다만 대법원이 모든 자동녹음에 관하여 이 해석을 일반적인 기준으로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장치의 사용 경위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담당 판사가 논문에서 소개한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2021. 2. 4. 선고 2020드단3232 사례에 따르면, 부부가 함께 쓰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아내와 상대방의 대화가 남았고 남편이 이를 제출했습니다. (논문 인용·평석)
블랙박스는 2016년 1월 보험 특약에 가입하기 전부터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부정행위가 문제 된 것은 2019년 7월경이고, 남편이 파일을 확인한 것은 같은 해 8월경이었습니다. 사고 증거 확보와 보험 특약을 위해 사용하던 장치에 대화가 우연히 남았으며, 해당 대화를 녹음하려는 의도로 설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오래전에 설치했다는 사실도 사고 대비용으로 사용해 온 경위와 함께 설명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6. 소송 목적이 없었다는 말과 녹음 고의가 없었다는 말은 다릅니다
“외도 증거를 모으려고 설치한 것은 아닙니다.” 이 사정은 중요하지만, 그 말만으로 녹음의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송에서 사용할 목적은 행위의 동기이고, 타인의 비공개 대화가 녹음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였는지는 고의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녹음을 적극적으로 원한 경우뿐 아니라, 해당 대화가 녹음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였는지라는 미필적 고의의 문제도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장치에 녹음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대화 녹음에 관한 고의를 곧바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단순히 알 수 있었다는 사정과 실제로 인식하고 받아들였다는 사정은 다릅니다.
우연하게 시작된 상황에서도 이후의 인식과 행동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도15616 판결은 상대방이 통화를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자, 이를 인식하면서 계속 듣고 녹음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처음 대화가 들리게 된 계기가 우연했다는 사정만으로 이후의 청취·녹음까지 정당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용식의 「우연한 비밀청취 및 녹음행위의 죄책」은 이 행위를 적극적인 행위에 의한 범죄로 설명할 것인지, 장치에 대한 통제와 중단 의무를 전제로 부작위에 의한 범죄로 구성할 것인지 검토합니다. 우연히 시작되었다는 이유로 이후의 의도적 청취와 녹음까지 모두 허용된다는 견해는 아닙니다.
이 사건처럼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상황을 인식했다면, 그 뒤 계속 듣거나 녹음한 행동까지 살펴야 합니다. 이미 끝나서 저장된 파일을 나중에 처음 발견했다면 녹음 시점과 발견 시점을 나누어 각 시점의 인식과 행동을 설명해야 합니다.
7. 내 차·공동 차량이어도 대화 녹음 동의는 별개입니다
차량 명의는 확인할 사실 중 하나입니다. 차량과 블랙박스를 누가 관리했는지, 누가 평소 사용했는지, 파일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명의 차량이라는 이유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할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 명의나 부부 공동 사용 차량이라는 사정 역시 대화 녹음에 관한 동의를 자동으로 의미하지 않습니다.
조재헌 논문도 459쪽 각주 46에서 공동 사용 차량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우자의 녹음 동의를 함부로 추정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이 보호하는 것은 재산권이 아니라 사생활의 비밀이라는 이유입니다.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녹음한 경우라면, 배우자가 블랙박스의 존재와 녹음에 동의했는지도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배우자의 동의가 확인되더라도 그와 함께 대화한 상대방의 동의 문제까지 당연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대화 당사자가 자신의 대화를 직접 녹음한 경우와 구별됩니다.
기기 사용 권한과 사생활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구별하는 다른 판례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17. 1. 18. 선고 2016고정538 판결 (원문, 평석)에서는 학원 업무용으로 부부가 함께 사용하던 이메일에서 남편이 사적인 녹음 첨부파일을 확보해 제출한 경위가 문제 되었습니다.
법원은 별거와 감사 사임 이후의 접근 권한 종료, 업무 범위를 벗어난 사생활 자료라는 사정 등을 판단했습니다. 과거에 이메일을 함께 썼다는 사실만으로 이후의 모든 접근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도5555 판결은 공동 노트북에 로그인된 배우자의 구글 사진첩에 계정 접근 권한 없이 접속한 사건입니다. 이는 이메일 사건은 아니지만,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기라는 사정과 그 안의 개별 계정에 접근할 권한을 구별하는 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 판례들을 모든 블랙박스 저장매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차량이나 기기를 사용할 권한, 사적인 파일에 접근할 권한, 대화를 녹음하는 데 대한 동의는 각각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8. 블랙박스를 인정한 하급심도 구체적인 이유가 중요합니다
기존 블랙박스의 대화를 증거로 인정한 하급심판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파일을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다른 사건에서 인정되었다는 결론과 함께 그 이유를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6. 7. 8. 선고 2025가단105195·2026가단101656 판결은 차량에 이미 설치된 블랙박스의 사고 기록 기능, 사후 재생, 원고가 해당 대화를 녹음하려고 장치를 설치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사정 등을 근거로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원문, 평석)
2024다222212 판결 이후에 선고되었다는 점은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에서 그 대법원 판결과의 관계가 명시적으로 설명된 것은 아닙니다. 최근의 하급심 판단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우연 녹음의 증거능력이 모든 사건에서 같은 결론에 이른다고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오래된 하급심이라고 해서 결론 전체가 당연히 의미를 잃는 것도 아닙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더라도 민사소송의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은 대법원의 배제 법리와 충돌합니다. 반면 구체적인 사실관계상 애초에 금지되는 녹음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은 다른 문제입니다.
사후 재생에 그쳤다는 사실만 확인했는지, 최초 녹음의 주체와 고의까지 판단했는지를 살펴야 자신의 사건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9. 제출 전에는 원본과 녹음 경위를 함께 정리하세요
그러나 기존 블랙박스의 우연 녹음이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대화 내용뿐 아니라 파일이 만들어진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도 중요합니다.
현재 보유한 원본 파일을 유지하면서 파일 정보와 확보 경위를 정리하세요. 녹취록을 만들더라도 원본과 앞뒤 대화를 대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확보 경위가 불분명한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지 말고 확인된 사실과 나누어 설명하세요.
| 준비할 자료 | 설명하려는 사실 |
|---|---|
| 원본 파일과 파일 정보 | 전체 맥락, 생성 시점, 편집 여부 |
| 블랙박스 구입·설치 자료 | 장치를 설치한 시점과 경위 |
| 보험 가입·특약 자료 | 평소 사고 대비용으로 사용한 경위 |
| 차량 사용·관리 관계 자료 | 실제 사용자와 장치 관리 주체 |
| 확인 가능한 설정·수리 기록 | 문제 된 시기의 장치 작동 상태 |
| 파일 발견·확보 경위 기록 | 누가 언제 어떤 권한과 경위로 확인했는지 |
이혼과 상간 소송에서 이러한 자료를 다른 사실관계와 어떻게 연결할지는 배우자 부정행위 소송의 전체 판단 구조와 함께 검토하실 수 있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다음은 앞서 설명한 판례와 논문을 기존 블랙박스 사안에 연결한 필자의 사견입니다.
저는 2024다222212 판결을 근거로 평소 작동하던 블랙박스에 진정으로 우연히 남은 녹음까지 모두 사용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판결이 분명히 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녹음의 증거사용 금지입니다. 고의 없는 자동녹음이 애초 그 법을 위반하는지라는 선행 문제는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참조한 논문 저자 조재헌의 고의 필요설은 이 선행 문제를 설명하는 해석입니다. 저자 역시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녹음을 자유심증주의만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전제에 서 있습니다. 따라서 그 견해는 위법 녹음의 배제 원칙과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해석의 여지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형사책임에 필요한 주관적 요건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증거배제의 요건을 다르게 보아야 한다는 반론입니다. 이는 필자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반론이며, 확립된 판례나 학계의 다수설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녹음의 민사상 증거능력을 부정한 대법원 2024다222212 판결 이후에 나온 안양지원 2025가단105195·2026가단101656 판결도 기존 블랙박스의 사고 기록 기능과 사후 재생 경위, 대화 녹음 목적의 설치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사정 등을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저는 이 판결의 논지와 앞서 설명한 제 견해가 같은 방향에 있다고 봅니다. 다만 우연한 자동녹음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대법원의 일반적인 기준이 확립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담을 준비하실 때에는 현재 보유한 파일과 위 경위 자료를 함께 정리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사건에 맞는 상담을 준비하고 담당 변호사를 살펴보는 기준은 이혼 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가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 위법 녹음의 증거배제와 다른 위법수집 자료의 비교형량.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3므16593 판결 — 가사재판에서의 위법 녹음 증거사용 금지.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도8603 판결 — 종료된 대화 녹음물의 사후 재생과 청취의 동시성.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도15616 판결 — 우연히 시작된 청취 이후의 인식과 녹음.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도5555 판결 — 공동 노트북 사용과 배우자 계정의 접근 권한. 국가법령정보센터.
- 조재헌, 「블랙박스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통신비밀보호법 제4조, 제14조 해석론을 중심으로」, 사법논집 제73집(2021), 433~479쪽 — 녹음 고의, 증거배제, 차량 공동 사용과 동의. 467~468쪽 각주 54에 속초지원 2020드단3232 사례 소개. 국회도서관.
- 이용식, 「우연한 비밀청취 및 녹음행위의 죄책-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도15616 판결」, 법조 제65권 제8호(2016), 650~675쪽 — 우연한 시작 이후의 작위·부작위 구성.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광주지방법원 2017. 1. 18. 선고 2016고정538 판결 — 공유 이메일의 접근 권한과 사적 첨부파일 취득.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6. 7. 8. 선고 2025가단105195·2026가단101656 판결 — 기존 블랙박스 녹음의 증거능력.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