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재산분할을 피하려고 이혼을 거부하더라도, 그 반대만으로 재판상 이혼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 공동생활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는지, 그 과정에서 각자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실과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재산을 정산하기 싫어서 혼인 유지만 주장하는 상황이라면, 상대방의 말과 실제 행동을 비교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1. 혼인을 유지하겠다는 말과 실제 생활을 함께 살펴봅니다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지 못했다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부부 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을 계속하도록 하는 것이 한쪽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법원은 혼인을 계속하려는 의사와 함께 파탄의 책임, 혼인기간, 자녀, 이혼 후의 생활보장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합니다. 이혼을 거부한다는 말뿐 아니라, 실제로 부부가 어떻게 생활했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장기간의 별거, 생활비와 연락의 단절, 서로 제기한 민사소송이나 형사고소는 그 과정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각각의 이유와 이후의 경과를 연결해서 설명해야 합니다. 상담을 거절한 사실도 위협이나 폭력 때문에 함께 참석하기 어려웠던 것인지 등 그 배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자신에게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지, 책임이 약화되었는지, 상대방과 자녀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졌는지 등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기준까지 살펴야 합니다. 혼인이 파탄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누구의 이혼청구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2. 장기간의 별거와 재산 분쟁을 살핀 대법원 판례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므15398 판결은 혼인 유지를 주장하는 말과 실제 관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이 사건의 원고와 피고는 장기간 별거했고, 부부 공유 토지의 분할 등을 둘러싼 민사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서로 형사고소를 한 뒤 끝까지 처벌을 원하여 양쪽 모두 형사처벌을 받았습니다. 원심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원고에게 있고 피고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부부가 실제로 보여 온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재산 분쟁이 조정으로 끝난 뒤에도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이나 통상적인 부부·가족으로서의 교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원피고는 장기간에 걸쳐 별거 생활을 하였고, 혼인기간 중에 서로 재산에 관한 민사소송을 하였으며, 상호 간 형사고소를 하고 끝까지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고수하여 함께 형사처벌을 받았다. 또한 위 민사소송이 조정으로 끝난 다음에도 당사자 사이에 서로 이해하거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노력하지 않고 통상적 수준의 부부나 가족으로서 상호작용이 없이 기능적이고 형식적인 혼인관계만을 유지하였다. 대법원 2021므15398 판결
대법원은 자녀와 손녀를 걱정한다는 피고의 주장만으로 부부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을 살폈습니다. 또한 원고가 별거 중 다른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것이 혼인 파탄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의 결론은 이혼을 최종 확정한 것이 아니라,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낸 것입니다. 부부 공동생활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과 쌍방의 책임이 동등하거나 비슷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파탄 책임을 더 심리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판결이 피고의 재산분할 회피 목적을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혼인 유지를 원한다는 말만으로 청구를 기각하지 않고 실제 생활과 책임을 심리해야 한다는 대응의 근거가 됩니다.
3. 혼인 파탄의 입증과 재산 보전을 함께 준비합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정산하지 않기 위해 이혼을 거부한다면, 혼인을 유지하겠다는 말과 맞지 않는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해야 합니다. 별거가 시작된 경위, 연락과 생활비의 변화, 분쟁 이후 관계 회복을 제안했는지와 그 결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세요.
부부상담을 제안하거나 거절한 대화, 생활비 지급 내역, 갈등 당시 경찰이 출동한 기록 등이 있다면 당시 상황과 함께 보관합니다. 자신의 대응을 포함한 전체 경위를 정리해야 혼인 파탄의 과정과 쌍방의 책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소송이 길어지는 동안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길 우려가 있다면, 재산분할 청구와 함께 보전처분을 준비해야 합니다. 재산분할금 지급을 구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이나 예금 등에 대한 가압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정 재산에 관한 권리의 실행을 보전하려면 그 청구에 맞는 가처분이 필요한지도 따로 판단합니다.
가압류와 가처분은 모든 이혼소송에 일률적으로 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277조가 정한 집행 곤란의 우려 등 보전의 필요성과, 제300조의 가처분 요건에 맞춰 청구 내용과 대상 재산을 정해야 합니다. 처분이 우려되는 재산이 있다면 소송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그 내역과 위험을 함께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재산분할을 회피하려는 이혼 거부에 대응할 때에는 이혼을 인정받는 문제와 재산을 실제로 정산받는 문제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혼인관계가 어떻게 파탄되었는지 입증하는 자료와, 나눌 재산의 내역 및 처분 우려를 설명하는 자료는 역할이 다릅니다.
이혼을 거부한다는 말이나 장기간 별거했다는 사정만으로 이혼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공동생활과 회복 노력, 쌍방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필요한 재산 보전까지 준비하는 것이 대응의 핵심입니다.
재판상 이혼의 사유와 입증 기준은 이혼사유 총정리에서, 분할 대상과 기여도 및 정산 방법은 이혼 재산분할 총정리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혼인 파탄 자료와 재산 내역을 가지고 상담을 준비한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요령을 참고해 보세요.
자료 출처
- 민법 제840조 제6호 —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므15398 판결 — 장기간 별거, 민사소송과 상호 형사고소, 혼인계속의사 및 파탄 책임의 심리.
- 민사집행법 제276조·제277조·제300조 — 가압류와 가처분의 목적 및 보전의 필요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