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은 남편의 이혼청구가 기각된 이유 – 부산가정법원 2017드단206515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은 배우자가 별거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면, 법원은 별거 기간만 보지 않습니다. 그동안 누가 가계를 책임졌는지, 왜 따로 살게 되었는지,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과 상대방의 혼인 유지 의사는 어떠한지를 함께 살핍니다.

부산가정법원 2018. 5. 15. 선고 2017드단206515 판결은 남편의 이혼청구를 기각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먼저 혼인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설령 파탄되었더라도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고,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받아들일 사정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1. 아내가 생활비와 남편의 채무를 부담해 온 혼인생활

남편인 원고와 아내인 피고는 1980년 4월 혼인신고를 했고, 성년인 아들과 딸을 두었습니다. 남편은 처음에는 선원으로 일하다가 1990년경 선박전자장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외환위기와 화재 등으로 사업이 어려워진 사정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1987년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가계와 자녀 양육을 맡아 왔습니다.

판결은 생활비 부담을 다음과 같이 인정했습니다.

“원고는 사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피고에게 생활비를 따로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는 원고를 대신하여 생활비를 벌기 위해 1987년부터 현재까지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면서 가정살림을 도맡아 왔는데, 그 동안 원고의 채무를 변제하거나 원고의 계비와 경조사비용, 동창회비까지 부담해 왔다.”

법원이 인정한 생활비 미지급은 남편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의 일입니다. 장기간 아내가 맡아 온 가사·양육 부담과 사업 이후의 생활비 미지급을 함께 살폈습니다.

남편은 2012년 6월 13일 경남 남해군으로 주소를 옮겨 모친과 살았습니다. 아내에게 함께 살자고 했지만, 아내는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 농사까지 하게 될 것을 걱정하며 응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부산을 오가기도 했으나 왕래가 뜸해졌습니다.

2014년 12월 25일에는 남편이 채무를 갚기 위해 3,0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아내가 이를 거절하고 자녀들과 상의하라고 하면서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2017년 1월 협의이혼을 신청했지만 아내가 확인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성립하지 않았고, 남편은 같은 해 2월 17일 이혼조정을 신청했습니다.

2. 파탄 여부, 책임, 유책배우자 청구의 예외를 차례로 판단했습니다

판단 단계이 사건에서 살핀 내용
혼인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는지별거의 경위·내용·기간, 부부의 왕래와 아내의 의사·태도를 보아 파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설령 파탄되었다면 주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장기간 생활비·가사·양육을 아내에게 맡기고, 합가나 갈등 해결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남편에게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단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지아내의 거부가 단순한 오기·보복이라고 볼 수 없고, 남편의 유책성을 상쇄할 보호·배려나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주문남편의 이혼청구 기각. 소송비용은 남편 부담

남편은 아내가 시어머니의 병간호를 소홀히 했고, 10년 이상 부부관계가 없었으며, 아파트도 상의 없이 처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10년 이상 부부관계가 없었다는 주장과 2012년 주소 이전·별거 경과는 서로 다른 사실입니다.

아내는 남편이 부산에 오기도 했고,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가정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법원은 남편의 주장만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파탄을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남해로 이주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생계와 대출에 대한 걱정 등 그 이유를 함께 보았습니다.

법원은 남편이 남해 생활을 정리하고 부산으로 돌아오려 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동거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랜 기간 아내가 감당한 경제적 부담과 가정생활을 외면한 채 아내에게만 책임을 돌린 점을 고려했습니다. 남편이 다른 여성과 골프를 치고 사진을 게시한 사정이 나오지만, 이 판결이 내연관계나 부정행위를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사정을 모아보면 설령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주된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판단된다.”

법원은 파탄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파탄을 가정하더라도 남편의 책임 때문에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혼사유와 파탄 책임의 일반적인 구별은 이혼사유에 관한 실무 종합안내와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3. 아파트 처분의 동기와 경위는 혼인파탄 책임 판단에 반영됐습니다

문제가 된 아파트는 아내가 1995년경 5,500만 원에 취득하여 아내 명의로 보유하던 재산입니다. 아내는 시누이로부터 남편의 채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집행을 걱정하여 2014년 11월 30일 아들 앞으로 명의를 이전했습니다. 이후 2017년 1월경 그 아파트를 팔고 아들 명의의 다른 아파트를 마련했습니다.

남편은 이러한 처분이 자신과 상의 없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아내의 경제적 부담, 재산 처분의 동기와 경위 등을 함께 보아 아내에게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아내 소유 아파트를 처분한 경위를 혼인파탄 책임의 판단자료로 살폈습니다. 자녀에게 명의를 이전한 거래가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유효한지, 사해행위취소 대상인지까지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명의이전에 관한 분쟁에서는 실제 소유관계, 누가 채무를 부담하는지, 처분 당시의 재산상태와 거래의 실질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4. 유책배우자의 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정은 어떻게 살피나요?

이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은 혼인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으면서, 예외가 될 수 있는 사정을 제시했습니다.

  • 상대방에게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으면서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 등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 유책배우자의 책임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 세월의 경과로 혼인파탄 당시의 유책성과 상대방이 받은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각 항목은 예외를 판단할 때 고려하는 사정입니다. 법원은 책임의 정도, 혼인·별거 기간, 별거 후 생활관계, 상대방의 혼인계속의사와 이혼 후 생활보장 등을 종합하여 예외 허용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아내가 가정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었고, 이를 단순한 오기나 보복이라고 볼 근거가 없었습니다. 남편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의 보호·배려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38년에 이르는 혼인기간과 비교한 별거 경과 등을 고려해도 유책성과 아내의 고통이 희미해져 책임을 따질 의미가 없어졌다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특정한 별거 연수나 혼인기간 대비 비율이 예외 허용의 고정 기준인 것은 아닙니다.

이후 별개의 사건인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은 혼인계속의사를 말로만 확인하지 않고, 전체 사정과 실제 태도를 객관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혼 후 생활에 대한 걱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혼인 유지 의사를 거짓으로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이 판결은 2017드단206515 사건의 상급심이 아니라, 현재 판단 기준을 함께 살펴볼 비교 판례입니다.

5. 혼인을 유지하려면 실제 생활 경과와 회복 의사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반복하기보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파탄의 경위와 실제 생활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생활비와 남편 채무를 아내가 부담해 온 내역, 남해 이주를 거절한 이유, 별거 중 왕래와 혼인 유지에 관한 태도가 판단자료가 되었습니다.

  • 생활비와 채무 부담: 누가 어떤 비용을 지급했는지 계좌 내역과 대출·변제자료로 정리합니다.
  • 별거의 경위: 주소가 바뀐 날뿐 아니라 따로 살게 된 이유, 이후 왕래와 연락, 합가 제안 및 거절 이유를 시간순으로 설명합니다.
  • 관계 회복에 관한 실제 행동: 대화를 요청하거나 상담·조정에 참여한 경과, 생활상의 어려움 때문에 응하지 못한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형식적으로 상담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 이혼 후 생활에 관한 사정: 건강, 주거, 소득, 자녀와의 생활관계 등 현실적인 우려를 혼인 유지 의사와 함께 설명합니다.

유책배우자의 청구에 대응할 때 확인할 자료와 예외 판단은 유책배우자 이혼청구와 방어에 관한 실무 글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6. 재산을 보전하는 절차는 혼인파탄 책임과 별도로 검토합니다

장래 재산분할금의 집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 상대방이 소유한 재산, 선순위 권리와 처분 위험, 예상 청구액에 맞추어 보전처분을 검토합니다. 부동산이나 임차보증금 등 보전할 실익이 있는 재산부터 살펴보고, 예금채권 등은 필요성과 생활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합니다. 이는 법률상 반드시 거쳐야 할 순서를 뜻하지 않습니다.

가압류를 해 두었다고 해서 다른 일반채권자보다 우선변제를 받거나 재산분할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압류의 효력에 관한 법원 안내는 가압류만으로 우선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가압류·가처분에 관한 생활법령 안내와 함께 청구권과 목적물에 맞는 절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재산분할금 지급을 청구하며 가압류를 검토한다면, 남편이 소유한 재산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아파트는 아내나 아들 명의였으므로 소유관계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또한 이혼을 원하지 않는 현재 입장에서 어떠한 청구권과 보전 필요성이 인정될지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생활비 미지급이라는 한 가지 사실만이 아닙니다. 아내가 가계와 양육을 책임져 온 경위, 남편의 채무까지 부담한 사정, 별거 후의 생활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태도가 이어져 혼인파탄 책임을 설명합니다. 방어 자료는 이러한 경과가 드러나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이혼이 허용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판단합니다. 별거가 계속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예외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보호·배려의 실질, 혼인 유지 의사와 이혼 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기간 별거 후 배우자가 이혼을 거부한다면?)

법원은 이 사건에서 남편의 이혼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을 남편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확인된 공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의 상급심 결과나 확정 여부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생활비 내역과 별거 경과, 상대방의 소장을 정리해 상담을 준비한다면 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이혼전문변호사 윤혜영 사무실의 연락처와 위치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