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학력·직업·재산을 속였고, 그 거짓말이 결혼을 결정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사기를 이유로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력과 직업을 허위로 설명하거나, 직업과 재력을 꾸며 상대방을 속인 사건에서 혼인이 취소된 판결이 있습니다.
다만 결혼 후 알게 된 모든 거짓말이 혼인취소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속였는지, 그것을 믿고 어떻게 결혼을 결정했는지, 진실을 알았더라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판단합니다.
취소를 생각하고 있다면 먼저 확인할 것은 기간입니다. 민법 제823조에 따라 사기를 안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사기를 이유로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배우자의 해명을 기다리거나 증거를 정리하는 동안 이 기간이 지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1. 학력·직업·재산에 관한 어떤 거짓말이 혼인취소 사유가 되나요?
민법 제816조 제3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법원에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므654·661 판결은 위법한 기망행위로 혼인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착오가 생겼고, 사회통념상 그 기망이 없었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사기에 의한 혼인취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진실을 알았으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 더하여, 그 거짓말이 혼인 여부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었다는 사정이 드러나야 합니다. 혼인 전 어떤 설명을 들었고, 이를 믿고 어떤 생활을 계획했으며, 실제 상황은 얼마나 달랐는지가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근무한 적이 없는 회사에 다닌다고 설명하거나, 자신이 갚아야 할 빚을 돌려받을 재산처럼 제시했다면 혼인의 전제가 허위로 만들어진 문제가 됩니다. 반면 결혼 당시에는 사실이었던 직업이나 재산 상황이 이후 달라졌다면, 그 변화만으로 혼인 당시의 사기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지 않고 숨긴 경우에도 사기가 성립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이때는 그 사실을 혼인 전에 알려야 할 법적 의무가 있었는지를 함께 판단합니다. 경제적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구체적인 직업·소득·재산을 사실과 다르게 설명했다는 주장은 입증할 내용이 다릅니다.
2. 학력·직업·재산을 속인 혼인취소 판례는 어떻게 판단했나요?
대학 졸업과 회사 재직을 허위로 설명한 사건
인천지방법원 2015. 1. 23. 선고 2014드단104261 판결에서는 남편이 교제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근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혼인신고 후에는 실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다른 여성과 장기간 동거했던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원문·평석)
법원은 학력과 직업 등에 관한 허위 설명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었고, 아내가 진실을 알았다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아 혼인을 취소했습니다.
허위 직업과 재력으로 아내에게 채무를 부담시킨 사건
부산가정법원 2018. 6. 20. 선고 2017드단211364 판결에서는 남편이 증권투자자문회사에 근무하며 월 500만 원에서 600만 원을 받는다고 설명했고, 이후에는 부친 등이 운영하는 회사의 영업이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회사들에서 근무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원문·평석)
재산에 관한 설명도 달랐습니다. 남편은 자신이 돈을 빌리면서 작성한 공정증서의 일부를 보여주면서, 지인에게 빌려준 돈을 곧 돌려받을 것처럼 설명했습니다. 결혼비용과 주거비 등을 지급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해 아내가 비용과 대출을 부담하게 했고, 그 돈을 사용했습니다.
법원은 허위 직업·재력에 관한 설명과 아내에게 다액의 채무를 부담시킨 경위, 혼인 전 다른 여성과의 관계 및 그 여성에게 돈을 편취한 사정 등을 고려했습니다. 아내가 실제 재산 상태와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아 혼인을 취소했습니다.
취업 약속과 집 소유에 관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건
부산가정법원이 2022. 4. 1. 공개한 주요판결에서는 아내가 남편의 공기업 취업과 신혼집 소유에 관하여 속았다고 주장했지만, 혼인취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남편의 어머니가 투자 상대방의 취업 약속을 믿고 있었으며, 어머니 자신도 그 사람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교제 과정과 임신 등의 경위에 비추어, 공기업 취업이 혼인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더라도 혼인을 결정한 핵심 조건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집에 관해서도 아내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 남편 어머니의 소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으로 본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3. 혼인취소는 사기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청구해야 하나요?
사기에 의한 혼인취소는 사기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법원에 청구해야 합니다. 혼인신고를 한 날부터 계산하는 기간이 아닙니다.
배우자가 거짓말을 인정한 대화, 학력이나 재직 사실에 관한 확인 자료, 허위 재산 설명이 드러난 문서 등을 날짜와 함께 보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처음 의심한 때와 거짓말의 실체를 알게 된 때가 다를 수 있고, 배우자가 언제 무엇을 설명했는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확실한 증거를 모두 모은 날부터 계산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기다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혼인을 취소하고 싶다면 현재 확보한 자료로 청구할 수 있는지를 먼저 검토하고, 부족한 자료는 소송에서 보완하는 방향을 살펴야 합니다. 청구기간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모든 증거를 갖추는 일보다 법원에 청구할 시점을 놓치지 않는 일이 우선입니다.
4. 학력·직업·재산의 거짓말은 어떤 증거로 입증하나요?
혼인취소를 위해서는 거짓말의 내용뿐 아니라 그 말을 믿고 결혼을 결정한 과정도 드러나야 합니다.
| 입증할 내용 | 도움이 되는 자료 |
|---|---|
| 혼인 전에 무엇을 말했는지 | 교제 당시 문자·카카오톡, 소개 프로필, 배우자가 제시한 증명서·재산 자료 |
| 실제 사실은 무엇인지 | 졸업·재직 확인 자료, 등기사항증명서, 관련 계약서, 배우자의 인정 내용 |
| 왜 혼인 결정에 중요했는지 | 직업·소득·주거에 관한 혼인 전 질문과 답변, 이를 전제로 세운 생활 계획 |
| 언제 사기를 알았는지 | 거짓말을 인정한 대화, 확인 회신, 관련 사실을 알게 된 당시의 기록 |
예를 들어 “회사에 다니지 않았다”는 자료만 제출하는 것보다, 혼인 전에는 해당 회사에 재직한다고 설명한 대화와 실제 재직 사실을 확인한 자료를 함께 제시하는 편이 거짓말의 내용과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재산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누구 소유의 어떤 재산이 있다고 설명했는지, 돌려받을 돈이라고 제시한 문서가 실제로는 어떤 채무에 관한 것이었는지처럼 주장과 확인 자료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확보하기 어려운 졸업·재직 자료는 관련 학교나 회사가 특정되어 있다면 소송에서 사실조회 신청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94조는 법원이 학교·기관·단체 등에 업무상 필요한 조사를 촉탁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회할 기관과 기간, 확인할 사실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 자료가 혼인취소 사유를 입증하는 데 왜 필요한지도 신청서에 설명해야 합니다.
5. 혼인취소가 어려우면 이혼을 청구할 수 있나요?
혼인취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3개월 청구기간이 지났다면, 취소와 별도로 이혼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배우자와 합의하면 협의이혼을 할 수 있고,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거짓말의 내용과 반복 정도, 그로 인한 신뢰 훼손, 혼인생활에 미친 영향 등을 보아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인정된다면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혼인취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부산가정법원이 2022년에 공개한 사건에서도 혼인취소는 배척했지만, 부부관계가 파탄된 사정 등을 근거로 이혼은 인정했습니다. 취소가 어려운 경우까지 대비하려면 혼인취소를 우선 청구하면서, 취소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이혼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함께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혼인취소의 효과에 관해서도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이 설명한 것처럼 혼인취소의 효력은 과거로 소급하지 않고 장래를 향해 발생합니다. 취소 판결을 받더라도 그전의 혼인관계까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혼인 전에 들은 말 → 실제로 확인된 사실 → 그 말을 믿고 결혼을 결정한 이유 → 진실을 알게 된 날짜”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면 됩니다. 직업과 재산을 믿고 함께 살 집이나 생활 계획을 정했던 대화가 남아 있다면, 거짓말이 혼인 결정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혼인취소에는 짧은 청구기간이 있으므로, 현재 자료를 바탕으로 기간과 청구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추가 입증을 준비하는 순서가 적절합니다.
거짓말로 혼인생활의 신뢰가 무너졌을 때 어떤 사정과 증거가 재판상 이혼 판단에 영향을 주는지는 이혼사유와 증거에 관한 실무 총정리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혼인취소와 이혼을 함께 검토할 상담에서는 사기를 알게 된 시점과 혼인 전후 자료를 먼저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을 맡을 변호사의 설명 방식과 실제 수행 범위를 확인하는 방법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가이드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 민법 제816조 제3호·제823조·제824조: 사기에 의한 혼인취소 사유와 청구기간, 취소의 비소급효.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94조: 학교·기관 등에 대한 조사의 촉탁.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므654·661 판결: 사기에 의한 혼인취소의 판단 기준, 불고지의 요건과 혼인취소의 비소급효.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인천지방법원 2015. 1. 23. 선고 2014드단104261 판결: 학력·직업 등에 관한 허위 설명으로 혼인취소를 인정한 사례. 인천지방법원 공개 판결문.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부산가정법원 2018. 6. 20. 선고 2017드단211364 판결: 허위 직업·재력 설명과 채무 부담 등의 경위를 고려하여 혼인취소를 인정한 사례. 부산가정법원 공개 판결문.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부산가정법원, 「[가사] 아내의 혼인취소 청구를 배척하고 이혼, 재산분할 등을 인정한 사안」, 2022. 4. 1. 공개: 취업·주택 관련 주장에 대한 혼인취소 배척 이유. 부산가정법원 주요판결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