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당시의 거짓말을 알고도 함께 살았다면 혼인취소가 어려워지나요?

결혼 당시의 거짓말을 알고도 함께 살았다고 해서 혼인취소가 곧바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기를 알고도 혼인을 유지하기로 받아들였다면, 혼인을 추인하여 취소권이 소멸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사기를 안 날부터 3개월이라는 청구기간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안에 소송을 준비하면서, 언제 무엇을 알았는지와 함께 살았던 이유·당시의 의사를 설명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1. 거짓말을 안 뒤 계속 동거하면 혼인을 추인한 것인가요?

추인이란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를 취소하지 않고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민법 제143조는 추인한 뒤에는 취소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사기로 인한 혼인에서도 상대방이 “진실을 알고도 혼인을 받아들였으므로 이제 취소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집에서 생활한 사실과 혼인을 추인한 의사는 구별해야 합니다. 거짓말을 확인하고 관계를 정리하려는 중에도 당장 생활을 분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함께 지내는 동안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떤 결정을 했는지가 혼인을 받아들였다는 주장에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2. 동거와 성관계가 있었는데도 혼인취소를 인정한 판례

서울가정법원 2004. 1. 16. 선고 2002드단69092 판결에서는 배우자의 직업·가족관계 등에 관한 거짓말을 알게 된 남편이 혼인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그런데 소송을 낸 뒤에도 부부가 중국의 투자박람회에 함께 참석했고, 같은 호텔방에서 지내며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원문·평석)

아내는 이를 근거로 남편이 혼인을 추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박람회에 참석한 경위와 그 전후의 사정을 살폈습니다. 남편에게는 아내가 사업에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두려움, 사업상 도움을 얻을 가능성, 현지에서 아내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귀국한 뒤에는 다시 별거를 요구하고, 별거할 집의 임대차계약을 진행했으며, 결국 집을 나왔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동거와 성관계만으로 사기로 인한 혼인임을 알면서 혼인을 추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혼인취소를 인정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하고 별거를 요구했던 사정까지 있는 하급심 사례이므로, 동거가 언제나 문제없다는 뜻으로 확대할 수는 없습니다.

3. 해명을 기다리며 함께 살아도 혼인취소 청구기간은 지나가나요?

사기를 안 상태라면 해명이나 사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청구기간은 진행됩니다. 민법 제823조는 사기를 안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집을 나온 날이나 혼인을 끝내기로 최종 결심한 날부터 새로 계산하는 기간이 아닙니다.

부산가정법원 2019. 8. 22. 선고 2017드합200873(본소), 2018드합201804(반소) 판결에서도, 남편이 혼인 후 약 6개월 무렵 알게 된 아내의 재혼·이혼 사실에 대해서는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뒤 소송을 냈다는 이유로 혼인취소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남편이 나중에 가족관계 서류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에 관한 청구기간이 그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원문·평석)

거짓말을 의심한 때와 실제로 사기 사실을 알게 된 때가 다투어질 수는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처음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언제 어떤 자료로 확인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다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청구를 늦추는 것은 위험합니다.

상대방에게 취소하겠다고 말하거나 문자로 항의한 것만으로 법원에 청구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혼인취소를 검토한다면 별거가 완료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청구기간 안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4. 동거 경위와 혼인취소 의사는 어떤 기록으로 설명하나요?

자료는 거짓말 자체뿐 아니라, 진실을 알게 된 뒤의 생활과 대화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명할 사실도움이 되는 기록
무엇을 언제 알았는지배우자의 인정 메시지, 사실을 확인한 서류와 받은 날짜
진실을 안 뒤 보인 의사항의·해명 요구·관계 정리에 관한 대화 전체
계속 함께 산 경위주거·경제·자녀 돌봄 등 당시 생활 사정을 보여주는 자료
관계를 정리하려 한 과정별거 요구, 이사·임대차 준비, 소송 제기 관련 기록

예를 들어 별거를 요구했지만 실제로 이사할 집을 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 당시의 대화와 주거 준비 자료를 함께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자료 하나가 추인을 부정하는 정해진 요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할 때에는 상대방에게 다정하게 보낸 메시지나 관계를 회복하려고 했던 대화도 함께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불리해 보이는 부분을 빼면 상대방이 그 부분을 제출했을 때 설명이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어떤 뜻으로 대화했고 무엇을 결정했는지를 전체 흐름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먼저 사실을 확인한 자료와 당시 대화를 상담에 가져가고, 그다음 함께 살았던 경위를 설명하는 순서가 도움이 됩니다.

혼인취소와 별도로 이혼을 통한 관계 정리도 검토한다면, 재판상 이혼사유와 입증자료를 정리한 안내에서 전체 기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짧은 청구기간 안에 상담과 소송 준비를 진행해야 한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가이드를 통해 사건을 맡길 변호사와의 설명·소통 방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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