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형성한 아파트를 전세로 임대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은 재산분할에서 채무로 공제합니다. 집값 전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집값에서 보증금 반환채무와 분할 대상 대출 등을 뺀 순재산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받은 보증금이 예금이나 다른 재산으로 남아 있다면 그 재산의 분할 대상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1. 집값 8억 원에 전세보증금 5억 원이라면
계산을 위한 가상 사례입니다. 재산분할 대상 아파트의 시가가 8억 원이고, 세입자에게 반환할 보증금이 5억 원이며, 다른 재산과 채무는 없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아파트 8억 원 − 보증금 반환채무 5억 원 = 순재산 3억 원
재산분할 비율을 각 50%로 정한다면 각자의 몫은 1억 5,000만 원입니다. 한 사람이 아파트를 소유하면서 보증금 반환 부담도 맡고, 다른 사람에게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는 구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채무를 이미 공제했으므로, 돈을 받는 사람에게 다시 보증금의 절반을 부담시키면 같은 채무를 두 번 계산하게 됩니다.
여기에 분할 대상인 주택담보대출 잔액 1억 원이 더 있다면 순재산은 2억 원입니다. 이때 공제할 대출액은 등기부의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남아 있는 채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각 50%라는 비율도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정산액은 부부의 전체 재산과 채무, 기여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2. 대법원이 보증금 반환채무 누락을 바로잡은 사례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므4699, 4705, 4712 판결에서는 배우자 일방이 자신의 명의로 취득한 아파트를 보증금 6,500만 원에 임대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원심은 그 보증금 반환채무를 해당 배우자의 소극재산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보증금 반환채무 누락을 바로잡은 사건의 원문과 평석)
대법원은 부부가 협력하여 취득한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혼인 중 재산의 형성에 수반한 채무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출처: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므4699, 4705, 4712 판결
이 사건에서는 특별한 사정에 관한 설명 없이 보증금 반환채무를 누락한 것이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아파트의 가치는 적극재산에 포함하면서 그에 연결된 반환채무를 빠뜨리면, 실제 나눌 수 있는 재산보다 큰 금액을 기준으로 정산하게 됩니다.
3. 받은 보증금이 통장에 남아 있다면 함께 계산합니다
앞선 가상 사례에서 받은 보증금 5억 원 전액이 별도의 예금으로 남아 있고 그 예금도 분할 대상이라면, 계산은 아파트 8억 원에 예금 5억 원을 더한 뒤 반환채무 5억 원을 빼는 방식입니다. 다른 재산과 채무가 없다면 순재산은 8억 원입니다. 집값에서 보증금만 빼고 예금을 누락하면 재산을 실제보다 적게 평가하게 됩니다.
보증금으로 다른 집의 전세보증금을 지급했다면 그 집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권을, 대출을 갚았다면 감소한 대출 잔액을 확인합니다. 이미 부부 생활비로 사용했다면 과거에 받은 금액을 그대로 현재 예금처럼 더할 수는 없습니다. 돌려줄 채무와 받은 돈이 남아 있는 재산을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4. 집값에서 빼는 계산과 세입자에게 갚을 책임은 구별합니다
재산분할에서 보증금을 공제하는 것은 부부 사이의 정산 문제입니다. 세입자가 누구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임대차관계와 소유권 이전 등을 따로 살펴야 합니다. 부부끼리 “각자 절반씩 부담한다”고 정했다고 해서 세입자도 두 사람에게 절반씩 나누어 청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항력을 갖춘 주택임대차에서는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받는 사람이 원칙적으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른 승계 문제이므로, 아파트를 넘겨받는 쪽은 보증금을 공제한 가격뿐 아니라 임대차 만료일과 실제 반환할 자금도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서에는 대상 임대차계약, 보증금 잔액, 소유권 이전 시기, 부부 사이의 최종 반환 부담을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좋습니다. 공동명의로 남겨두거나 소유권 이전 전에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면 그 상황에 맞는 정산 조건도 필요합니다.
5. 계약서와 입출금 내역을 함께 준비합니다
최초 임대차계약서뿐 아니라 갱신계약서, 보증금 증액·감액 내역, 실제 입금 자료와 일부 반환 내역을 함께 정리하면 현재 채무액을 설명하기 쉽습니다. 보증금으로 다른 재산을 취득하거나 대출을 상환했다면 연결되는 거래 내역을 준비하세요.
집값에서 보증금을 뺀 금액을 이미 순가액으로 적었다면 같은 보증금을 채무 항목에서 다시 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아파트는 전체 시가로, 반환채무는 별도 항목으로 표시하면 계산 과정을 확인하기가 수월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집을 가져가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재산분할금을 지급한 직후 세입자 보증금까지 반환해야 한다면 자금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임대차 만료일과 재산분할금 지급일을 나란히 놓고, 매각이나 자금 조달이 언제 필요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분할 대상 재산과 채무, 기여도에 관한 전체 기준은 이혼 재산분할 실무 총정리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준비하면서 확인할 사항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에 정리했습니다.
자료 출처
-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므4699·4705·4712 판결 — 부부가 협력하여 취득한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와 재산분할의 소극재산.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 대항력을 갖춘 주택임대차에서 임차주택 양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국가법령정보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