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 합의서에 배우자에 대한 구상권을 포기한다는 약속을 넣을 수 있습니다. 상간 상대방이 위자료를 지급한 뒤 자신의 부담을 배우자에게 넘기지 않도록, 합의금 지급과 함께 정리하는 약정입니다.
“서로 더 이상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만으로 끝내기보다, 누가 어느 배우자에게 어떤 지급금에 관한 구상권을 포기하는지 명확히 써야 합니다.
1. 상간 합의서의 구상권 포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구상권 포기는 상간 상대방이 피해 배우자에게 돈을 지급한 뒤, 외도를 함께 한 배우자에게 그 돈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은 외도를 한 배우자와 상간 상대방의 책임을 공동불법행위책임으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상간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받더라도, 그 사람이 배우자를 상대로 내부 부담의 정산을 요구하는 구상금 문제가 남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권리를 포기하는 상간 상대방의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2. 구상권 포기의 대상과 범위는 어떻게 쓰나요?
합의서에서는 포기하는 권리의 주체와 상대방, 해당 외도와 지급금을 함께 특정해야 합니다. 피해 배우자와 상간 상대방 사이의 추가 청구를 끝내는 조항과, 상간 상대방이 배우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하지 않는 조항은 대상이 다르므로 각각 분명하게 작성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의 구상권 포기 조항은 상간 상대방이 배우자에게 행사할 권리를 포기하는 내용입니다. 배우자가 반대로 상간 상대방에게 가질 수 있는 구상권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그 권리도 함께 정리하려면 배우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해야 합니다.
- 포기하는 사람: 구상권을 포기하는 상간 상대방
- 청구하지 않을 대상: 외도를 함께 한 배우자의 성명 등 식별정보
- 대상 부정행위: 이번 합의로 정리하는 관계와 기간
- 대상 지급금: 이번 합의금인지, 기존 판결에 따라 지급한 돈까지 포함하는지
- 배우자의 직접 주장: 배우자를 위한 약정이라는 점과 이익을 받을 의사표시
청주지방법원 2024. 4. 5. 선고 2023나58552 판결에서는 피해 배우자가 상간 상대방을 상대로 두 차례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먼저 제기한 사건에서는 위자료 2,000만 원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었고, 나중 사건에서는 800만 원을 받고 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원문·평석)
나중 사건의 합의서에는 상간 상대방이 배우자에게 “이 건으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나중 사건의 합의금에 관한 구상권 포기로 해석했고, 앞선 판결의 위자료에 관한 구상권까지 포기한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기존 위자료 판결에 따른 지급금도 함께 포함하려면 그 판결의 법원·사건번호와 대상 지급금을 합의서에 별도로 적어야 합니다.
피해 배우자가 추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범위를 합의할 때는 이미 받은 위자료와 합의 내용이 추가 청구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3. 배우자도 합의서에 서명해야 효력이 있나요?
배우자가 합의 당사자로 함께 서명해야만 약정이 유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 배우자와 상간 상대방 사이에서 배우자의 구상채무를 면제하는 약정을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2다37405 판결은 계약 당사자가 제3자에 대해 가진 채권의 채무를 면제하는 계약도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준하여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었던 채무자가 준비서면의 송달로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법원은 채무 면제의 효력이 생겼다고 봤습니다.
이 판결은 상간 합의서를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닙니다. 그러나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제3자도 채무 면제 약정의 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일반 법리를 보여줍니다.
민법 제539조에 따르면 제3자의 권리는 그 사람이 약속을 이행할 상대방에게 계약의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때 생깁니다. 이 글의 상황에서는 배우자가 상간 상대방에게 “구상권 포기 조항에 따른 이익을 받겠다”는 뜻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를 수익의 의사표시라고 합니다.
따라서 배우자를 위한 약정이라는 점을 합의서에 명시하고, 배우자의 수익 의사표시가 상간 상대방에게 전달된 기록까지 남겨 두는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541조는 제3자의 권리가 생긴 뒤에는 계약 당사자들이 그 권리를 변경하거나 소멸시키지 못한다는 원칙도 정하고 있습니다.
4. 합의서에 넣을 수 있는 짧은 조항 예시
아래에서는 A를 피해 배우자, B를 상간 상대방, C를 외도를 한 배우자로 정합니다. 실제 합의서에는 각 사람의 성명과 대상 부정행위, 합의금 액수가 앞서 특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B는 본 합의서에 특정한 부정행위와 관련하여 A에게 지급하는 합의금에 관해 C에게 가지는 구상권을 포기하고 이를 행사하지 않는다. 포기하는 구상권에는 위 합의금 지급으로 장래 발생하는 구상권도 포함한다. 이 조항은 C를 위한 약정으로 하며, C는 B에게 이 조항에 따른 이익을 받을 의사를 표시하여 구상채무 면제의 이익을 직접 주장할 수 있다.
배우자인 C의 의사표시는 다음처럼 합의서를 특정하여 전달할 수 있습니다.
C는 A와 B가 체결한 ○년 ○월 ○일자 합의서의 구상권 포기 조항에 따른 이익을 받을 의사를 B에게 표시한다.
여기서 장래 발생하는 구상권은 이번 합의금 지급으로 생길 권리를 뜻합니다. 앞선 판결에 따라 이미 지급한 위자료까지 포기하기로 했다면, 위 예시에 그 판결과 지급금을 추가하여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5. 약속을 어기고 배우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면 어떻게 하나요?
구상권 포기 약정이 있다고 해서 소장 제출 자체가 자동으로 차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가 구상금 소장을 받았다면 답변서나 준비서면에서 포기 약정을 주장하고, 그 청구가 약정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자료는 서명된 합의서, 배우자가 합의의 이익을 받겠다고 표시한 내용과 그 전달 기록, 청구 대상 지급금이 합의서에 포함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급내역과 관련 판결문입니다. 합의 당시 범위를 확인한 대화가 있다면 문구의 의미를 설명하는 자료로 함께 낼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02다37405 판결처럼 소송에서 준비서면을 송달하여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미리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약정을 사용할 수 없다고 단정할 일은 아니지만, 소송이 생기기 전에 약정과 의사표시를 정리해 두는 편이 불필요한 다툼을 줄입니다.
피해 배우자는 계약 당사자로서 상간 상대방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고, 구상금 소송의 피고인 배우자는 자신을 위한 약정과 구상권 포기를 근거로 청구의 배척을 구할 수 있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상간 합의를 할 때 구상권 포기를 원하는 이유가 “받은 돈이 다시 우리 가정에서 빠져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면, 합의금 액수와 함께 이 조항을 협상해야 합니다.
상간소송의 책임과 위자료 청구, 합의에서 살펴볼 쟁점은 부정행위 이혼·상간소송 실무 총정리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 검토를 맡길 변호사를 선택할 때 확인할 사항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 민법 제539조 및 제541조 — 제3자를 위한 계약, 수익의 의사표시와 권리의 확정.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2다37405 판결 —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채무를 면제하는 약정과 수익의 의사표시.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 상대방의 공동불법행위책임. 국가법령정보센터.
- 청주지방법원 2024. 4. 5. 선고 2023나58552 판결 — 나중 위자료 사건의 합의서에 기재된 구상권 포기가 앞선 위자료 판결의 지급금까지 포함하는지에 관한 판단.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