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위자료’라는 명목으로 배우자에게 받은 아파트도 이후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위자료라고 적었는지와 함께, 무엇을 전제로 집을 넘겼고 어떤 책임까지 정리하기로 했는지를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산가정법원 2017. 6. 29. 선고 2015드합201797 판결에서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살기 위해 별거하면서 아내에게 아파트를 이전했습니다. 합의서에는 ‘별거 위자료’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법원은 아파트 이전을 혼인파탄에 따른 위자료 지급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별거 합의를 외도에 대한 용서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아파트의 소유권은 아내에게 그대로 두고, 그 가액을 재산분할 계산에 반영했습니다.
1. 합의서에는 ‘별거 위자료로 아파트를 이전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남편은 다른 여성과 교제한 뒤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아내는 이혼을 거부했지만, 두 사람은 2015년 8월 4일 별거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판결문에 나타난 핵심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5. 8. 10.부터 피고 을이 다른 여자와 살기 위해 피고 을의 요구로 별거한다. 피고 을은 원고에게 별거 위자료 조로 부산 사하구 소재 아파트를 원고에게 소유권이전하기로 한다.”
부산가정법원 2017. 6. 29. 선고 2015드합201797 판결 중 합의서 내용
다음 날 두 사람은 합의서에 사서증서 인증을 받았고, 남편은 아파트를 아내에게 증여했습니다. 남편은 집을 나가 다른 여성과 동거했습니다. 이후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과 재산분할을, 상간 상대방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소송에서는 같은 합의서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이 나왔습니다. 남편과 상간 상대방은 아내가 외도에 동의하거나 이를 용서했고, 아파트를 이전했으므로 위자료도 이미 지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내는 위자료 명목으로 증여받은 아파트이므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산가정법원이 공개한 판결 원문을 보면, 별거 합의의 의미와 아파트의 재산분할 포함 여부를 별개의 쟁점으로 판단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별거에 합의했다고 외도를 용서한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합의서에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살기 위해 별거한다는 사실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아내가 부정행위에 동의하거나 이를 용서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남편의 요구로 별거에 합의한 것과, 혼인을 끝내기로 뜻을 모으거나 외도를 용서한 것은 구별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 합의가 이혼을 전제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합의서만으로 부정행위를 묵인하는 의사가 포함된 이혼의사의 합치나 사후 용서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다른 증거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민법 제841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사전동의나 사후 용서가 있으면 그 부정행위를 사유로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합의 당시 상대방의 외도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어떤 의사로 합의했고 무엇을 받아들였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구체적인 판단 요소는 부정행위에 대한 동의·용서를 판단하는 기준에서 설명합니다.
다만 민법 제841조는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의 제한을 정한 조문입니다. 이 조문에 따라 이혼청구가 제한되더라도 배우자나 상간 상대방에 대한 위자료청구권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손해배상청구를 포기하거나 합의로 정리했는지는 당사자와 합의 범위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구별은 배우자 외도에 대한 용서와 위자료 합의의 범위에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3. 아내에게 증여된 아파트가 왜 재산분할에 포함됐을까요?
별거의 대가와 혼인파탄에 따른 위자료를 구별했습니다
법원은 아파트 이전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을이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원고에게 부동산을 이전한 것은 별거에 대한 대가로 보일 뿐, 이를 이 사건 혼인관계 파탄에 따른 위자료의 지급으로 볼 수는 없다.”
부산가정법원 2017. 6. 29. 선고 2015드합201797 판결
법원은 당시 합의를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을 정산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아파트 이전만으로 혼인파탄 위자료를 지급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소유권을 취득한 것과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법원은 아내가 아파트를 증여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다만 남편이 경제활동을 통해 아파트의 형성과 유지에 협력한 점을 들어, 아내의 재산분할 제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결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피고 을이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위 부동산의 형성․유지에 협력하였으므로, 이를 원고의 특유재산이라고 볼 수 없다.”
위 판결 별지1 분할대상재산명세표 중 아파트에 관한 판단
배우자에게 받은 재산이 언제나 분할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남편이 아파트의 형성과 유지에 협력한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민법 제830조가 정한 부부의 재산 소유관계와, 이혼할 때의 재산분할은 구별해야 합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는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등기가 내 명의이고 증여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재산분할에서도 반드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의, 특유재산,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를 어떻게 구별하는지는 이혼재산분할 총정리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내는 아파트 이전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분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법원은 이혼이 아닌 별거를 전제로 한 합의의 이행으로 취득한 부동산을 불법원인급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그 주장 역시 아파트를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는 근거가 되지 못했습니다.
분할에 포함됐다고 집을 돌려주라는 판결은 아닙니다
1심은 아파트 가액 3억 2,500만 원을 아내의 적극재산에 넣었습니다. 분할대상 재산은 현재 명의대로 귀속시키고, 전체 재산에서 아내에게 돌아갈 몫 중 부족한 부분을 남편이 돈으로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즉, 아파트 소유권을 남편에게 돌려주거나 아파트 가격의 절반을 반환하라는 판단이 아닙니다. 아내가 이미 보유한 아파트도 재산분할 계산에 반영한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집을 가지고 있더라도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와 포함되는 경우에는 추가로 받을 재산분할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재산분할에 포함된 뒤 남편에게 위자료를 따로 청구할 수 있었을까요?
이 사건에서는 별도의 위자료 청구가 인정됐습니다. 후속 판결인 부산가정법원 2018. 4. 4. 선고 2017드단214219 판결에 따르면, 앞선 이혼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아파트를 위자료 명목으로 증여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내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앞에서는 위자료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뒤에서는 다시 위자료를 청구하므로 금반언의 원칙과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다퉜습니다. 후속 법원은 합의서에 대한 아내의 법적 판단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경위와, 아파트가 분할 대상에 포함되면서 입은 불이익 등을 고려하여 그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후속 판결은 남편의 위자료를 3,000만 원으로 정하되, 상간 상대방이 이미 지급한 2,000만 원을 반영하여 남편에게 나머지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과 판단 근거는 아파트의 위자료 증여 주장이 배척된 뒤 별도 위자료를 청구한 사건의 원문과 평석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다58963 판결은 재산분할에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는 성질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관한 설명은 재산분할의 보상적 요소와 별도 위자료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별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는 합의 내용과 판결 이유에서 이미 정산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확인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5. 별거하면서 집을 넘기기로 한다면 무엇을 분명히 해야 할까요?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재산을 넘긴다는 문구와 함께, 그 이전으로 어떤 문제까지 정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이미 작성한 합의서를 검토할 때에도 같은 순서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확인할 항목 | 구체적으로 구별할 내용 |
|---|---|
| 합의의 전제 | 혼인을 유지하면서 별거하는 합의인지, 이혼을 전제로 재산과 위자료를 정리하는 합의인지 확인합니다. |
| 아파트 이전의 목적 | 별거 중 주거·생활을 위한 이전인지, 특정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인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인지 구별합니다. 여러 목적을 함께 반영한다면 각각의 내용과 범위를 적습니다. |
| 재산분할과의 관계 | 이전한 집을 향후 재산분할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나머지 재산에 대한 협의도 마친 것인지 확인합니다. 분할 대상과 가액을 실제로 검토한 자료도 남깁니다. |
| 위자료 정산의 범위 | 어떤 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정산하는지, 이미 지급한 재산이 그 손해배상에 어느 범위로 반영되는지 확인합니다. |
| 합의 당사자와 남겨둘 청구 | 배우자에 대한 합의인지, 상간 상대방과도 합의하는지 구별합니다. 추가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범위와 남겨두는 청구를 분명히 합니다. |
| 협의 경위와 이행 자료 | 합의서 원본, 작성 전후의 대화, 부동산 취득·등기 자료, 실제 송금이나 소유권이전 자료를 함께 보관합니다. |
예를 들어 ‘위자료로 아파트를 준다’는 문장만으로는 별거에 대한 보상인지,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마친다는 뜻인지, 다른 재산의 분할도 함께 정리한다는 뜻인지 분쟁이 남을 수 있습니다. 또 합의가 별거를 전제로 한 것인지 협의이혼을 전제로 한 것인지에 따라 검토할 쟁점도 달라집니다. 협의이혼을 전제로 작성한 합의가 문제 된 사례는 협의이혼 합의금과 재산분할 포기약정의 효력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하는 내용을 합의서에 적기만 하면 모두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6. 1. 25. 자 2015스451 결정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인지, 재산액·기여도·분할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를 거친 약정인지도 구별해야 합니다. ‘앞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 하나로 아파트의 처리와 나머지 재산의 정산을 모두 대신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합의서에 인증을 받았어도 해석 문제는 남습니다
이번 사건의 합의서는 사서증서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별거 위자료’의 의미와 위자료 지급 여부가 다투어졌습니다.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3도2144 판결은 사서증서 인증이 서명이나 날인의 진정한 성립을 인증하는 것이며, 그 문서에 기재된 내용을 인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인증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당사자가 기대한 위자료 정산 범위나 재산분할 제외 효과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서 인증, 집행승낙이 있는 금전지급 공정증서, 법원의 조정조서는 기능과 효력이 다릅니다. 합의 내용을 이행받는 방법까지 준비하려면 이혼 합의서 공증과 조정조서의 차이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재산분할을 준비할 때는 아파트가 누구 명의인지와 함께 누가 취득 자금을 부담했고 어떻게 유지했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위자료를 검토할 때는 집을 이전하면서 어떤 손해를 정산했는지, 별도 청구를 남겨두었는지, 상대방에게서 실제로 받은 금액은 얼마인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재산분할에서 아파트를 제외해 달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그 결과가 위자료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이어서 검토해야 합니다. 기존 소송의 주문만 보지 말고, 아파트를 포함한 이유와 위자료에 관하여 판단한 범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담을 준비한다면 합의서와 인증서, 아파트 등기사항증명서, 취득 자금 자료, 합의 전후의 대화, 이미 진행한 소송의 판결문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설명과 자료 준비 방법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요령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 부산가정법원 2017. 6. 29. 선고 2015드합201797 판결 — 별거 합의의 의미, 부정행위에 대한 동의·용서, 아파트의 재산분할 포함 여부.
- 부산가정법원 2018. 4. 4. 선고 2017드단214219 판결 — 선행 이혼소송의 항소심 경과와 별도 위자료 청구.
-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다58963 판결 — 위자료 성질을 포함한 재산분할.
-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3도2144 판결 — 사서증서 인증의 의미.
- 대법원 2016. 1. 25. 자 2015스451 결정 —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와 구체적인 재산분할 협의의 구별.
- 민법 제830조, 제839조의2, 제841조, 제843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