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위자료를 합의하거나 이혼 조정을 했다고 해서 상간자에 대한 청구까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 자신의 위자료 채무만 면제한 경우와, 상간자의 채무까지 면제하거나 상간소송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경우는 결과가 다릅니다.
부부 사이의 합의라도 상간자의 채무를 면제하는 의사표시가 효력을 갖추거나, 상간자에게 소송을 막을 권리를 주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이 성립하면 청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합의서와 조정조서 모두에 적용됩니다.
| 합의·조정의 내용 | 상간자에 대한 기본 효과 |
|---|---|
| 배우자 자신의 위자료 채무만 면제 | 상간자의 채무까지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
| 상간자의 위자료 채무도 면제 | 채무 면제의 의사와 그 의사표시의 도달을 따집니다. |
| 상간자를 상대로 소송하지 않기로 약속 | 제3자를 위한 계약과 유효한 부제소합의인지 따집니다. |
| 배우자로부터 같은 손해의 배상금을 실제 수령 | 배상받은 범위에서 중복 청구가 제한됩니다. |
이 글에서 상간자는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제3자를 뜻합니다. 상간녀 소송과 상간남 소송에 같은 구별이 적용됩니다.
- 1. 배우자의 위자료 채무를 면제하면 상간자도 면책되나요?
- 2. 이혼 조정조서의 청구 포기 조항은 상간자에게도 효력이 있나요?
- 3. 상간자의 위자료 채무까지 면제한다는 의사표시는 언제 효력이 생기나요?
- 4. 부부끼리 한 상간소송 부제소합의도 상간자가 주장할 수 있나요?
- 5.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실제로 받으면 상간자에게도 청구할 수 없나요?
- 6. 합의 후에도 외도가 계속되거나 다시 연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 7.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상간소송 포기는 자동으로 무효가 되나요?
- 8. 상간소송을 보류하거나 소를 취하하면 다시 청구할 수 없나요?
- 9. 나중에 부부끼리 합의를 바꾸면 상간자에 대한 포기도 취소되나요?
- 10. 이미 진행 중인 상간소송도 부제소합의로 끝나나요?
- 11. 상간소송 포기 합의서에는 무엇을 분명히 남겨야 하나요?
-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 자료 출처
1. 배우자의 위자료 채무를 면제하면 상간자도 면책되나요?
배우자 자신의 채무만 면제했다면 상간자까지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진정연대채무 관계로 봅니다. 이는 같은 손해에 대하여 함께 책임을 지되, 한 사람에게 생긴 모든 사유가 다른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관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은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한 사람에 대한 권리 포기나 채무 면제가 다른 채무자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간자가 나중에 손해를 배상한 뒤 배우자에게 내부 부담 부분에 관한 구상금을 요구하는 문제도 남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를 면제하는 것만으로 상간자가 가진 구상권까지 없애는 것은 아니므로, 누구의 어떤 책임을 정리하려는 합의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는 남편에게 이 사건 외도에 관한 위자료를 더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남편 자신의 책임을 정리하는 내용입니다. 이 문구만으로 상간녀의 채무도 면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혼 조정에서 부부 사이의 위자료를 정리한 경우에도, 상간자의 책임까지 별도로 정리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위 문구는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가상 예시입니다. 실제 문서에서는 다른 조항과 작성 경위까지 함께 읽어야 합니다. 상간자를 포함한 분쟁 전체를 끝내려는 합의가 별도로 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이혼 조정조서의 청구 포기 조항은 상간자에게도 효력이 있나요?
부부 사이 조정조서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상간자에게 자동으로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정 내용에 상간자에 대한 채무 면제나 부제소 약정이 들어 있다면, 그 약정 자체의 효력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가사소송법 제59조는 가사조정의 효력을 정합니다.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5다204496 판결은 가사조정을 다루면서, 조정조서에는 당사자 사이의 기판력이 생기지만 조정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까지 그 효력이 일반적으로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판력이란 이미 확정된 판단을 뒤의 소송에서 다시 다투지 못하게 하는 효력입니다.
재판상 화해에 관한 대법원 2023. 11. 9. 선고 2023다256577 판결도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조정조서에 적힌 합의 자체가 상간자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피해 배우자는 자기에게 있는 상간자 상대 손해배상청구권을 처분할 수 있습니다. 조정에서 상간자의 채무까지 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특정 상간자에게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이익을 주기로 약속했다면 채무 면제 또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요건에 따라 효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컨대 부부가 “서로에게 위자료 등 추가 재산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정한 경우와, 피해 배우자가 “상간자 A에 대한 해당 부정행위의 위자료 청구도 포기한다”고 정한 경우는 다릅니다. 전자는 부부 사이 정산의 문제이고, 후자는 상간자의 책임까지 정리하려는 내용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이 역시 문구 차이를 보여 주는 가상 예시입니다.
특히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조항은 그 문장만 떼어 읽기 어렵습니다. 배우자와 상간자를 함께 피고로 삼았더라도 배우자와만 일부 조정이 성립했을 수 있습니다. 조정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어느 청구에 관하여 조정했는지, 상간자에 관한 별도 조항이 있는지를 조정조서와 사건 기록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상간자가 조정 당사자나 참가인으로 직접 참여하여 자기 책임까지 정리한 경우도 구별됩니다.
3. 상간자의 위자료 채무까지 면제한다는 의사표시는 언제 효력이 생기나요?
상간자의 손해배상채무 자체를 없애는 채무 면제라면, 그 의사표시가 상간자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상간자의 서명이나 승낙을 받아야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06조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채무를 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채권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민법 제111조는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1989. 1. 31. 선고 87누760 판결은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포기도 채무자에게 도달하거나 채무자가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효력이 생기며, 그 전에는 면제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상간소송이 아닌 법인세 사건이지만,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 면제의 효력 발생 요건을 설명한 판결입니다.
따라서 부부 사이에서 상간자의 채무도 없애기로 정했다면, 실제로 채무를 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인지와 그 의사가 상간자에게 전달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배우자를 통해 전달된 대화, 합의서 전달 내역, 상간자가 이를 전제로 취한 행동 등이 관련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와 문서를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 전달 여부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나중에 상간자에게 청구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상간자에게 계약상 이익을 주는 경우에는 아래의 제3자를 위한 계약 법리가 문제 됩니다. 채무 면제 의사표시의 도달과 제3자를 위한 계약에서의 수익의 의사표시는 다른 요건입니다. 모든 청구 포기 조항에 상간자의 수익 의사표시가 필요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채무 면제가 유효하게 이루어졌다면 해당 채권이 소멸하여 그 청구는 기각될 수 있습니다. 부제소합의가 인정되면 소송을 할 수 없는 약속 때문에 소가 각하될 수 있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인 상간소송에서는 형사재판의 ‘면소’가 아니라 이러한 권리 소멸과 소송 제한을 구별합니다.
4. 부부끼리 한 상간소송 부제소합의도 상간자가 주장할 수 있나요?
상간자에게 직접 소송을 막을 이익을 주는 계약이라면, 상간자의 서명 없이도 효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의 사적 합의와 조정 내용 모두에서, 특정 상간자를 위한 약정인지와 그 상간자가 계약의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민법 제539조는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주는 계약을 인정하고, 그 제3자가 계약의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때 권리가 생긴다고 정합니다. 제3자를 위한 계약에 관한 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4다46922 판결은 제3자에게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이러한 계약의 내용이 될 수 있고, 제3자가 이를 근거로 부제소합의가 있었다고 항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간자에게 직접 이러한 이익을 주려는 합의인지 판단할 때에는 문구와 작성 목적뿐 아니라, 상간자의 의사나 사정이 배우자를 통해 합의에 반영되었는지도 고려합니다. 부부 사이에서 단순히 청구를 잠시 미루기로 한 것과, 상간자 자신이 원용할 권리를 주기로 한 것은 다릅니다.
이 대법원 법리를 실제 상간소송에 적용한 하급심 사례가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3. 6. 15. 선고 2022가단109269 판결입니다. 아내는 남편과 혼인을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상간녀를 상대로 일체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상간녀는 그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었지만, 소송에서 준비서면을 통해 합의의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원문·평석)
법원은 부부 사이의 약속을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보아 상간녀에게도 부제소합의의 효력이 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합의일인 2022년 9월 15일 이전의 부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각하했습니다.
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은 부제소합의를 엄격하게 해석합니다. 문구와 객관적인 사정으로도 소송을 포기했는지 불분명하다면 합의를 쉽게 인정하지 않으며,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한 법률관계와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에 관한 합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5.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실제로 받으면 상간자에게도 청구할 수 없나요?
같은 부정행위로 발생한 손해배상금이 실제로 지급되어 손해가 보상되었다면, 그 범위에서 중복하여 받을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2782 판결은 이러한 변제의 효과가 상간자에게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혼하면서 받은 돈에 재산분할금 등이 섞여 있다면, 그중 어떤 돈이 같은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배우자가 ‘위자료 및 재산분할’로 3,000만 원을 지급했지만, 그중 공동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구분·특정하기 어려웠습니다. 법원은 그 지급 사정을 참작하여 상간자가 지급할 위자료를 2,000만 원으로 정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배우자와 합의할 때에는 재산분할금·양육비·위자료를 구별하고, 위자료가 어떤 잘못과 손해를 정리하는 돈인지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상간자에 대한 권리를 남기는 문구가 있더라도, 이미 같은 손해를 배상받은 범위까지 이중으로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외도로 이혼한 뒤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의 기존 지급금과 합의의 영향은 이혼 위자료 청구와 기존 합의금의 관계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개별 부정행위의 손해와 이혼에 따른 손해를 구분하고, 앞선 합의가 어떤 손해까지 정리했는지 확인하는 내용입니다.
부정행위 책임의 성립과 증거, 위자료 지급 및 구상권까지 함께 살펴보려면 배우자 외도와 상간녀 소송 실무 총정리에서 전체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합의 후에도 외도가 계속되거나 다시 연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대법원이 부제소합의의 효력을 특정한 법률관계와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으로 제한하는 만큼, 과거 행위에 관한 합의만으로 이후의 새로운 부정행위까지 모두 면책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새로운 행위의 책임을 묻는 것과 약속 위반을 이유로 과거 청구를 다시 할 수 있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앞서 본 포항지원 판결에서는 혼인을 유지하기 위해 작성한 합의의 경위와 목적을 고려하여, 부제소합의의 범위를 합의일까지 발생한 부정행위로 한정했습니다. 상간녀와 남편이 합의 이후에도 연락하고 콘서트와 온천여행을 함께 하는 등 관계를 이어간 사실이 인정되어, 1심은 합의 후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로 1,0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항소심인 대구지방법원 2024. 5. 29. 선고 2023나314761 판결에서는 합의 후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1,500만 원으로 증액했습니다. 합의 전 부정행위에 관한 각하 부분은 항소심의 심판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발생하면 합의를 없앤다”는 정도의 문구만으로 모든 연락이 합의 파기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구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3가단137444 판결은 피해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에 작성한 합의를 다룬 사건입니다. 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불미스러운 일’을 새로운 부정행위나 부정행위를 목적으로 한 연락·만남 등으로 해석했고, 단순한 연락이나 만남까지 포함하지는 않았습니다. (원문·평석)
그 사건에서는 새로운 부정행위나 그에 준하는 행동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약속 위반을 주장하려면 약속의 정확한 내용과 실제로 한 행동을 연결하여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한 연락도 과거 청구를 다시 제기할 조건으로 삼고 싶다면, 금지하는 연락의 범위와 예외, 위반했을 때 부제소합의가 어떻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이런 계약상 조건을 위반했는지와, 그 연락 자체가 새로운 불법행위로서 별도의 위자료를 발생시키는지는 여전히 구별됩니다.
또한 합의 후에 예전 메시지를 새로 발견한 경우와, 합의 후 실제로 새로운 부정행위가 발생한 경우는 다릅니다. 자료를 발견한 날짜만 볼 것이 아니라 행위가 있었던 날짜를 확인하고, 과거 행위를 합의가 어느 범위까지 포함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7.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상간소송 포기는 자동으로 무효가 되나요?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 지급을 부제소합의의 효력 발생 조건으로 정했는지, 지급 약속과 소송 포기 약속을 어떤 관계로 묶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수원지방법원 2019. 10. 31. 선고 2019가단518700 판결은 피해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의 직접 합의에 관한 사건입니다. 상간자는 위자료 2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지급하지 않았고, 합의 후에도 배우자와 만남과 연락을 이어갔습니다. (원문·평석)
피해 배우자는 합의금 지급과 관계 단절이 부제소합의의 전제조건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합의서만으로 그러한 조건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합의를 해제했다는 주장도 이행최고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쳤다는 증명이 없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합의 전 부정행위에 대한 추가 손해배상청구는 각하하되, 미지급 합의금 200만 원과 합의 이후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 1,500만 원을 합하여 1,7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돈을 받지 못했다면 합의서에 따른 지급청구, 효력 발생 조건의 불성취, 계약 해제 가능성을 구별하여 대응해야 합니다. 계약 해제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544조 등 해당 사유에 필요한 요건과 절차도 확인해야 합니다. “약속을 어겼으니 합의 전부가 없어진다”는 주장만으로 과거 청구가 모두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8. 상간소송을 보류하거나 소를 취하하면 다시 청구할 수 없나요?
소송을 보류하거나 취하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청구권까지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확정적인 부제소합의를 했는지와 재소 권리를 남겼는지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3. 11. 7. 선고 2022가단20305 판결에서는 남편이 다시는 여자 문제로 상처 주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했고, 아내는 이미 제기한 상간녀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각서에는 소송을 ‘보류’하며, 약속을 어기거나 상간녀와 연락하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면 종전 소송을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원문·평석)
상간녀는 부부가 과거 부정행위에 대한 청구를 포기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각서는 다시 소송할 권리를 남긴 내용이고, 상간녀의 의사나 사정이 그 합의에 반영되었다고 볼 자료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각서 이후 새로운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과거 청구를 확정적으로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 시효가 지나지 않은 합의 전 부정행위에 대하여 1,50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소 취하 후 언제든 같은 소송을 다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에 따라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나온 뒤 소를 취하했다면 같은 소를 다시 제기할 수 없습니다. 별도의 부제소합의나 소멸시효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9. 나중에 부부끼리 합의를 바꾸면 상간자에 대한 포기도 취소되나요?
상간자가 이미 합의의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권리를 취득했다면, 부부가 뒤늦게 합의 내용을 바꾸는 것만으로 그 권리를 없애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541조와 제3자를 위한 계약에 관한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30285 판결에 따르면, 제3자의 권리가 생긴 뒤에는 계약 당사자들이 임의로 그 권리를 변경하거나 소멸시킬 수 없습니다. 변경·소멸 권한을 미리 유보했거나 제3자가 동의하는 등의 사정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다만 처음부터 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나 계약 자체에 기초한 항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42조는 계약에 기한 항변으로 그 이익을 받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단순히 부부가 생각을 바꾼 경우와, 원래 합의의 조건이나 효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구별해야 합니다.
또한 “당시 너무 힘들었고, 소 취하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는 주장만으로 합의를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6. 선고 2023나22780 판결에서는 특정 기간의 부정행위에 관한 부제소합의를 인정했고, 착오·기망·현저한 불공정 등을 이유로 효력을 부정하려는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문·평석)
이 사건은 상간자와의 분쟁을 정리하면서 상간자의 배우자가 제기한 별도 소송도 함께 취하하도록 한 합의에 관한 사례입니다. 합의에 이른 경위와 실제로 얻은 대가까지 고려되므로, 서명 당시의 고통이나 이후의 후회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10. 이미 진행 중인 상간소송도 부제소합의로 끝나나요?
그 합의가 진행 중인 소송까지 대상으로 삼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앞으로 추가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이미 제기한 소송의 취하까지 당연히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다256932 판결은 ‘합의서 작성 전에 발생한 일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제소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합의 후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미 진행 중이던 소송까지 그 합의에 포함된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은 상간소송이 아닌 구상금 사건이지만, 부제소합의가 어느 소송을 대상으로 하는지 해석할 때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진행 중인 상간소송도 정리하려면 법원·사건번호·당사자와 함께 취하할 범위, 남길 청구, 취하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11. 상간소송 포기 합의서에는 무엇을 분명히 남겨야 하나요?
합의의 목적이 과거 분쟁을 끝내는 것인지, 관계 단절을 조건으로 소송을 보류하는 것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두 목적이 섞인 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한 문장으로 끝내면, 나중에 남겨 두었다고 생각한 권리까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 권리자와 대상자: 누가 누구에 대한 권리를 제한하는지
- 대상 행위와 기간: 어떤 부정행위부터 언제까지 정리하는지
- 권리 제한의 종류: 채무 면제인지, 부제소인지, 일시 보류인지
- 지급과 효력의 순서: 약속만으로 효력이 생기는지, 전액 지급 후 생기는지
- 관계 단절과 위반 효과: 어떤 연락·만남을 금지하고, 위반하면 어떤 권리를 행사하는지
- 진행 중인 소송: 취하할 사건과 청구, 취하 시점 및 남겨 둘 권리
배우자에 대해서만 정산하고 상간자에 대한 청구는 남기려는 경우에는 그 취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반대로 상간자까지 포함하여 과거 분쟁을 끝내려는 경우에는 대상자와 범위를 특정해야 합니다. 피해 배우자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권리이므로, 상간자의 배우자 등 다른 사람이 가진 손해배상청구권까지 부부끼리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이미 합의했다면 합의서 전체와 초안, 작성 전후 대화, 지급 내역, 소 취하 자료를 함께 정리해 두세요. 관계가 계속되었다면 합의 전후로 나누어 행위 날짜와 내용을 표시해야 합니다. 같은 대화가 과거 청구의 조건 위반을 보여주는지, 새로운 부정행위를 보여주는지에 따라 주장과 증거의 목적이 달라집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혼인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이번 일을 넘어가려는 결정과, 상간자에게 법적 책임을 더는 묻지 않겠다는 결정은 각각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전자를 선택하면서 후자의 권리까지 확정적으로 내려놓을 필요가 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합의안에서 지급 조건·관계 단절 조건·위반 시 효과를 표시하고, 사건번호가 있는 진행 중 소송과 장래 청구를 각각 어떻게 처리하는지 대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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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가사소송법 제59조: 가사조정의 성립과 효력.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5다204496 판결: 가사조정조서의 기판력과 제3자.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법원 2023. 11. 9. 선고 2023다256577 판결: 재판상 화해의 기판력이 미치는 당사자의 범위.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1989. 1. 31. 선고 87누760 판결: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 면제 의사표시의 도달.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1조, 민법 제506조, 제539조, 제541조, 제542조, 제544조, 민사소송법 제267조: 채무 면제, 의사표시의 도달, 제3자를 위한 계약, 계약 해제와 소 취하의 효과.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4다46922 판결: 제3자에 대한 청구권 불행사 약정과 부제소특약의 항변.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부제소합의의 해석과 유효 요건.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3. 6. 15. 선고 2022가단109269 판결 및 대구지방법원 2024. 5. 29. 선고 2023나314761 판결: 부부 사이의 상간자 부제소합의, 합의 후 부정행위와 항소심의 위자료 증액.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3. 11. 7. 선고 2022가단20305 판결: 소송 보류 각서와 과거 청구의 포기 여부.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구지방법원 2024. 4. 19. 선고 2023가단137444 판결: 조건부 부제소합의에서 약속 위반의 의미와 입증.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수원지방법원 2019. 10. 31. 선고 2019가단518700 판결: 미지급 합의금, 합의 전 청구와 합의 후 부정행위의 구별.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2782 판결: 부진정연대채무, 채무 면제의 상대적 효력과 실제 지급의 효과.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30285 판결: 제3자의 권리 취득 후 계약 당사자의 변경·소멸 제한. 국가법령정보센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6. 선고 2023나22780 판결: 특정 기간의 부정행위에 관한 부제소합의와 효력 부정 주장.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다256932 판결: 추가 제소 금지 약정과 이미 진행 중인 소송의 구별. 국가법령정보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