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불임이나 성기능 문제를 결혼 후 알았다면 혼인을 취소할 수 있나요?

배우자의 불임이나 성기능 문제를 결혼 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혼인취소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불임 자체로 취소할 수 있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하며, 성기능 문제는 실제 부부생활과 검사 결과, 개선 가능성 등을 함께 살핍니다.

다만 배우자가 혼인 전부터 자신의 상태를 알고 속여 결혼하게 했다면 사기에 의한 혼인취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 상태 자체가 법이 정한 중대한 사유인지와 알고도 속여 혼인하게 했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1. 불임·성기능 문제와 제816조 제2호의 취소 요건

민법 제816조 제2호는 혼인취소 사유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2. 혼인당시 당사자 일방에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사유있음을 알지 못한 때

이 조항에 따르면 혼인 당시 해당 사유가 있었고, 취소를 청구하는 사람이 이를 모르고 혼인했으며, 그 사유가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미리 알고 속였다는 사실을 반드시 입증해야 하는 조항은 아닙니다.

그러나 진단명이 확인되었다고 이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므4734·4741 판결은 혼인의 본질을 애정과 신뢰에 바탕을 둔 인격적 결합으로 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신 가능 여부는 이 조항의 취소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 조항의 중대한 사유는 재판상 이혼사유보다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신 가능성과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성기능 문제를 주장한다면 혼인 당시 상태, 실제 부부생활에 미친 영향, 검사 결과와 개선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2. 혼인 전에 알고도 속였다면 제816조 제3호의 사기 여부를 판단합니다

민법 제816조 제3호는 혼인의 의사결정 과정에 사기나 강박이 있었던 경우를 다룹니다.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배우자가 혼인 전에 어떤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 이에 관해 무엇이라고 설명하거나 무엇을 숨겼는지, 그 기망 때문에 혼인을 결정했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라면 그 사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도 판단합니다. 이러한 사기·미고지의 기준은 대법원 2015므654·661 판결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혼인 후 진단받았다는 사실은 배우자가 혼인 전에 알고 속였다는 사실과 다릅니다. 선천적인 상태이거나 과거에 관련 진료를 받았더라도, 당시 어떤 진단과 설명을 들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진료기록과 혼인 전 대화를 대조하여 배우자의 인식과 설명이 드러나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3. 대법원은 왜 혼인취소를 인정한 항소심 판단을 파기했나요?

위 2014므4734·4741 사건에서는 남편이 혼인 후 검사에서 무정자증과 선천적 성염색체 이상을 진단받았고, 부부 사이의 성기능 문제도 다투어졌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14. 10. 1. 선고 (창원)2013르158·165 판결은 이러한 사정을 함께 고려하여 제816조 제2호에 따른 혼인취소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습니다. 실제 생활 경과와 검사 과정, 신체감정에서 정상범위의 결과가 나타난 사정 등을 살펴 성기능 문제가 부부생활에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많고, 치료나 전문가의 도움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의 성염색체 이상과 불임 등을 제2호의 중대한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사기 주장에 대해서는 남편의 과거 수술·진료 이력과 의사라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혼인 전부터 장애를 알고 숨겼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청구 근거항소심 판단대법원 판단
제816조 제2호
혼인 당시의 중대한 사유
성기능 문제·성염색체 이상·불임 등을 근거로 혼인취소 인정이 사건 사정은 엄격한 취소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려움. 취소 인용 판단을 파기
제816조 제3호
알고도 속였다는 사기
혼인 전부터 알고 숨겼다는 증거 부족으로 청구 기각기각 판단 유지. 원고의 해당 상고 기각

대법원은 사기로 인한 혼인취소 본소청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사기 주장은 증명이 부족해 배척된 것이므로, 이를 “불임을 알고 숨겨도 취소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4. 청구기간은 중대한 사유와 사기를 나누어 계산합니다

제816조 제2호에 해당한다면: 그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혼인 당시 알지 못했던 중대한 사유를 근거로 취소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822조가 적용됩니다.

제822조(악질 등 사유에 의한 혼인취소청구권의 소멸) 제816조제2호의 규정에 해당하는 사유있는 혼인은 상대방이 그 사유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한 때에는 그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

기간의 출발점은 제816조 제2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음을 안 날이고, 청구기간은 6개월입니다. 불임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조항에 따라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그 상태가 제2호의 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제816조 제3호의 사기를 주장한다면: 사기를 안 날부터 3개월

배우자가 알고도 속여 혼인하게 했다는 사기를 근거로 취소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823조가 적용됩니다.

제823조(사기, 강박으로 인한 혼인취소청구권의 소멸)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한 혼인은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월을 경과한 때에는 그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

이 글에서 다루는 사기의 경우, 기간의 출발점은 사기를 안 날이고 청구기간은 3개월입니다. 건강 상태를 알게 된 시점과 배우자가 이를 알고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을 구별하여 확인해야 합니다. 두 사실을 알게 된 날짜가 같은지는 실제 경과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두 기간 중 더 유리한 기간을 골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기를 이유로 한 청구기간이 지났더라도 제816조 제2호에 따른 청구를 하려면, 그 조항의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별도의 청구기간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혼인취소의 사유와 기간, 취소의 효과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려면 혼인취소 사유와 청구기간 종합안내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상담을 준비할 때는 혼인 당시 상태를 확인할 자료와 배우자가 알고 설명한 내용을 확인할 자료를 나누어 정리하세요. 검사·진료기록은 상태와 진단 경과를, 혼인 전후 대화는 상대방이 무엇을 알고 어떤 말을 했는지를 설명합니다. 배우자가 진단받은 날짜와 본인이 그 사실을 알게 된 날짜도 각각 표시해 두세요.

혼인취소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더라도 실제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면 이혼사유는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 판단은 불임이라는 진단명만으로 하지 않고 갈등과 혼인생활의 경과를 살피며, 구체적인 기준은 재판상 이혼사유와 증거에 관한 종합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청구가 가능한지 상담하려면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과 상담 준비 안내에서 전문분야와 실제 사건 수행 방식을 확인하는 기준을 살펴보세요.

자료 출처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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