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가족 교류·공동사업에도 사실혼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 –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6545·2018드단6552

함께 살고, 서로의 가족을 만나고, 공동으로 사업까지 했더라도 사실혼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20. 3. 10. 선고 2018드단6545·2018드단6552(병합) 판결은 이러한 사정들을 인정하면서도, 두 사람이 부부로 살기로 뜻을 모았고 실제로 부부공동생활을 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사실혼 파탄을 이유로 한 위자료 5,000만 원 청구와 재산분할 2,600만 원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상대방의 잘못이 얼마나 무거운지, 재산을 어느 비율로 나눌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법적으로 보호되는 사실혼 관계가 성립했는지가 결론을 가른 사건입니다.

1. 사건의 청구와 결론: 위자료·재산분할 모두 기각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6545·2018드단6552 판결은 손해배상(사실혼파기) 사건 두 건을 병합하여 판단한 판결입니다. 원고는 갑, 피고들은 원고와 교제·동거한 을과 을이 이후 교제한 병입니다. 변론은 2020년 2월 4일 종결되었고, 같은 해 3월 10일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원고는 피고 을과 병이 공동하여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고 을이 자동차 매도대금 상당의 재산분할금 2,6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했습니다. 청구한 지연손해금의 이율은 위자료에 연 15%, 재산분할금에 연 5%였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원고의 기여를 0%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사실혼 성립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해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2. 교제·동거·사업·결별의 경과

원고는 2015년 7월경부터 을과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을의 음주·폭력적 행동에 이어 병과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사실혼이 파탄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을은 이성적으로 교제하며 서로의 집을 오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실혼 관계는 아니었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점법원이 인정한 경과
2015. 2. 21.경을이 당시 법률상 배우자와 별거 시작
2015. 7. 7.경원고와 을이 만나 교제 시작. 을은 주로 원고와 원고의 딸이 사는 집에서 지냈으나 자기 집도 오감
2016. 2. 3.경 이후원고가 종전 사실혼 배우자 정으로부터 받은 2,600만 원 상당 자동차의 매도대금으로 을과 보도방을 개업. 몇 달 뒤 영업 부진으로 폐업
2017. 4. 19.을과 전 배우자의 이혼 등 사건에서 이혼 판결 선고
2017. 9.경부터원고와 을의 교류 중단. 을은 중단 시점을 같은 해 6월경이라고 주장
2017. 12. 하순경을이 산악회 모임에서 병을 알게 된 뒤 교제

두 사람은 교제 중 성격 차이, 이성관계에 대한 불신, 금전 문제, 음주 후 문제행동 등으로 다퉜습니다. 법원은 심한 욕설과 몸싸움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원고가 주장한 일방적 폭력과 파탄 책임을 모두 그대로 인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법원이 인정한 교류 중단 시점은 을이 병을 만난 때보다 앞섭니다. 다만 청구를 기각한 이유는 병과의 교제 시점이 아니라, 그 전제로 주장한 원고와 을 사이의 사실혼이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사실혼의 두 요건: 혼인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

사실혼으로 보호받으려면 주관적으로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고,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교제하면서 자주 만나거나 일정 기간 같은 집에서 생활한 사실만으로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혼인의사는 서로 호감을 갖고 교제한다는 뜻을 넘어, 상대방과 부부로 공동생활을 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생활의 실체는 주거, 경제생활, 가족관계 등 실제 생활에서 그러한 결합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살피는 문제입니다. 한쪽이 상대방을 배우자로 생각했다는 진술만으로 상대방의 의사까지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이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은 사실혼의 성립요건과 함께, 부부재산을 청산하는 재산분할 규정이 사실혼에도 준용 또는 유추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혼인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실혼 당사자의 재산분할을 배제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판단 순서는 분명합니다. 먼저 사실혼이 성립했는지를 확인하고, 사실혼이 인정되면 그 해소에 따른 위자료와 재산분할의 요건을 각각 검토합니다. 이번 사건은 첫 단계에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동거 기간, 가족과의 교류, 생활비 부담이 각각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혼인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을 구분하여 살피는 사실혼 성립 기준에서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동거·가족 교류·공동사업이 있어도 부족하다고 본 이유

법원은 딸과 함께 동거하고 서로의 가족을 만났으며 공동사업을 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생활 경위에 비추어 혼인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생활 영역인정된 사실과 법원의 평가
주거을은 주로 원고 집에서 지냈지만 별도의 자기 집을 유지했고, 옷을 갈아입거나 다툰 뒤 며칠에서 몇 주씩 돌아가 지냈습니다. 법원은 합가하여 부부생활을 시작한 모습과 구별했습니다.
혼인 계획혼인을 전제로 한 상견례나 구체적인 결혼식·혼인신고 계획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부부로 살아가려는 공통의 의사를 뒷받침할 사정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가족관계부모·자녀와 왕래하고 제사나 장례에 몇 차례 참석했지만, 명절과 집안 대소사에 배우자 자격으로 참여해 왔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경제생활함께 사업을 운영했으나, 금전 문제로 다투는 관계를 넘어 경제적 공동체로 함께 생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족과 알고 지내는 것과 배우자로 생활하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원고는 을의 권유로 같은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함께 성당에 다녔습니다. 서로의 부모나 자녀를 만나는 교류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지만, 법원은 가족 안에서 상대방이 어떤 지위로 받아들여졌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더 살폈습니다.

가족 사진과 행사 참석 자료에는 당시 어떤 관계로 소개되었는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가족들이 두 사람을 부부로 받아들였는지와 이후 생활을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상견례·결혼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실혼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사실혼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관계이므로, 혼인신고가 없다는 사실 자체를 사실혼의 결격사유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이 판결에서 혼인신고나 결혼 계획이 없다는 점은 다른 생활 정황들과 함께 혼인의사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상견례나 결혼식 역시 모든 사실혼에 반드시 필요한 형식적 요건은 아닙니다. 주거지가 따로 남아 있다는 사정도 그 이유와 실제 생활을 살펴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어느 하나의 형식이 없으면 곧바로 사실혼이 부정된다는 기준을 세운 것이 아니라, 여러 정황을 종합해 두 요건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사례입니다.

공동사업과 부부의 경제적 공동생활은 구별됩니다

이 사건에서 함께 사업한 사실은 인정되었지만 그것만으로 부부의 경제적 공동체가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일을 나누었다는 사실과, 가계·생활비·재산을 부부로서 함께 꾸렸다는 사실은 겹치는 부분이 있어도 완전히 같은 내용은 아닙니다.

판결은 두 사람의 첫 만남, 이전 관계, 직업 등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특정 직업이나 재혼 경험, 전혼 자녀가 있다는 사실이 사실혼 성립을 막는 법률상 요건은 아닙니다. 이 사건의 여러 배경 사정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독립적인 배제 기준으로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5. 위자료와 자동차 대금 2,600만 원 청구가 배척된 구조

사실혼이 증명되지 않아 파탄 책임과 분할비율 판단에 이르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을과 병에게 사실혼 부당파기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하고, 을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했습니다. 두 청구 모두 원고와 을 사이에 사실혼이 성립했다는 전제를 두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그 전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혼 성립이 인정되는 경우의 별도 판단은 사실혼 부당파기의 위자료와 재산분할 요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실혼이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같은 이유·같은 금액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동차 매도대금은 사용처에 관한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을이 자동차를 임의로 처분하여 소비했다며 그 대금 상당인 2,600만 원을 재산분할로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 자동차가 원고의 종전 사실혼 배우자 정에게서 받은 것이고, 매도대금은 원고와 을이 함께 시작한 사업의 개업비용으로 사용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을이 자동차를 임의로 처분해 그 대금을 소비했다는 원고의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혼 성립을 부정한 결론에 더해, 해당 금원의 출처와 실제 사용처를 짚은 판단입니다.

다만 이 판결이 동거 상대방에게 빌려준 돈이나 별도로 약정한 정산금까지 언제나 돌려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재산분할로 청구한 근거와 별개로, 대여나 정산 약정에 따른 권리가 있는지는 그에 맞는 사실과 증거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6. 증거와 관련 사건을 읽을 때 구별할 점

가사조사보고도 사실인정 자료에 포함되었습니다

법원은 갑 제1호증부터 제11호증, 을 제1호증부터 제8호증의 전부 또는 일부 기재·영상과 가사조사관의 가사조사보고 등을 인정근거로 들었습니다. 사실혼 여부를 당사자의 주장만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제출된 자료와 조사보고를 함께 살핀 사건입니다.

다만 공개된 판결문에는 개별 증거의 내용과 조사보고서 전문이 실려 있지 않습니다. 조사관이 어떤 질문을 했는지, 누구의 진술을 어떻게 평가했는지까지 이 판결문만으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조사보고서가 제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자료 하나가 결론을 결정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생활 경위와 판단자료를 보충하는 과정은 가사조사보고서가 부족한 판단자료를 보충하는 역할과 연결됩니다.

전 배우자와의 이혼 판결은 이번 사건의 상급심이 아닙니다

원문에 등장하는 부산가정법원 2015드단13030은 을과 전 배우자의 이혼 등 사건입니다. 그 사건에서는 두 사람의 혼인이 원고를 알기 전 별거 시점부터 이미 파탄되었다고 보아, 을의 귀책사유를 전제로 한 위자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것만으로 원고와 을 사이에 별도의 사실혼이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2017년 4월 19일은 그 이혼 판결의 선고일입니다. 공개된 이번 판결문에 확정일은 적혀 있지 않으므로 선고일을 혼인관계가 확정적으로 종료된 날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직접 인용된 대법원 94므1584 판결 역시 이번 사건의 상고심이 아니라 사실혼 법리를 제시한 별개의 선례입니다. 이번 2018드단6545·2018드단6552 판결에 대한 항소 여부, 후속 판결 및 최종 확정 결과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7. 판결문 원문: 주문·청구취지·이유

부산가정법원 2020. 3. 10. 선고 2018드단6545·2018드단6552(병합), 손해배상(사실혼파기). 원고 갑, 피고 을·병. 아래는 주문·청구취지·이유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표기를 유지했으며, “현재 진행 중”이라는 표현은 이 판결 당시의 상황을 가리킵니다.

주문과 청구취지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들은 위자료로 공동하여 5,000만 원과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피고 을은 재산분할로 2,600만 원과 이에 대한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원고의 주장

이 유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5. 7.경부터 피고 을과 원고 주소지에서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에 있었는데, 피고 을이 잦은 음주와 폭력적 행동을 일삼던 중 2017. 12. 24. 피고 병을 만나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동거까지 함으로써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들은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위자료로 5,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피고 을은 재산분할로 임의 처분한 승용차 대금 상당 2,600만 원을 반환하여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을은 원고와 이성적으로 교제하며 각자의 집을 오간 사실은 있으나, 사실혼 관계는 아니었다고 다툰다.

이유: 인정사실

2.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와 피고 을은 2015. 7. 7.경 노래방에서 도우미와 손님으로 처음 만난 이후 호감을 갖고 교제하였다.

2) 한편 피고 을은 전 배우자와 갈등으로 2015. 2. 21.경부터 별거를 하고 있었는데, 전 배우자가 피고 을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 등 청구 소송(이 법원 2015드단13030)에서, 위 법원은 2017. 4. 19. 전 배우자와 피고 을은 이혼하고, 부부의 혼인관계는 피고 을이 원고를 알기 전 별거시점부터 이미 파탄상태에 있었다고 보아 피고 을에게 귀책 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한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며, 재산분할과 자녀의 양육권에 관한 사항을 정한 판결을 선고하였다.

3) 피고 을은 교제기간 중 성격 차이, 이성관계 등 사생활에 대한 불신, 금전 문제, 잦은 음주와 음주 후 문제행동 등 다양한 사유로 자주 다투었고, 심한 경우 서로 심한 욕설을 하고 몸싸움까지 나아갔다. 피고 을은 교제기간 중 주로 원고의 집에서 원고의 딸과 함께 지냈으나, 옷을 갈아입거나 원고와 다툴 경우 며칠에서 몇 주씩 피고 을의 집에 지내다가 돌아오길 반복하였다.

4) 원고와 피고 을의 교제 및 동거기간 중 피고 을이 원고의 가족들과 만나고 원고가 피고의 부모를 만나는 등 서로 교류를 하였고, 원고가 피고 을의 권유로 피고 을이 다니던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성당을 함께 다니기도 하였으나, 원고와 피고 을은 혼인을 전제로 상견례를 갖거나 양가 어른들을 모시고 식사 등 모임을 한 사실은 없다.

5) 한편 원고는 동거기간 중 노래방을 운영하던 피고 을의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피고와 함께 보도방을 개업하였고, 개업비용은 원고가 2016. 2. 3.경 사실혼 배우자였던 정으로부터 받은 2600만 원 상당 자동차를 매도한 돈으로 마련하였다.

6) 원고와 피고 을은 영업 부진으로 몇 달만에 보도방을 폐업하였고, 이후에도 잦은 다툼을 벌이다가 2017. 9.경부터 서로 교류하지 않고 있다(피고는 2017. 6.경부터 교류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7) 피고 을은 2017. 12. 하순경 산악회 모임에서 피고 병을 알게 된 후 호감을 갖고 교제하고 있다.

8) 원고는 교제 중인 2015년경부터 피고 을을 재물손괴, 절도, 협박, 상해, 횡령 등으로 여러 차례 고소하였고, 검사는 위 각 고소사건에 대하여 각하 내지 불기소결정(혐의 없음)을 하였다. 피고 을도 원고를 재물손괴, 퇴거불응과 주거침입, 사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으로 여러 차례 고소하였고, 그 중 재물손괴, 퇴거불응과 주거침입, 사기죄 등으로 원고가 형사처벌을 받았다. 원고는 이와 더불어 피고 을을 상대로 여러 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인정근거] 갑1 내지 11호증, 을1 내지 8호증의 각 전부 또는 일부 기재 내지 영상, 가사조사관의 가사조사보고, 변론 전 취지

이유: 법원의 판단과 결론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 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으면서도, 그 형식적 요건인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부부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남녀의 결합관계를 말한다. 따라서 사실혼에 해당하여 법률혼에 준하여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동거 또는 간헐적인 정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으며, 객관적으로는 사회 관념상 가족 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와 피고 을이 원고의 주거지에서 원고의 딸과 함께 일정기간 동거를 한 사실, 원고와 피고 을이 자녀들을 비롯하여 서로의 가족들과 만나고 왕래하며 지낸 사실, 원고와 피고 을이 피고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보도방을 개업하기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 을이 각 전혼 자녀들을 둔 상태에서 노래방 도우미와 손님으로 처음 만났는데, 원고는 당시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던 점, ② 원고와 피고 을이 합가하여 동거를 시작한 것은 아니고, 피고 을은 동거 중에도 옷을 갈아입거나 다툼 시 자신의 집에서 지내다가 돌아오길 반복한 점, ③ 원고와 피고 을이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혼인을 전제로 상견례를 갖거나 향후 결혼식 또는 혼인신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④ 원고와 피고 을이 교제 및 동거기간 중 서로의 가족과 일정부분 교류하고 제사나 장례절차에 몇 회 참석하였다 하더라고 단순한 교류를 넘어 매해 설,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제사, 집안 대소사에 배우자의 자격으로 참석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⑤ 원고는 교제 및 동거기간 중 노래방 도우미로 계속 일하였고, 피고 을과 함께 보도방을 운영한 적이 있으며, 서로 금전적인 문제로 다툴 뿐 경제적인 공동체로서 함께 생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본 사실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을이 교제하는 관계를 넘어서서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거나 사회통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사실혼의 성립 및 그 해소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위자료 청구와 피고 을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는 전 배우자로부터 받은 자동차를 피고 을이 임의로 처분하여 소비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보도방을 개업하며 위 매도대금을 사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이고, 달리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미정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사실혼이 다투어지는 사건에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설명하기 전에 두 사람이 어떤 생활을 해 왔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동거한 집과 기간, 생활비를 부담한 방식, 서로를 배우자로 소개한 경위, 가족행사와 돌봄에서 맡은 역할을 시간 순서로 적으면, 단순한 교제와 부부공동생활을 구별하는 데 필요한 사실이 드러납니다. (혼인의사와 부부생활을 입증할 자료는 무엇인가요?)

자료도 그 사실과 연결해야 합니다. 송금 내역은 생활비인지 사업자금인지, 가족 사진은 어떤 행사에서 어떤 지위로 참석한 것인지, 별도의 주거지가 있었다면 왜 그곳을 유지하고 실제로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금전 청구는 돈의 출처, 상대방에게 건넨 이유, 사용처, 반환이나 정산에 관한 약속을 따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의 자동차 대금처럼 금전의 사용 경위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혼 성립에 관한 증거와 개별 금전 청구의 증거를 나누어 준비하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 성립이 인정된 다음에는 분할대상 재산과 기여도, 지급 방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그 전반적인 구조는 재산분할 대상과 기여도·정산 방법에 관한 종합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앞두고 동거 경위와 재산·채무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면 변호사 선택 기준과 첫 상담 준비 요령을 함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부산가정법원 2020. 3. 10. 선고 2018드단6545·2018드단6552(병합) 판결 — 동거·가족 교류·공동사업에도 사실혼 성립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위자료·재산분할 청구를 기각한 판단과 판결문 원문. 대한민국 법원 전국법원 주요판결 게시자료.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 사실혼의 성립요건과 사실혼 해소에 대한 재산분할 규정의 준용·유추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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