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중 따로 살았던 기간은 국민연금 분할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별거한 기간이 모두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부부로서의 실질적인 공동생활이 유지되었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1. 연금 가입기간 중 실질적인 혼인기간을 계산합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혼인기간을 기준으로 하면서, 별거·가출 등의 사유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배우자의 연금 가입기간과 혼인기간이 겹치는 부분을 확인하고, 그 안에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가려야 합니다.
이렇게 산정한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분할연금의 혼인기간 요건을 충족합니다. 이 밖에도 이혼,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 수급권, 본인의 지급개시연령 도달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분할금액도 전 배우자가 받는 연금 전체의 절반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부양가족연금액을 제외한 노령연금 중 해당 혼인기간에 대응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눕니다. 기간 제외는 분할 대상이 되는 연금액과 수급요건을 정하는 문제이고, 별도 분할비율은 그 대상액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문제입니다.
2. 주소가 달랐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별거의 이유와 그동안의 생활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살았지만 생활비를 함께 부담하고, 주말마다 왕래하며 자녀를 돌보았다면 주소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관계를 정리하기로 한 뒤 장기간 각자 거주하고, 부부 사이의 교류나 상호 부양, 공동 경제생활도 끊겼다면 기간 제외를 주장할 근거가 됩니다.
이때 “내가 번 돈으로 보험료를 냈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가사와 육아를 맡으며 가정을 유지한 기여도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실제 판결은 별거 중 어떤 생활을 했는지 살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26. 4. 23. 선고 2025구합54612 판결은 이 문제를 직접 다룬 사례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전 배우자에게 분할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자, 연금 수급자가 이미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끝난 뒤 국민연금에 가입했다며 처분의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판결 평석)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있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별거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는지
- 역할을 나누어 가사·육아를 하거나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했는지
- 혼인관계를 해소하기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했는지
이 사건에서는 부부의 주소 변동, 자녀들의 거주·양육 상황, 상호 부양이나 공동 경제생활이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점 등을 함께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국민연금 가입기간 안에 실질적인 혼인기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공단의 분할연금 지급결정을 취소했습니다.
공단은 시행령에 정해진 사유가 없으면 기간을 제외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그 규정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혼인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기간이나 그 사유를 예시적으로 특정하여 열거한 것에 불과하므로”
서울행정법원 2026. 4. 23. 선고 2025구합54612 판결 이유 중
즉, 시행령에 열거된 기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되는 기간은 제외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사전에 합의서나 재판으로 기간을 정해 두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다툴 여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판결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심리한 하급심 사례이므로, 같은 결론을 얻으려면 자신의 생활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4. 별거 기간을 주장하려면 생활의 변화를 자료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따로 살았고, 그 뒤 부부 사이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하세요.
- 거주 자료: 주민등록초본, 임대차계약서 등 실제 생활 근거지를 확인할 자료
- 경제생활 자료: 생활비 송금, 공동 지출, 주거비와 자녀 비용의 부담 내역
- 관계 정리 자료: 별거와 이혼에 관한 합의서, 당시 주고받은 문자나 이메일
- 가족생활 자료: 자녀를 누가 돌보았는지, 별거 중 왕래나 공동생활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자료
송금 내역은 부부의 공동생활비인지, 별거 후 자녀 양육비만 지급한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명목과 실제 용도를 밝히고, 그 밖의 교류와 공동생활비 부담도 이어졌는지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다시 함께 살거나 관계 회복을 시도한 기간은 따로 표시하고, 그중 어느 기간의 제외를 주장하는지 특정해야 합니다.
5. 이혼할 때 기간을 정리하고, 공단 신고까지 챙겨야 합니다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에 관해 합의할 수 있다면 시작일과 종료일을 특정하고, 국민연금 분할에서 그 기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문서에 명확히 남기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연금의 대상 기간과 분할비율을 각각 확인해 기재하세요.
공단 신고도 별도로 챙겨야 합니다. 국민연금법 시행규칙 제22조 제3항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분할연금 지급이 청구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신고서와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지급 청구 후 제외 기간이 별도로 결정되었다면 그 결정일부터 90일 이내에 한 번 제출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5항은 정당한 사유로 기한을 지키지 못했음을 증명한 경우, 그 사유가 사라진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출할 수 있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공단에서 통지를 받으면 청구일과 신고기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지급결정이 내려졌다면 제외 주장과 제출 자료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확인하고, 심사청구나 행정소송 등 불복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오래전에 분할연금 수급권이 발생한 사건은 적용 법령과 경과규정도 따로 살펴야 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주소를 옮긴 날, 생활비 부담이 달라진 날, 관계를 정리하기로 한 시점을 나란히 정리하세요. 부부의 공동생활이 언제부터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할 자료입니다.
연금을 나누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공동생활이 끝난 시점과 그 이후의 생활을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연금을 받으려는 입장에서는 따로 살면서도 이어졌던 경제적 부양과 가사·육아의 역할분담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함께 부동산·예금 등 재산분할의 전체 구조를 살펴보려면 이혼 재산분할 가이드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별거 기간의 입증과 연금 합의 내용을 상담할 때 확인할 사항은 이혼 변호사 선택 가이드에서 함께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국민연금법 제64조
혼인기간의 산정,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의 제외 및 분할연금의 기본 요건에 관한 근거입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민연금법 시행규칙 제22조 제3항·제5항
혼인기간 신고의 기한, 첨부서류 및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의 예외를 규정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서울행정법원 2026. 4. 23. 선고 2025구합54612 판결
별거 중 실질적인 혼인관계의 판단 요소와 시행령상 제외 사유의 해석을 다룬 판결입니다.
출처: 대한민국 법원 공개 판결문 / 공식 소개
국민연금공단 분할연금 안내
수급요건, 급여 수준 및 실질적 혼인관계 부존재 기간에 관한 안내입니다.
출처: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