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혼인관계가 끝난 뒤 가입한 국민연금의 분할을 배제한 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612

국민연금에 가입하기 전부터 부부공동생활이 끝났고 그 상태가 이혼할 때까지 이어졌다면, 혼인신고가 유지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기간을 분할연금 산정에 포함할 수 있을까요? 서울행정법원은 연금 가입기간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전 배우자에게 월 38만 3,510원을 지급하도록 한 국민연금공단의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26. 4. 23. 선고 2025구합54612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별거한 기간을 모두 빼 주는 기준을 세운 것이 아닙니다. 주소가 달라진 이후에도 부부가 서로 부양하고 가사·육아를 분담했는지, 공동 경제생활을 이어 갔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분할연금에서 제외할 기간을 미리 합의하거나 별도의 재판으로 확인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까지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지도 다루었습니다.

1. 공단은 238개월을 혼인기간으로 보고 분할연금을 결정했습니다

원고 A와 B는 혼인한 뒤 협의이혼했습니다. A는 혼인신고가 유지되는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했고, 이후 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하여 연금을 받았습니다. B는 2025년 5월 16일 국민연금공단에 A의 노령연금에 대한 분할연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공단은 A의 국민연금 납부기간 중 분할연금 산정에 포함되는 혼인기간을 238개월로 정하고, B에게 월 38만 3,510원의 분할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2025년 6월 26일 A에게 통지되었습니다.

A는 국민연금에 가입하기 전부터 B와 별거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끝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법률상 이혼은 나중에 했지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실질적인 혼인기간이 겹치는 부분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A는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분할연금 지급결정의 취소를 구했습니다.

2. 분할연금의 혼인기간은 혼인신고가 유지된 전체 기간과 다릅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분할연금에서 말하는 혼인기간의 뜻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가입기간 중의 혼인 기간으로서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제외한 기간”

먼저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혼인기간이 겹치는 범위를 확인하고, 그 안에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제외해야 합니다. 이렇게 산정한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며, 이혼 여부와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 수급권, 분할연금을 청구하는 사람의 수급연령 등 나머지 요건도 갖추어야 합니다.

분할연금액의 기본 원칙은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액 중 부양가족연금액을 제외하고, 그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기간이 분할연금의 혼인기간에 들어가는지는 지급액뿐 아니라 수급자격 자체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 기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이러한 구별의 배경에는 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결정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가사·육아 등을 통해 배우자의 연금 형성에 기여한 점을 분할연금 제도의 근거로 보면서도,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어 그 형성에 기여하지 않은 기간까지 법률혼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포함시키는 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국민연금법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제외하는 규정이 마련되었습니다.

3. 법원은 주소뿐 아니라 자녀 양육과 공동 경제생활을 함께 살폈습니다

법원은 단순히 일정 기간 별거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기간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별거 중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는지, 역할분담을 통한 가사·육아나 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양이 있었는지, 혼인관계를 해소하기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했는지를 종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확인한 사항판결에서 인정하거나 파악한 사정
주소와 생활 근거지혼인 초기에는 대체로 주소가 일치했지만, 이후 B와 A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고 전입신고를 하면서 각자의 생활 근거지가 달라졌습니다.
자녀 양육과 거주자녀들은 B 등이 양육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자녀들의 주소도 한동안 A가 아닌 B의 주소와 같았고, 이후에는 B와도 다른 주소로 옮겨졌습니다.
경제활동과 부부공동생활A는 단독으로 경제활동을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협의이혼 때까지 서로 연락하며 상호 부양하거나 공동 경제생활을 하는 등 실질적인 부부공동생활을 영위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국민연금 가입 전부터 A와 B 사이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별거 후 가족 교류와 경제생활이 이어져 기간 제외 주장이 배척된 사건과의 차이는 별거 기간을 뺀 판결과 포함한 판결의 비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사·육아는 연금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이 판결도 판단 기준에서 역할분담을 통한 가사·육아를 명시했습니다. 한쪽이 경제활동을 하고 다른 쪽이 자녀를 돌보았다면, 그 역할분담이 유지된 기간을 단지 연금보험료를 직접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공개된 판결문은 구체적인 양육비 지급 내역이나 별거의 원인까지 밝히고 있지는 않습니다.

4. 미리 합의하거나 재판으로 확인한 기간만 제외할 수 있을까요?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에 정해진 사유가 없으면 일부 혼인기간을 분할연금 산정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시행령은 실종기간과 거주불명 등록기간을 규정하고, 당사자가 합의하거나 법원의 재판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된 기간이 있으면 그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유들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는 별거·가출 등을 예로 들면서 혼인기간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과 방법을 대통령령에 위임했을 뿐, 제외할 수 있는 기간의 사유를 한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는 기간까지 일률적으로 포함한 종전 법률에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졌다는 개정 경과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시행령에 열거된 기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되는 기간은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제외할 기간에 관한 신고 절차는 별도로 존재합니다. 시행령도 해당 기간을 공단에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분할연금 지급결정을 취소한 행정소송의 판단이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혼인기간 신고와 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의 기한을 함께 챙겨야 합니다.

5. 가입기간과 겹치는 실질적 혼인기간이 없어 지급결정이 취소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결론을 가른 것은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끝난 시점이 국민연금 가입보다 앞섰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가입기간 안에 B와의 혼인기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므로, B가 분할연금 수급자격을 갖추었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공단의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2025년 6월 26일자 분할연금 지급결정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을 국민연금공단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B의 기여도를 낮게 평가하여 분할비율을 조정한 결과가 아닙니다. 분할연금의 전제가 되는 혼인기간이 존재하는지를 판단한 결과입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국민연금 가입기간, 실제 별거 시점, 부부공동생활이 끝났다고 주장하는 시점을 한 흐름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다음 각 기간에 부부가 어떤 생활을 했는지 자료를 연결해야 합니다.

  • 주민등록초본과 실제 거주 자료를 대조하여 주소를 달리한 시점과 생활 근거지를 정리합니다.
  • 생활비·주거비·자녀 양육비 등의 지급 내역은 지급 목적과 당시 생활관계를 함께 설명합니다.
  • 가사·육아를 어떻게 분담했는지, 별거 중에도 공동의 가정생활을 유지했는지를 확인합니다.
  • 연락 내용이나 별거·이혼에 관한 합의 자료가 있다면, 혼인관계 해소에 관한 의사와 그 이후의 실제 생활을 대조합니다.

구체적인 입증 자료와 신고 준비는 별거 기간을 국민연금 분할에서 제외하는 기준과 절차에서 이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분할과 함께 부동산·예금·퇴직금 등 다른 재산의 정산을 준비한다면 이혼재산분할의 대상·기준시점·분할방법도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담을 앞두고 있다면 공단의 결정통지서와 연금 가입내역, 별거 이후의 거주·경제생활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의 경과와 자료를 정리하는 방법은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준비 요령에서 안내합니다.

자료 출처

대한변협 전문분야 등록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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