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생활비 지급을 끊고 가족을 부양할 책임을 외면한다면, 악의의 유기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양의무를 다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당장 생활비가 부족하다면 이혼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배우자를 상대로 부양료를 청구하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필요한 생활비를 지급하도록 사전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생활비 미지급을 이혼 사유로 인정받는 문제와, 지금 필요한 생활비를 지급받는 문제는 요건과 절차가 다릅니다. 이혼 사유부터 입증해야만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1. 생활비 미지급은 언제 악의의 유기에 해당하나요?
생활비 미지급이 정당한 이유 없는 부양·협조 의무의 포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합니다.
민법 제840조 제2호는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경우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은 악의의 유기를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포기하고 상대방을 버린 경우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생활비를 주지 않은 기간뿐 아니라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 지급을 중단한 이유, 기존의 생활비 분담 방식, 지급 요청에 대한 반응, 가족이 겪게 된 어려움을 함께 살펴봅니다. 몇 개월을 지급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악의의 유기가 된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실직이나 질병으로 실제 지급 능력이 부족해진 상황과, 소득이 있으면서도 가족의 생활비는 외면하고 본인의 지출만 계속하는 상황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소득이 줄었다는 설명만으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가능한 부담을 나누려 했는지,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협조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이 살거나 상대방에게 소득이 있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생활비를 받지 못한 배우자가 직장생활을 하며 가계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서, 다른 배우자가 부양·협조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집에 머물면서 경제적 부담과 자녀 돌봄을 모두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의무 이행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 1992. 1. 30. 선고 91드10620 판결에서는 부부 모두 직업이 있었지만, 남편이 생활비 지급을 중단하고 가정과 자녀교육을 외면한 사실 등이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반복된 폭언·폭행과 함께 이러한 사정을 인정하여 악의의 유기와 심히 부당한 대우를 이유로 이혼을 허용했습니다. (원문·평석)
폭언·폭행 등 여러 사정을 함께 판단한 사건으로, 생활비 미지급만으로 이혼을 인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생활비를 끊는 일과 폭언·모욕이 함께 문제 된다면, 돈을 매개로 한 통제와 부당한 대우를 이혼 사유로 설명하는 방법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악의의 유기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악의의 유기로 인정되는지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생활비와 자녀 돌봄을 외면한 행위로 부부 사이의 신뢰가 무너져 혼인생활을 회복하기 어려워졌다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도 문제 됩니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므15480 판결에서는 남편이 해외에 자주 체류하면서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아내가 생계와 육아·가사·직장생활을 함께 책임졌습니다.
대법원은 남편의 행위가 악의의 유기에 이르지 않더라도 자녀 양육의 공동책임을 외면한 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혼인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는지를 더 살펴야 한다며, 이혼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생활비 미지급 외에도 가정생활을 무너뜨린 사정이 함께 있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와 증거를 정리한 안내에서 어떤 사실을 연결하여 주장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어떤 자료로 입증하나요?
돈이 들어오지 않은 기록과, 생활비를 요청했는데도 지급하지 않은 경위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통장 내역만으로는 상대방이 왜 지급하지 않았는지, 다른 방식으로 비용을 부담했는지까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확인할 내용 | 준비할 자료 |
|---|---|
| 언제부터 지급이 끊겼는지 | 생활비 계좌의 월별 입금 내역, 종전의 정기 송금 내역 |
| 지급을 요구했는지 | 생활비를 요청한 문자·카카오톡과 상대방의 답변 |
| 실제 부담한 생활비 | 월세·관리비·공과금·식비·의료비 등 지출 내역 |
| 상대방의 부담 능력 | 확보하고 있는 급여·사업소득·재산 관련 자료 |
| 미지급으로 생긴 어려움 | 연체 고지서, 생활비를 빌린 내역, 자녀 비용을 혼자 부담한 기록 |
월별로 생활비를 얼마나 받았고, 부족한 금액을 누가 어떻게 충당했는지 정리하면 전체 경과가 분명해집니다. 상대방이 관리비나 자녀 비용을 직접 납부한 내역이 있다면 함께 반영해야 실제 부담 관계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급 요청도 구체적일수록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돈을 달라”고 한 대화보다 어떤 생활비가 부족한지, 언제까지 얼마가 필요한지 알린 대화가 미지급 경위와 현재의 필요를 설명하기 좋습니다. 이미 주고받은 대화는 날짜와 앞뒤 맥락이 드러나도록 보관해 두세요.
3. 이혼하기 전에도 배우자에게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부양료는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의 생활을 위한 청구이므로, 이혼이 먼저 성립하거나 악의의 유기가 먼저 인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826조는 부부의 상호 부양·협조 의무를 정하고, 제833조는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부부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함께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혼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더라도 가정법원에 부양료 지급을 구하는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혼인이 끝나기 전까지 필요한 생활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7. 8. 25. 자 2014스26 결정은 부부의 부양·협조 의무를 자신이 생활하는 수준에 맞추어 상대방의 생활도 유지하도록 하는 의무로 설명합니다. 단순히 굶지 않을 정도의 최소 비용만 문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급액은 부부의 소득과 재산, 생활에 필요한 비용, 건강과 근로 가능성, 자녀 양육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정합니다. 본인에게 소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청구가 당연히 배제되지는 않지만, 자신의 소득과 재산으로 어느 정도를 부담할 수 있는지는 설명해야 합니다.
과거에 받지 못한 생활비는 지급 요청 시점이 중요합니다
위 대법원 결정은 과거의 배우자 부양료에 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상대방에게 부양의무 이행을 요구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아 지체에 빠진 이후의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생활비가 끊긴 모든 기간의 돈을 나중에 당연히 소급하여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다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생활비 지급을 요구한 시점과 내용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이는 배우자에 대한 과거 부양료의 문제로, 자녀의 과거 양육비와는 구분됩니다.
4. 부양료 사전처분은 어떻게 신청하나요?
사전처분은 재판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에 필요한 조치를 임시로 정하는 절차입니다. 생활비가 끊겨 재판을 기다리기 어렵다면, 법원에 재판 진행 중 일정한 생활비를 지급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본안 사건과 함께 신청합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의 사전처분은 소송·심판청구·조정신청이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관련 사건 없이 사전처분만 독립적으로 신청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이미 이혼소송이나 관련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면 그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에 생활비 지급 사전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혼을 청구하지 않고 부양료만 구하려는 경우에는 부양료 심판청구와 함께 사전처분을 신청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신청서에는 금액과 기간, 지금 지급받아야 하는 이유를 적습니다
사전처분신청서에는 당사자와 관련 본안 사건을 표시하고, 원하는 조치와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생활비 지급을 구한다면 다음 내용이 중심이 됩니다.
- 매월 지급받으려는 금액과 지급일, 지급을 구하는 기간
- 생활비가 중단된 시점과 그동안 상대방에게 지급을 요구한 경위
- 현재 필요한 생활비와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금액
- 상대방의 소득·재산 등 지급 능력을 뒷받침하는 사정
- 최종 재판까지 기다리면 생계나 자녀 생활에 어떤 어려움이 생기는지
“배우자가 잘못했으니 생활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설명만으로는 필요한 금액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월세, 관리비, 식비, 의료비 등 실제 지출을 정리하고, 자녀 비용을 함께 신청한다면 배우자 본인의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가 구분되도록 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기존에 직접 납부하고 있는 비용도 표시해 주세요. 전체 생활비와 부족한 금액, 그중 상대방에게 부담을 구하는 금액이 연결되어야 신청 취지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생활비 부족을 보여주는 자료를 첨부합니다
앞서 정리한 입금 내역과 지급 요청 대화에 더하여, 자신의 소득·계좌 잔액, 임대차계약서, 공과금 고지서, 의료비 등 지출 자료를 첨부합니다. 월세나 공과금이 이미 연체되었다면 연체 자료가 긴급한 필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혼인관계와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서류도 필요합니다. 본안 사건에 이미 제출한 자료는 해당 자료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생활비가 중단된 이후 새로 발생한 지출과 연체 상황은 추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제출된 자료와 상대방의 의견 등을 살펴 사전처분의 필요성과 지급액을 판단합니다. 신청했다고 곧바로 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밝혀 신속한 판단을 요청해야 합니다.
5. 사전처분으로 정한 생활비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받을 수 있나요?
사전처분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과 지급 대상 기간을 구분해야 합니다. 사전처분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발생하고, 어떤 기간의 생활비를 지급해야 하는지는 결정문에 적힌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의 재판상 이혼절차 안내는 사전처분결정을 고지받은 후 7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고, 결정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신청서를 낸 날이나 결정문을 받은 날만으로 효력 발생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지급 종료 시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배우자 본인을 위한 부양료는 혼인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므로, 이혼이 확정되면 이후의 지급 여부가 달라집니다.
대법원 2026. 10. 1. 선고 2024다255113 판결은 이혼으로 배우자에 대한 부양료청구권이 소멸하면, 그 권리에 대응하는 사전처분의 효력도 소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산분할 등 다른 분쟁이 남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배우자 부양료가 계속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자녀 양육비는 이와 구분하여 확인해야 합니다.
6. 부양료 사전처분을 받고도 배우자가 돈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사전처분을 위반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처분 자체에는 강제집행력이 없습니다. 생활비를 지급하라는 사전처분결정만으로 상대방의 예금이나 급여에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위반에는 과태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사전처분을 위반한 사람에게는 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전처분결정의 확정 여부를 확인하고, 지급기일별로 받아야 할 금액과 실제 받은 금액을 정리하여 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구할 수 있습니다. 입금 내역과 미지급 사실을 알린 대화도 함께 제출할 수 있습니다.
과태료는 위반하면 자동으로 부과되는 것이 아니며, 법원이 정당한 사유의 유무 등을 판단합니다. 또한 과태료는 미지급 생활비를 대신하여 본인에게 주는 돈이 아닙니다. 지급을 촉구하는 제재와 생활비 회수는 구분해야 합니다.
실제 회수를 위해서는 집행권원 확보도 필요합니다
임시 조치인 사전처분과 달리, 본안에서 금전 지급을 명한 부양료 심판은 가사소송법 제41조에 따른 집행권원이 됩니다. 확정 여부나 가집행선고 등 집행할 수 있는 상태를 확인한 뒤 상대방의 예금·급여 등에 대한 강제집행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받은 재판 | 지급하지 않을 때의 대응 |
|---|---|
| 생활비 지급 사전처분 | 정당한 이유 없는 위반에 대해 과태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결정 자체로 강제집행은 할 수 없습니다. |
| 금전 지급을 명한 본안 부양료 심판 | 확정·가집행 등 요건을 갖추면 집행권원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사전처분 후에도 지급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미지급 기간과 금액을 법원에 알리면서 본안에서 지급받을 부양료와 집행권원 확보 절차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상담자료로 생활비가 끊긴 경위와 지급 요청 기록을 묶고, 현재 한 달에 필요한 비용·본인 부담액·부족한 금액은 지출표로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부모님의 도움이나 대출로 당장의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더라도 그 경위를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부족한 돈을 어떻게든 충당했다는 결과만으로는, 그 부담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사정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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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민법 제826조·제833조·제840조: 부부의 부양·협조 의무, 생활비용 부담과 재판상 이혼 사유. 국가법령정보센터.
- 가사소송법 제41조·제62조·제67조: 본안 심판의 집행력, 사전처분과 위반 시 과태료.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 악의의 유기의 의미.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서울가정법원 1992. 1. 30. 선고 91드10620 판결: 생활비 미지급과 가정에 대한 무관심, 폭언·폭행 등이 함께 인정된 이혼 사례.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므15480 판결: 생활비·육아·가사의 공동책임을 외면한 사정과 혼인 파탄 판단.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법원 2017. 8. 25. 자 2014스26 결정: 부부간 부양의무의 내용, 부양료 산정과 과거 부양료 청구.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대법원 2026. 10. 1. 선고 2024다255113 판결: 이혼 후 배우자 부양료에 관한 사전처분의 효력. 대법원 판례속보.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 서울가정법원 「외국인을 위한 재판상 이혼절차 안내」: 생활비 지급 사전처분, 즉시항고와 효력 발생에 관한 절차 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