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에서 별거 기간을 따질 때에는 주민등록상 주소를 옮긴 날만으로 정하지 않고, 실제로 언제부터 따로 생활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집을 나온 뒤 별도의 거처에서 생활했다면 전입신고 이전부터 별거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따로 살기 시작한 날, 전입신고를 한 날,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 날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1. 전입신고를 해야 별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입신고는 거주지를 옮겼다는 사실을 주민등록에 반영하는 절차입니다. 주민등록법 제16조 제1항도 새로운 거주지에 전입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사와 신고가 반드시 같은 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로, 부부 갈등 때문에 3월 1일 집을 나와 새 거처에서 생활하기 시작했고 전입신고는 3월 10일에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신고일이 3월 10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이전의 별거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3월 1일부터 실제로 따로 살았다는 자료가 있다면 그때부터 별거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소만 다른 곳으로 옮겼을 뿐 계속 같은 집에서 부부로 생활했다면, 주민등록이 분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별거했다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전입신고는 법이 정한 기한에 맞춰 하고, 이혼소송에서는 실제로 따로 생활하기 시작한 날을 당시 자료로 설명하면 됩니다.
2. 따로 살기 시작한 날이 곧 혼인파탄일은 아닙니다
직장 발령이나 가족 간병 때문에 떨어져 살면서도 생활비와 자녀 양육을 함께 책임지고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법 제826조 제1항도 정당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동거하지 않는 경우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떨어져 산 기간을 곧바로 혼인관계가 파탄된 기간으로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처음에는 잠시 거리를 두고 관계를 회복하려 했지만, 이후 대화와 공동생활이 끊기면서 이혼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에는 집을 나온 경위와 그 뒤의 관계 변화까지 살펴야 합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가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일정 기간 주소를 달리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요건이 자동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별거 중 자녀를 만나거나 양육비를 보냈더라도, 자녀에 대한 책임 이행인지 부부공동생활의 재개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만남이나 송금 기록 하나만 떼어 보기보다 당시의 대화와 생활 경위를 함께 설명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3. 실제 별거 시작일은 어떤 자료로 입증하나요?
상대방이 다른 날짜를 주장한다면 “그때부터 따로 살았다”는 설명에 당시의 기록을 연결해야 합니다. 자료마다 보여 주는 사실이 다르므로, 한 가지 서류보다 서로 맞물리는 기록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새 거처의 임대차계약서와 입주 자료: 거처를 마련한 시점을 보여 줍니다. 계약일과 실제 입주일이 다를 수 있으므로 보증금 지급, 열쇠 인도, 이사 내역 등을 함께 확인합니다.
- 이사 비용과 생활 관련 지출: 이삿짐 운송비, 새 거처의 공과금이나 관리비 등은 그곳에서 생활했다는 설명을 보강합니다. 결제일이 곧 이사일이라는 식으로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 당시 주고받은 문자와 대화: 집을 나가는 이유, 따로 살기로 한 내용, 짐을 옮기는 일정 등이 담겼다면 별거 경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날짜와 앞뒤 맥락이 드러나도록 보관합니다.
- 주민등록초본의 주소 변동 내역: 주소 변경을 확인하는 자료입니다. 실제 이사한 날과 차이가 있다면 그 이유와 실제 거주를 보여 주는 다른 자료를 함께 정리합니다.
- 별거 후 생활비와 자녀 양육에 관한 기록: 부부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 줍니다. 송금이 계속되었다면 자녀 양육비인지, 기존 대출 상환인지 등 지급 목적을 구분합니다.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별도의 임대차계약서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별거를 입증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짐을 옮긴 기록, 배우자와의 대화, 당시 거주 상황을 아는 사람의 설명 등을 종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의 설명만으로 다투기보다는 당시 작성되거나 발생한 기록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간에 다시 함께 살았던 기간이 있다면 그 사실도 포함해야 합니다. 며칠 방문한 것인지, 관계 회복을 위해 공동생활을 재개했다가 다시 헤어진 것인지 구분하여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날짜에 관한 불필요한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별거 시작일을 입증하면 재산분할 기준일도 정해지나요?
별거 시작일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그날의 예금과 대출 잔액만으로 모든 재산분할을 계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상 이혼의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 즉 사실관계를 심리하는 재판의 변론이 끝나는 때를 기준으로 대상과 액수를 정합니다. 다만 혼인파탄 이후의 재산 변동이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한 경우에는 별도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24. 5. 17. 선고 2024므10721, 10738 판결은 화물차 구입 대출이 혼인파탄 이후 줄어든 사안을 다뤘습니다. 대법원은 그 감소가 공동재산과 무관하게 일방의 노력이나 비용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살피고, 혼인파탄 시점과 이후 상환 경위를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별거 후 혼자 대출을 갚았다면 주소 변경 자료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상환 내역과 자금 출처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자신의 별거 후 소득으로 갚은 경우와, 혼인 중 함께 모은 예금을 사용한 경우를 같은 것으로 취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상담 전에는 실제 거주지·전입신고일·부부관계의 변화를 날짜별로 한 장에 정리하고 대화, 생활비, 대출 상환 자료를 붙여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일과 입주일이 다르거나 별거 뒤 공동생활을 재개한 기간이 있다면 그 사유와 기간을 빠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별거 외에 어떤 사정이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되고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는 이혼 사유와 증거를 정리한 안내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보한 자료를 가지고 상담을 준비할 때에는 이혼전문변호사 선택기준과 상담 요령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 주민등록법 제16조 제1항 — 실제 거주지 이동에 따른 전입신고와 신고 기한.
- 민법 제826조 제1항 — 부부의 동거 의무와 정당한 이유가 있는 일시적 비동거.
- 민법 제840조 제6호 —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 대법원 2024. 5. 17. 선고 2024므10721, 10738 판결 — 재산분할의 기준시기와 혼인파탄 이후 일방의 노력이나 비용으로 감소한 채무의 처리.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