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분쟁 중 가정폭력으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더라도, 고소인의 주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전달하여 상대방을 상습적인 가해자로 받아들이게 했다면 언론사가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반면 당사자가 공개적으로 내놓은 해명의 잘못을 바로잡은 기사는 별도로 평가됩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 22. 선고 2014가합6863 판결은 같은 언론사의 두 기사를 나누어 판단했습니다. 가정폭력·아동학대 등의 고소 내용을 보도한 첫 번째 기사에는 300만 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고, “법원의 정신감정 명령을 이행하려고 아들을 데려갔다”는 해명의 잘못을 지적한 두 번째 기사에는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은 배상액을 유지하면서 지연손해금을 추가했고, 대법원은 언론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1. 이혼소송 중인 영화감독이 두 건의 보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원고는 성폭력 피해를 소재로 한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었고, 피고는 인터넷신문을 발행하는 언론사였습니다. 이 사건은 원고와 아내 사이의 이혼소송이나 형사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분쟁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입니다.
원고 부부는 아내의 종교 활동과 자녀의 종교 참여 문제로 갈등을 겪었습니다. 아내는 2013년 2월 아들과 함께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들어갔고, 남편은 같은 해 6월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아내는 남편을 폭행·재물손괴·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습니다.
남편이 2014년 2월 아들의 학교를 찾아가 아들을 데리고 나온 뒤 정신과 진단을 받게 하자, 아내는 이 과정에서도 폭행과 약취가 있었다는 취지로 추가 고소했습니다. 언론사는 이러한 고소 내용을 보도했고, 남편이 다른 언론사 인터뷰에서 법원의 정신감정 명령을 이행한 것이라고 해명하자 그 해명이 잘못되었다는 후속 기사도 게재했습니다.
원고는 두 기사가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억 원을 청구했습니다. 언론사는 내용이 진실하고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공익적 보도였다고 맞섰습니다.
| 구분 | 보도한 내용 | 법원의 결론 |
|---|---|---|
| 제1기사 2014. 2. 5. | 원고가 아내에 대한 폭력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받던 중 다시 아내를 폭행하고 아들을 데려갔다는 고소 내용 | 공익성을 갖추었다는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300만 원의 배상책임 인정 |
| 제2기사 2014. 2. 11. | 법원의 정신감정 명령을 이행하려고 아들을 데려갔다는 원고의 해명이 잘못되었다는 내용 |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는 공익성과 보도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하여 배상책임 부정 |
사건명은 ‘정정보도등’이지만, 이 판결에 기재된 청구취지와 주문은 금전배상에 관한 것입니다. 정정보도나 기사 삭제를 명한 주문은 없습니다.
2. 항소심은 배상액을 유지하고 지연손해금을 추가했습니다
이 사건은 제1심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원고와 언론사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 판결에 대해서는 언론사가 상고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유지된 배상 원금은 300만 원입니다.
| 심급·사건 | 주요 판단 | 결과 |
|---|---|---|
| 제1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 22. 2014가합6863 | 제1기사에 대한 배상책임 인정. 제2기사는 공익성과 진실성을 인정하여 위법성 조각 | 1억 원 청구 중 300만 원 인용. 나머지 청구 기각 |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5. 5. 15. 2015나4346 | 배상 원금 300만 원을 유지하고, 원고가 항소심에서 추가한 지연손해금 청구를 일부 인정 | 추가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 변경. 2014. 2. 5.부터 2015. 5. 15.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
| 상고심 대법원 2016. 5. 27. 2015다33489 | 고소 내용을 전달하는 보도의 취재·표현상 주의의무와 공익성 판단을 설명하고, 항소심의 판단을 수긍 | 언론사의 상고기각. 항소심 결과 유지. 파기환송 없음 |
항소심은 배상 원금을 유지하면서 추가로 청구한 지연손해금을 인정해 주문을 변경했습니다.
표의 연 20%는 당시 이 사건 판결에 적용된 이율입니다. 현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이 정한 이율은 연 12%입니다.
별도로 진행된 형사사건에서는 일부 상해가 인정됐습니다
언론사에 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해서 원고에 대한 고소 내용이 모두 거짓으로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민사 제1심은 형사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태를 적었지만, 민사항소심은 이후 확정된 형사사건 결과를 반영했습니다.
| 문제 된 행위·혐의 | 민사판결에 나타난 처리 결과 |
|---|---|
| 아동복지법 위반 | 고소대리인인 아내가 고소를 취하하고 진술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 중 ‘각하’. 아동학대가 없었다는 실체 판단과는 구별됨 |
| 재물손괴 |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불기소처분 |
| 아내의 손목과 팔을 잡아당겨 타박상을 입힌 부분 | 형사항소심에서 벌금 30만 원의 선고유예. 2015. 1. 24. 확정 |
| 아내의 머리를 밀쳐 벽에 부딪히게 했다는 부분 | 형사항소심에서 무죄. 2015. 1. 24. 확정 |
| 아들을 데려간 행위에 관한 약취 혐의 | 이 민사판결에 고소 경위는 기재되어 있으나, 해당 혐의의 최종 형사처분 결과는 제시되어 있지 않음 |
원고에게 불리한 상해 사실 일부가 인정되었다는 점과, 언론사가 고소인의 주장을 전달한 방식에 위법성이 있었다는 점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허위임을 입증하지 못했어도 명예훼손 책임은 남았습니다
제1심은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기사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제1기사에 관한 배상책임을 인정한 이유는, 허위 사실을 보도한 경우에만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고가 보도 내용의 허위성을 청구원인으로 삼았다면 그 허위성을 증명할 책임은 원고에게 있습니다. 제1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은 이러한 증명책임을 설명합니다. 허위성 입증이 부족하다는 판단만으로 고소 내용 전부가 진실로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에 기사 전체로 인해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두 기사 모두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내용을 담았으므로, 다음으로 언론사의 보도가 공익성과 진실성 등 위법성을 없애는 요건을 갖추었는지 판단했습니다.
언론사의 보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고 그 주된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보도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위법성 조각’은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있더라도 이러한 요건을 갖추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가정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익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공익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었는지, 보도로 침해되는 명예의 정도가 어떠한지를 살폈습니다. 이 판단에서 두 기사의 결론이 갈렸습니다.
4. 첫 번째 기사는 고소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1기사의 문제는 고소장이 접수되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확인되지 않은 고소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하여 원고를 상습적인 가정폭력·아동학대의 가해자로 받아들이게 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제1심은 아내가 실제로 고소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소 내용에는 고소인에게 유리한 일방의 주장이 담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기사에 등장한 부엌칼을 겨누거나 목을 졸랐다는 부분은 기소되지 않았고, 아동 관련 부분은 고소 취하와 진술 거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은 여기에 언론사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한 고소내용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했다는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제1심은 보호시설 입소에 아내의 종교 활동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사정, 원고가 아들의 정신 상태를 염려하여 치료받게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도 함께 살폈습니다. 또한 별도의 이혼판결에서 원고가 아들의 친권자·양육자로 지정된 사실을 고려했습니다.
이 사정들은 해당 기사가 만들어 낸 전체적인 인상을 평가하는 자료였습니다. 보호시설을 이용한 이유를 일반적으로 의심하거나, 친권자·양육자로 지정되었다는 이유로 앞선 폭력이나 자녀를 데려간 행위가 모두 적법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보호시설 입소 목적과 치료 목적에 관한 설명은 제1심이 이 사건 자료를 토대로 내린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취재 내용과 기사 전체의 인상을 구체적으로 살폈습니다
대법원은 수사 중인 혐의를 보도하는 언론사에도 충분한 취재와 표현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 독자는 혐의의 진실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제1기사는 가정폭력의 개선책을 논의하기보다 원고가 가해자라는 인상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핵심적인 사항에 대한 객관적 사실 확인은 부족했고, 일부 문장은 고소인 진술을 소개하는 형식을 벗어나 기자가 확인한 사실처럼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원고가 사회 고발 성격의 영화를 연출하여 한때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는 사정도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그 경력만으로 해당 기사에서 다룬 가정 내부의 사정까지 공적인 관심 사안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가정폭력 보도의 공익성을 일반적으로 부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공적 활동과 보도 내용의 관계, 취재와 표현의 방식, 사생활과 명예의 침해를 함께 평가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공익성 판단 기준은 이후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2다251650 판결에서도 이 사건 상고심 판결을 인용하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5. 정신감정 명령을 이행했다는 해명을 정정한 기사는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제2기사는 원고가 공개적으로 내놓은 해명의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공익성이 인정되었습니다. 원고는 법원이 아내와 아들에 대한 정신감정 판결을 내려 이를 이행하려고 아들을 데려갔다고 설명했지만, 법원은 그와 같은 강제 동행 절차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현행법상 법원이 이혼 소송 중인 원·피고 개인에게 상대방이나 사건 관련인에 대한 정신감정을 명하고, 이를 위하여 상대방 등을 강제적으로 데려오도록 하는 절차는 없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혼 당사자가 다른 사람을 강제로 데려올 권한이 없다는 판단입니다. 가정법원이 증거조사로 정신감정을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존 진료기록의 확보와 새로운 감정 신청을 구별하는 절차는 배우자의 정신질환과 진료기록·정신감정에 관한 실무 안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1심은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목적을 인정했습니다. 제2기사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도 독자가 원고의 해명에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는 정도라고 보았습니다. 보도 내용의 진실성까지 인정했으므로 언론사의 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단은 원고에게 해명 행위 자체의 손해배상책임을 물은 것이 아닙니다. 또한 아들을 데려간 행위에 약취죄가 성립하는지를 최종 판단한 것도 아닙니다. 제2기사에 대한 언론사의 민사책임을 판단하면서, 그 해명에 등장한 법원 절차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확인한 것입니다.
상고심은 제1기사의 보도 책임과 소송절차상 쟁점을 중심으로 이유를 설시했습니다. 위 정신감정 문구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제1심 판단에 해당합니다.
6. 청구 취지의 정리와 항소심에서 추가한 지연손해금도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원고가 허위 사실을 중심으로 주장하다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까지 청구 취지를 분명히 한 과정도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는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서 보도 내용이 허위가 아니더라도 이를 공표하여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한 배상을 청구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법원이 이러한 취지를 명확하게 하도록 질문한 것을 석명권의 한계를 벗어난 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당사자의 주장을 분명하게 한 것이며, 법원이 원고가 구하지 않은 별개의 손해배상을 임의로 만들어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지연손해금도 원고가 항소심에서 직접 추가했습니다. 원고는 제1심의 300만 원 외에 1,700만 원을 더 받아 총 2,000만 원을 지급받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그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청구했습니다. 항소심은 추가 원금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인정된 300만 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은 원고가 항소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고 항소심 변론종결 전에 불복 범위와 청구취지를 정리했다는 점을 근거로, 항소심의 심판 범위나 처분권주의 등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7. 제1심 판결 원문
아래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 22. 선고 2014가합6863 판결의 전문입니다. 공개 원문에는 기사 내용이 담긴 별지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원문의 익명 표시와 당시 서술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원문에 적힌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은 제1심 당시의 형사사건 상태이며, 이후 확정 결과는 앞의 해설과 구별하여 읽으면 됩니다.
【전문】
【원 고】
【피 고】
주식회사 뉴스한국【변론종결】
2014. 12. 4.【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7/10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0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성폭행을 당하고 자살한 딸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가 가해자들을 살해한다는 내용의 영화 ’△ △△△ △△‘를 감독한 영화감독이고, 피고는 인터넷신문인 □□□□닷컴((홈페이지 주소 생략), 이하 ’□□□□닷컴‘이라 한다)을 발행하는 언론사이다.
나. 원고에 대한 형사 고소
1) 원고는 2005. 3. 9. 소외 1과 혼인하여 슬하에 아들 소외 2를 두고 있었는데, 소외 1은 2008년 무렵부터 ‘☆☆☆☆☆☆세계복음선교협회’의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위 교회가 종말론을 내세운다고 생각하여 소외 1에게 위 교회를 다니지 말라고 설득하는 한편 특히 소외 2만은 위 교회에 데리고 가지 않기를 강하게 요구하였다.
2) 소외 1은 2014. 1. 3. 서울 ◇◇경찰서에,「원고는 2013. 2. 9. 아들인 소외 2가 보는 앞에서 소외 1에게 “정신병자, 미친년, 너 죽고 나 죽자”라는 욕을 하면서 소외 1의 머리를 벽에 찧고 소외 1의 가슴과 어깨를 밀쳐 벽에 부딪치게 하고 목을 졸랐을 뿐 아니라 싱크대 문을 부수고, 길이 40㎝ 정도의 부엌칼로 소외 1을 죽이려는 등의 행위로 전치 2주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고소사실(이하 ‘이 사건 1 고소사실’이라 한다)로 원고를 폭행죄 및 재물손괴죄로 고소하고, 아들인 소외 2의 고소대리인으로 「원고는 2013. 1. 12. 및 2013. 1. 19. 소외 2를 안방에 감금하였고, 2013. 2. 9. 소외 2로 하여금 이 사건 1 고소사실과 같이 원고가 소외 1을 폭행하는 장면을 보게 하는 등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였다」는 고소사실(이하 ‘이 사건 2 고소사실’이라 한다)로 원고를 아동복지법 위반죄로 고소하였다.
3) 소외 1은 소외 2와 함께 2013. 2. 13.부터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입소한 후 원고와 연락을 하지 않았다.
4) 원고는 소외 1과 소외 2를 찾기 위하여 소외 1의 지인들에게 연락하다가 2013. 6. 10. 소외 1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 2013드단42789호로 이혼 소송(이하 ‘이 사건 이혼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으나 위 소송 과정에서도 소외 1 및 소외 2의 거주지와 연락처를 알 수 없었다.
5) 원고는 2014. 2. 3. 소외 2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알아내어 소외 2를 데려간 뒤 병원에서 정신과 진단을 받게 하였다.
6) 소외 1은 2014. 2. 3. 서울 ◇◇경찰서에, 「원고는 2014. 2. 3. 09:00경 원고의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소외 2를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서 납치했다. 원고는 소외 1을 밀치고 차에서 떼어 놓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외 1의 손등에 상처가 생겼다」는 고소사실(이하 ‘이 사건 3 고소사실’이라 한다)로 원고를 폭행죄, 약취죄 등으로 고소하였다.
다. 이 사건 각 기사의 보도
1) 피고는 2014. 2. 5. □□□□닷컴에 『‘△ △△△ △△’ 원고 감독, 아내 때려 조사받던 중 또 아내 폭행 ‘피소’』라는 제목 아래 「(전략)…원고 감독이 아내 김 모 씨를 때려 폭행, 재물손괴 혐의로 서울 ◇◇경찰서에 입건돼 조사를 받던 중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피신 중인 ○씨를 또 폭행해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 감독은 아들 ○군을 학대해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로도 고소된 상태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계는 지난 3일 ○ 감독이 자신의 모친, 여동생과 함께 아들 ○군을 납치하며 ○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하였다.…(후략)」는 내용이 포함된 별지1 기재와 같은 기사(이하 ‘이 사건 1기사’라 한다)를 게재하였다.
2) 원고는 피고와 타 언론사가 이 사건 1기사와 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타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현재 ○씨와 이혼소송 중으로 법원이 ○씨와 아들에 대한 정신감정 판결을 내려 이를 이행하기 위하여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간 것이다.”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3) 이에 피고는 2014. 2. 11. □□□□닷컴에 『폭행 혐의 피소 영화감독 원고, “법원이 아내와 아들 정신감정 명령” ‘거짓’ 주장 논란』이라는 제목 아래 「(전략)…확인결과 법원이 이혼 소송 중인 원·피고 개인에게 상대방의 정신감정을 명령했다는 주장은 가사소송 절차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후략)」라는 내용이 포함된 별지2 기재와 같은 기사(이하 ‘이 사건 2기사’라 한다)를 게재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처분결과
1) 이 사건 2 고소사실을 담당한 검사는 2014. 3. 11. 고소대리인 소외 1이 고소를 취하하고, 진술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아동복지법 위반에 관하여 ‘각하’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 1 고소사실을 담당한 검사는 2014. 4. 30. 재물손괴에 관하여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을, 상해에 관하여는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고약5933호로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3) 원고는 위 약식명령 청구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고정1816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4. 8. 11.「원고는 2013. 2. 9. 소외 1의 주거지에서 소외 1과 종교문제로 언쟁하던 중 소외 1에게 “정신병자, 미친년, 너 죽고 나 죽자”라는 욕을 하면서 손으로 화장실에 들어가 있던 소외 1의 손목과 팔을 잡아당겨 끌고 나오고, 머리를 밀쳐 벽에 부딪히게 하여 소외 1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손목 및 손 부분의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3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4) 이에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노1400호로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 14, 15호증, 을 4 내지 8호증, 을 30호증(일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는 ① 이 사건 1기사를 통해 원고가 아내인 소외 1과 아들인 소외 2를 상습적으로 폭행하였다는 허위의 사실을, ② 이 사건 2기사를 통해 소외 2를 납치하였다는 혐의에 관해 거짓 변명을 하였다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1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각 기사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기사의 내용은 진실한 사실이고, 피고는 가정폭력의 심각성 및 개선대책 촉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이 사건 각 기사를 보도한 것이므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
1) 먼저 이 사건 각 기사가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를 본다.
가)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 사실이거나 허위 평가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그 허위성에 대한 증명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각 기사의 내용이 허위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4, 13, 1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기사의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청구는 이유 없다.
2) 다만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의 배상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각 기사 내용 전체에 의하여 입게 된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할 것이므로(허위의 사실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여도 명예가 훼손될 경우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이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1기사의 내용은 원고가 아내를 폭행하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수사받던 중 또다시 아내를 폭행하고, 아들을 납치하였다는 혐의로 피소된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이 사건 2기사의 내용은 원고가 위 폭행·납치 혐의로 피소된 부분에 관하여 해명하면서 법원이 정신감정 판결을 내려 이를 이행한 것이라는 거짓 주장을 하였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서 원고의 사회적인 평가를 저해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므로 이 사건 각 기사를 보도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 대하여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나. 위법성 조각 여부
1) 관련 법리
언론·출판을 통하여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다35199 판결,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등 참조). 또한, 위법성 조각사유로서의 공익성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임을 뜻하는바, 여기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을 의미하는데,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268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9766 판결 등 참조),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에 있다고 할 경우에는 공익성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공익적 목적 내지 동기와 사익적 목적 내지 동기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 양자 중에 어떠한 목적과 동기가 더 주요한지에 관한 형량을 하여 공익성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나아가 공익적 목적이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에 해당할지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그 공익적 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크게 초과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공익성을 갖추어 위법성이 없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참조).
2) 판단
가) 이 사건 1기사와 관련한 판단
살피건대, 갑 4, 14, 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1기사는 “소외 1이 원고를 이 사건 1 내지 3 고소사실로 고소하였다”는 내용으로 실제 소외 1이 위와 같은 내용으로 원고를 고소한 것은 사실이나 일반적으로 고소인은 본인에게 유리하게 그 고소사실을 작성하게 되는 점, ② 이 사건 1기사의 내용 중 “○씨에 따르면 ○ 감독은 ○군을 높은 이불장 위에 올려두고 그 앞에서 ○씨의 목에 부엌칼을 겨눈 뒤 목을 조르는 등 폭행했으며, ○군을 결박해 강요하는 등 아동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는 부분은 이 사건 1, 2 고소사실 내용에 포함되어 있으나 원고가 소외 1의 목에 부엌칼을 겨누었다거나 목을 조르는 부분에 관해서는 기소되지 않았고, 소외 2와 관련된 부분은 고소대리인인 소외 1이 고소를 취하하여 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③ 소외 1과 소외 2가 이 사건 1기사 보도 당시 원고를 피해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나 이는 원고의 폭행을 피할 목적뿐 아니라 소외 1이 자신의 종교 활동을 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소외 1의 동의 없이 소외 2를 데려갔고, 소외 1이 원고를 약취죄로 고소하였으나 원고는 소외 2의 정신 상태를 염려하여 치료를 받게 할 목적으로 소외 2를 데려간 것으로 보이고, 소외 2는 현재 정신과 의사의 권유에 따라 놀이치료를 받고 있는 점, ⑤ 서울가정법원은 2014. 9. 25. 원고와 소외 1은 이혼하되, 원고를 소외 2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성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의 감독으로서 원고의 가정폭력 사실이 포함된 이 사건 1기사 보도되는 경우 가정폭력의 심각성 및 개선대책 촉구에 기여하는 공익이 있다 하더라도 독자들로 하여금 원고가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일삼고, 아버지로서 자격이 없다는 인상을 받게 함으로써 원고가 입는 명예훼손의 피해보다 그 공익의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보도한 피고의 행위가 공익성을 갖추어 위법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2기사와 관련한 판단
(1) 공익성 부분
살피건대, 이 사건 2기사의 내용은 소외 2 납치 혐의로 피소된 부분에 관하여 해명하면서 법원이 정신감정 판결을 내려 이를 이행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으로 이는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그에 따른 원고의 피해는 독자들이 원고가 다소 잘못된 주장을 하였다는 점을 알게 되는 것에 불과하여 그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 따라서 이 사건 2기사를 보도한 행위는 공익성을 갖추었다.
(2) 진실성 내지 상당성 부분
살피건대, 갑 41, 43호증(일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타 언론사에 “법원이 아내와 아들에 대한 정신감정 판결을 내려 이를 이행하기 위하여 아들을 데려갔다”고 말한 사실, 현행법상 법원이 이혼 소송 중인 원·피고 개인에게 상대방이나 사건 관련인에 대한 정신감정을 명하고, 이를 위하여 상대방 등을 강제적으로 데려오도록 하는 절차는 없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2기사의 내용은 진실하다.
(3) 따라서 이 사건 2기사를 보도한 행위는 공익을 위한 것이고, 그 기사의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이 사건 1기사 보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
이 사건 1기사가 게재되어 보도됨으로써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손해배상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언론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사회적 영향력, 원고의 사회적 지위, 원고의 피해 정도, 피고가 이 사건 기사를 보도한 목적 등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액수는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홍준(재판장) 서범욱 황성민
윤혜영 변호사의 실무 인사이트
보도 책임을 검토하려면 고소장, 수사기관의 처분서, 형사판결문과 실제 기사를 대조해야 합니다. 기사에서 고소인의 주장임을 밝혔는지, 확인된 사실과 어느 부분이 다른지 표시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정신감정이 문제된다면 법원이 누구에게 어떤 절차를 명했는지 결정문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강제 동행 권한을 판단했으며, 정신질환이 이혼사유가 되는 요건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정신질환이나 폭력이 혼인생활에 미친 영향을 이혼사유로 어떻게 설명하고 입증하는지는 이혼사유와 증거에 관한 종합 안내에서 이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과 형사사건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면, 고소 내용과 처분 결과를 사건별로 정리하여 상담하는 편이 좋습니다. 어떤 자료를 준비하고 변호사에게 무엇을 확인할지는 이혼변호사 선택 기준과 상담 준비 안내에 정리했습니다.
자료 출처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 22. 선고 2014가합6863 판결 — 두 기사에 대한 명예훼손 책임, 정신감정 해명에 관한 판단, 300만 원의 배상 및 제1심 원문.
서울고등법원 2015. 5. 15. 선고 2015나4346 판결 — 형사사건 확정 결과의 반영, 제1심 이유의 보완, 추가 지연손해금 청구와 주문 변경.
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5다33489 판결 — 취재·표현상 주의의무와 공익성, 석명권 및 항소심 심판 범위, 언론사의 상고기각.
제1심의 직접 인용판례: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다35199 판결,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268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9766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 허위성의 증명책임, 진실성·상당성·공익성과 혐의 보도의 판단 기준.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2다251650 판결 — 이 사건 상고심 판결을 인용한 후속 공익성 판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 — 현재 법정이율 연 12%와 과거 판결에 기재된 이율의 구별.

